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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같이 드실까요?

| 조회수 : 1,516 | 추천수 : 1
작성일 : 2013-04-28 00:56:14

 밤참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같이 드실까요?

이렇게 식어 물러진 꿀고구마와 밤고구마

그리고 호박고구마를 한 입 베어물면?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습니다.

어릴 때 농부네 겨울부터 이른 봄까지 주식은

쌀이 아니라 고구마였습니다.

커다란 가마솥에 고구마를 한 솥 쪄서

점심은 물론 늦은 저녁까지 고구마는 쌀보다 소중한 양식이었습니다.

겨울 깊은 밤

차겁게 식은 물고구마 꼭지 껍질을 벗기고서는

입안에 넣고 "쪼~옥" 하고 빨면

손에는 고구마 껍질만 남고

물컹한 속살이 입안으로 빨려 들어와 씹으면

그 알딸한 맛이 거의 환상이었습니다.

3년 터울의 위의 두 형님들과

다른 사람이 다 먹고 난 후에

몰래 남겨 두었던 고구마를 혼자서 먹을 때

부러워하는 시선을 애써 외면한 채 혼자서 고구마를 먹는

그 맛과 째지는 기분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릅니다.

결국은 형님들의 무언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굴복해

그 아까운 것을 어쩔 수 없이 나눠 먹어야 하는 억울한(?) 마음을

어디에 하소연 할 곳 없다는 것이 못내 아쉽고 서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수 십 년 세월이 흘러

창고에 20kg들이 고구마 1,000여 상자를 쌓아 두고서도

좋은 고구마는 아까워 먹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줄 수도 없는 그런 고구마들을

썩거나 상한 부분을 잘라내고서

압력솥에 물을 호복히 붓고 쪄

익은 고구마를 그릇에 담아 두면

고구마가 식으면서 청이 울어나

그릇 바닥에 고구마청이 엉깁니다.

이 만난 고구마를

깊은 밤에 혼자서 먹으려니 하~ 아까워 청하니

같이 드시겠습니까?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해남사는 농부
    '13.4.28 1:38 AM

    일을 해야 하는데 에구 졸려~
    이만 자고 새벽에 일어나 해야겠습니다.
    두루 평안한 밤 되시기 바랍니다.

  • 2. 캔디
    '13.4.28 7:40 AM

    어릴때 깊은 산골 외가에 가면 수숫대를 엮어서 안방 윗목에 빙둘러 치고 그안에 가득 들어있던 고구마가 생각나네요. 겨우내 달콤한 간식이었죠.
    더불어 집에서 절구에 찌어서 길게 만든 쑥인절미와 절편을 소복히 눈싸인 장독대위에 저장?해 놓고 간간히 화롯불위에 구워먹으면 그 향기가 먼저 마음ㄲ지 뺏어갔던ㅠㅠ 오래 전 돌아올 수 없는 싸한 추억 돋게 하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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