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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 듣는 동안/ 안도현

| 조회수 : 1,824 | 추천수 : 2
작성일 : 2012-09-14 13:15:03


<한라생태숲 연못의 통발/수생식물입니다>

아침부터 짙은 회색빛으로 내려 앉았던 하늘에서

이제 추적이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내 사는 서귀포 울동네에는 큰 피해가 없었지만

가까운 해변가만 나가도 아직 볼라벤의 피해가

가시지 않았던데....또 태풍소식이 있어 안타깝기만 하네요~

모쪼록 별 피해없이 조용히 지나가 주길 두손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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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 듣는 동안 / 안도현



1970년대 편물점 단칸방에

누나들이 무릎 맞대고

밤새 가랑가랑 연애 얘기하는 것처럼
비가 오시네

나 혼자 잠든 척하면서 그 누나들의
치맛자락이 방바닥을 쓰는 소리까지

다 듣던 귀로, 나는
빗소리를 듣네

빗소리는
마당이 빗방울을 깨물어 먹는
소리

맛있게, 맛있게 양푼 밥을 누나들은 같이 비볐네
그때 분주히 숟가락이 그릇을 긁던 소리
빗소리

삶은 때로 머리채를 휘어잡히기도 하였으나
술상 두드리며 노래 부르는 시간보다
목 빼고 빗줄기처럼 우는 날이 많았으나

빗소리 듣는 동안
연못물은 젖이 불어
이 세상 들녘을 다 먹이고도 남았다네
미루나무 같은 내 장딴지에도 그냥, 살이 올랐다네


<울집 앞마당에 피었던 더덕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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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변인주
    '12.9.15 9:48 AM

    윗사진이 오래 보아도 질리질 않고
    상상의 날개를 펴 주네요.......
    물도 좋고 비도 좋고........... 그래요.

    안도현 시인의 성함을 들은 적이 잇는데 함서 구글링 해 보니
    연탄재로 유명하신 분이시군요.
    반갑습니다. :-)

  • 제주안나돌리
    '12.9.17 1:28 PM

    올해 저희 벽에 걸린 달력에 매달 詩가 소개되어 있는 데
    지난 8월의 시가 저 싯귀이고 달력의 사진과 어우러져
    참 좋길래~ 옮겨 보았답니다.

  • 2. wrtour
    '12.9.15 1:04 PM

    으으~~
    시가 잼나요.
    아 더덕꽃이 저렇군요

  • 제주안나돌리
    '12.9.17 1:29 PM

    시가 잼있죠?ㅎㅎㅎ

    더덕꽃이 예쁘기도 하지만 그 향내가 아주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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