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어떤 삶의 가능성

| 조회수 : 1,311 | 추천수 : 1
작성일 : 2018-11-08 01:44:36
어떤 삶의 가능성
                                     
                                                            안현미


스물두살 때 머리를 깎겠다고 전라도 장수에 간 적 있다 
그곳엔 아주 아름다운 여승이 있었고 나와 함께 그곳에 머
물던 경상도 아가씨는 훗날 운문사 강원으로 들어갔다 나
는 돌아왔다 돌아와 한동안 무참함을 앓았다 새로운 인생
이 막 시작되려는 중이었는데 내겐 거울도 지도도 없었고 
그저 눈물뿐이었다 나는 나를 꺼내놓고 나를 벗고 싶었으
나 끝내, 나는 나를 벗을 수 없었고 새로운 인생이 막 시작
되려는 중이었는데 나는 감히 요절을 생각했으니 죄업은 
무거웠으나 경기장 밖 미루나무는 무심으로 푸르렀고 그 
무심함을 향해 새떼가 로켓처럼 솟아올랐다 다른 차원의 
시간이 열리고 있었다 업은 무거웠으나 그런 날이 있었다





나는 그랬다

머리를 깍겠다고 한 적 없고,

세상이 싫은 적도 없다


좋아서가 아니라,

고까워서 그랬다


살아 보니

내가 맞았다

별 것도 없는 세상 

사람 더럽게 서럽게 아쉽게 모질게 하더라


그래도

철따라 단풍나무 

그 사연많은 이파리 

내 손 안에 떨구면

머리에 달아 본다


또, 한 세월을 보내는 

나의 노동요니까


**

사진 위는 시인의 시

사진 아래는 쑥언늬 사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고
    '18.11.8 11:00 PM

    술과
    담배와
    고기를 가까이하는
    출가는 엄두를 못내고
    수시로 가출로 이어지더이다.^^

  • 쑥과마눌
    '18.11.12 1:53 PM

    난 드라마와 커피가 좋아 절에 못 가오.
    무엇보다 누가 일해라 절해라..하는 것도 고깝고 말이요.

    술 담배 그리고 남자
    아조 귀찮아서 싫소
    믿거나 말거나 말이요 ㅋ

  • 2. ripplet
    '18.11.14 11:01 AM

    식성도 주거취향도 딱 절집각인데 새벽 기상을 못 해서 못 가는 이도 있소.
    일해라 절해라..ㅋㅋ 맞소. 그것도 문제구려.
    귀하의 시와 사설, 늘 반갑고 즐겁게 잘 읽고 있소(뜬금없는 커밍아웃 같아 살풋 민망하외다).

  • 쑥과마눌
    '18.11.14 10:32 PM

    새벽도 4시정도 기상이면, 밤과의 경계의 새벽이라,
    나같은 사람은 일어나면서부터, 욕과 땡깡으로 시작할 듯 합니다.

    그러나, 전업이 아니라, 구경꾼으로서의 템플스테이는 언젠가 해보고 싶네요
    꼬~옥~~말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3244 언제 어디서나 도도/道導 2025.12.30 94 0
23243 제 사무실에 통창문에 놀러오는 길냥이입니다. 5 김태선 2025.12.29 424 0
23242 메리 크리스마스~~ 하셨어요? ^^ 6 띠띠 2025.12.26 974 1
23241 이 캐리어 AS가능할까요 1 미요이 2025.12.26 450 0
23240 올리브 나무 구경하세요~ 61 초롱어멈 2025.12.25 6,859 2
23239 [공유]길 위에 태어났지만 우리의 이웃입니다.김혜경여사님 ver.. 3 베이글 2025.12.25 1,004 0
23238 다섯개의 촛불 2 도도/道導 2025.12.25 472 0
23237 카페에선 만난 강아지들 2 ll 2025.12.24 1,156 0
23236 Merry Christ mas 2 도도/道導 2025.12.24 716 1
23235 통 하나 들고.. 2 단비 2025.12.23 723 1
23234 여자인데, 남자 바지에 도전해보았어요 2 자바초코칩쿠키7 2025.12.22 1,494 1
23233 집에서 저당 카페라떼 쉽고 맛나게 만들기 1 자바초코칩쿠키7 2025.12.21 881 2
23232 무심한듯 시크하게 입으려면 남자코트에 도전해보세요. 7 자바초코칩쿠키7 2025.12.17 3,337 1
23231 미사역 1 유린 2025.12.16 832 0
23230 김치 자랑해요 ㅎㅎㅎ 18 늦바람 2025.12.14 3,660 0
23229 이 옷도 찾아주세요 1 상큼미소 2025.12.13 1,563 0
23228 이런 옷 좀 찾아주세요ㅜㅜ 2 노벰버11 2025.12.10 2,127 0
23227 밀당 천재 삼순씨~ 12 띠띠 2025.12.09 1,867 0
23226 시래기 된장국을 기대하며 2 도도/道導 2025.12.07 1,164 0
23225 혹시 이 그림 누구 작품인지 아시는 분 계시나요? 그림 소재지는.. 1 유유해달 2025.12.04 1,738 0
23224 이 날씨에 급식소에서 기다리고 있네요 7 suay 2025.12.03 1,898 0
23223 왕피천 단풍길 2 어부현종 2025.12.01 1,006 0
23222 루이비통 가방 좀 봐주세요 1 슈슈 2025.12.01 1,727 0
23221 기다리는 마음 2 도도/道導 2025.11.30 769 0
23220 이게 대체 뭘까요? 베게 속통인데요... 6 세아이맘 2025.11.27 1,832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