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빗소리 듣는 동안/ 안도현

| 조회수 : 1,822 | 추천수 : 2
작성일 : 2012-09-14 13:15:03


<한라생태숲 연못의 통발/수생식물입니다>

아침부터 짙은 회색빛으로 내려 앉았던 하늘에서

이제 추적이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내 사는 서귀포 울동네에는 큰 피해가 없었지만

가까운 해변가만 나가도 아직 볼라벤의 피해가

가시지 않았던데....또 태풍소식이 있어 안타깝기만 하네요~

모쪼록 별 피해없이 조용히 지나가 주길 두손모읍니다.

.

.

.

.

빗소리 듣는 동안 / 안도현



1970년대 편물점 단칸방에

누나들이 무릎 맞대고

밤새 가랑가랑 연애 얘기하는 것처럼
비가 오시네

나 혼자 잠든 척하면서 그 누나들의
치맛자락이 방바닥을 쓰는 소리까지

다 듣던 귀로, 나는
빗소리를 듣네

빗소리는
마당이 빗방울을 깨물어 먹는
소리

맛있게, 맛있게 양푼 밥을 누나들은 같이 비볐네
그때 분주히 숟가락이 그릇을 긁던 소리
빗소리

삶은 때로 머리채를 휘어잡히기도 하였으나
술상 두드리며 노래 부르는 시간보다
목 빼고 빗줄기처럼 우는 날이 많았으나

빗소리 듣는 동안
연못물은 젖이 불어
이 세상 들녘을 다 먹이고도 남았다네
미루나무 같은 내 장딴지에도 그냥, 살이 올랐다네


<울집 앞마당에 피었던 더덕꽃입니다>

.

.

.

.

.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변인주
    '12.9.15 9:48 AM

    윗사진이 오래 보아도 질리질 않고
    상상의 날개를 펴 주네요.......
    물도 좋고 비도 좋고........... 그래요.

    안도현 시인의 성함을 들은 적이 잇는데 함서 구글링 해 보니
    연탄재로 유명하신 분이시군요.
    반갑습니다. :-)

  • 제주안나돌리
    '12.9.17 1:28 PM

    올해 저희 벽에 걸린 달력에 매달 詩가 소개되어 있는 데
    지난 8월의 시가 저 싯귀이고 달력의 사진과 어우러져
    참 좋길래~ 옮겨 보았답니다.

  • 2. wrtour
    '12.9.15 1:04 PM

    으으~~
    시가 잼나요.
    아 더덕꽃이 저렇군요

  • 제주안나돌리
    '12.9.17 1:29 PM

    시가 잼있죠?ㅎㅎㅎ

    더덕꽃이 예쁘기도 하지만 그 향내가 아주 좋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3247 운명이 바뀐 누렁이, 도담이이야기 Sole0404 2026.01.01 216 0
23246 염좌 살려주세요 영이네 2026.01.01 212 0
23245 새해가 밝았습니다. 도도/道導 2026.01.01 69 0
23244 공하신희 (恭賀新禧) 도도/道導 2025.12.31 161 0
23243 제 사무실에 통창문에 놀러오는 길냥이입니다. 5 김태선 2025.12.29 744 0
23242 메리 크리스마스~~ 하셨어요? ^^ 6 띠띠 2025.12.26 1,126 1
23241 이 캐리어 AS가능할까요 1 미요이 2025.12.26 560 0
23240 올리브 나무 구경하세요~ 61 초롱어멈 2025.12.25 7,102 2
23239 [공유]길 위에 태어났지만 우리의 이웃입니다.김혜경여사님 ver.. 3 베이글 2025.12.25 1,104 0
23238 다섯개의 촛불 2 도도/道導 2025.12.25 524 0
23237 카페에선 만난 강아지들 2 ll 2025.12.24 1,270 0
23236 Merry Christ mas 2 도도/道導 2025.12.24 771 1
23235 통 하나 들고.. 2 단비 2025.12.23 783 1
23234 여자인데, 남자 바지에 도전해보았어요 2 자바초코칩쿠키7 2025.12.22 1,594 1
23233 집에서 저당 카페라떼 쉽고 맛나게 만들기 1 자바초코칩쿠키7 2025.12.21 947 2
23232 무심한듯 시크하게 입으려면 남자코트에 도전해보세요. 7 자바초코칩쿠키7 2025.12.17 3,402 1
23231 미사역 1 유린 2025.12.16 866 0
23230 김치 자랑해요 ㅎㅎㅎ 18 늦바람 2025.12.14 3,780 0
23229 이 옷도 찾아주세요 1 상큼미소 2025.12.13 1,612 0
23228 이런 옷 좀 찾아주세요ㅜㅜ 2 노벰버11 2025.12.10 2,182 0
23227 밀당 천재 삼순씨~ 12 띠띠 2025.12.09 1,930 0
23226 시래기 된장국을 기대하며 2 도도/道導 2025.12.07 1,199 0
23225 혹시 이 그림 누구 작품인지 아시는 분 계시나요? 그림 소재지는.. 1 유유해달 2025.12.04 1,774 0
23224 이 날씨에 급식소에서 기다리고 있네요 7 suay 2025.12.03 1,964 0
23223 왕피천 단풍길 2 어부현종 2025.12.01 1,027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