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째 날- 록본기에서 보낸 시간

[intotheself]

 

 

 

국립 신미술관을 나서서 21-21 디자인 ,안도 다다오의 작품을 제대로 보러 가는 길입니다.

 

오모테 산도 힐스에서 본 공간과 디자인 센터는 어떻게 같고 다른가 궁금한 마음을 안고 길을 물어가면서 찾아갔지요.

 

산토리 미술관은 이번 코스에서 결국 못 가고 말았지만 포스터가 유혹을 하네요.

 

다나카 잇코 전시회라고 하니 지혜나무님이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하더라고요. 디자인 역사에서는 아주 중요한 인물이라고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작은 규모의 아담한 공원 벤치에 앉아서 말하자면 편의점에서 벤또를 사들고 앉아서 먹으면서

 

오늘 하루 엄청나게 걸어다니면서도 점심, 저녁을 이렇게 먹고, 그래도 아무런 불편을 못 느끼는 두 사람이 재미있게 느껴지더라고요.

 

아마 여럿이서 함께 다녔더라면 이런 여행중의 하루란 불가능한 스케줄이었을 것이라고 둘이서 이야기하면서 웃었습니다.

 

가능하면 이런 곳에서 조금 살아보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그런 장소를 발견한 기분이 들었던 그 시간의 느낌이 살아나네요.

 

그녀와 둘이서 디자인 센터에 들어가서 보냈던 밀도높은 시간, 마치 통째로 시간을 내어서 모르는 세계에 훌륭하게 입문한 시간이었다고

 

할까요?

 

안도 다다오가 그 안에 들어온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면서 공간을 다양하게 느끼게 한다는 건축책에서 본 글이 살아서

 

몸으로 느끼도록 만드는 공간에서 멋진 시간을 보내고 앞으로는 디자인에 대해서 조금은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될 것 같은 예감을

 

느꼈지요. 여기도 역시 사진은 금지,

 

마지막으로 모리 미술관을 찾아가기 전에 무인양품중에서 상당히 규모있는 매장을 미드타운에서 둘러보았지요.

 

모리미술관에서는 아랍의 현대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하루 종일 즐거웠던 시간에 마지막 펀치를 날리는 그런 전시, 세상의

 

폭력에 눈감고 너는 그렇게 즐겁게 살고 있는가 그렇게 내면을 뒤집어 놓는 그런 전시였습니다.

 

갑자기 마음이 휘청거리면서 이 전시장에서 나가고 싶은 충동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아야 한다는 의무사이에서 갈등하던

 

시간이 생생하게 느껴지네요. 지금도

 

이 전시와 함께 일종의 패키지로  도쿄 시내를 볼 수 있는 전망대에 출입할 수 있다고 하길래 그것까지 구입해서

 

10시가 되기 직전에 들어갔습니다 .10시면 소등된다는 도쿄 타워를 바라보고 있었더니 갑자기 그 곳이 어두워지네요.

 

마지막 점등 시간을 볼 수 있어서 마치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모리 미술관에서 들고 온 팜플랫을 들여다보니 특별전을 알리는 다양한 미술관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샤르댕 특별전이

 

시선을 확 끌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까지만 해도 그 미술관의 이름도 읽기 어려웠던지라 어디서 하는지 신경도 못쓰고

 

아쉬워만 했는데 나중에 용케도 지혜나무님이 도쿄 역 근처의 미술관에서 지금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덕분에 샤르댕을 본 것, 그것이 제겐 이 여행의 디저트 그것도 너무나 훌륭한 디저트였다고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바람처럼]

원전 사고 이후, ‘82’ 게시판의 분위기로는 대부분이 일본여행을 꺼리던데
intotheself님께서는 용단을 내리시고 무사히 잘 다녀오셨군요.
그런데 도쿄사람들의 인상은 밝던가요?........
저는 오사카 지역만 주로 자주 갔었는데요, 일본은 볼 것은 많지만 특히
교통비가 너무 비싸서 타 지역은 거의 여행할 엄두를 내지 못했답니다.

2003년도였던가, 천왕사 역 인근 오사카 시립 미술관에서 쿠르베 전시회를
보았는데 그 규모와 질에 압도된 적이 있었지요. 프랑스에서는, 나라의
국력을 보고서 작품을 대여해 주지 않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서울에서 보는 유럽 화가들의 전시회에서는 대개 한 두 점의 명화를 빼면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로 채워지기 일쑤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제가 자주 가보았던 오사카 인근의 예술대 게시판에는, 볼 때마다 유럽의
거장 화가들의 전시회가 항상 일본 대도시에서 열리는 공고가 붙어 있어서
문화대국 일본을 실감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번 여행에 intotheself님께서 일본책도 많이 사셨다는 글을 읽었는데
사실 저는 일본인들이 명품도서를 읽는다는, 이 부분만큼은 늘 부럽더군요.
아직 여독이 채 풀리지 않으셨을 텐데 님 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intotheself]

일본에서 취직을 해서 살고 있는 딸이 있어서

만약 위험하다고 해도 가야 한다면 저는 가야 하는 상황이랍니다.'

여행은 그것에 비해서 살러 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위험하다 이런 생각없이 그저 원하는 것을 보러 다녔고요

사람들은 한 마디로 어떻다 이렇게 한 묶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놀랍도록 도움의 손길을 보여주는 사람들을 여럿 만나서 사실 당황할 정도였답니다.

도쿄에서 일주일 보냈다고 하니 대부분의 반응, 그렇게 오래 있을 필요가 있느냐?

사실은 아직도 못 본 곳이 더 많았어요. 그림의 전시 수준도 비교가 되지 않아서

도대체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자꾸 고민하던 부분이었고요

일본어는 영어책처럼 자유롭게 읽는 수준은 아니어도 사들고 온 책을 조금씩

읽으면서 다 읽고 나면 한 번 더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