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진은 지난 5월 보미가 새끼낳고 찍은 사진이예요.
먹이를 오전 6-7시와 오후 6-9시에 걸쳐와서 먹었는데요. 그 때마다 이 까만길냥이도 따라왔죠. 새끼들을 보고 나서 이 녀석이 아빠라는 확신을 굳혔습니다. 보미가 예민을 떠는데 유독 이 녀석에게만은 관대하죠. 좀 험악하게 생긴 녀석인데 부성애는 있더군요. 보통 숫놈 길냥이들이 새끼들을 물어죽인다는데, 이 녀석은 새끼들을 지키고 있더군요. 한 달 되던때 보미가 새끼를 제게 물어왔는데, 그 때 길 건너에서 새끼들을 지키고 있었어요.
옆집 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신 곳에서 먹이를 먹고있습니다. 보세요. 저 귀밑 상처인데요. 저것만 해도 양반입니다. 지금은 완전히 선홍색 속 살이 드러나고 피가 흘러요. 털도 부시시하고 고르지도 않죠.
그러니 제가 이 애비닮은 검은색 새끼냥이를 볼때마다 넌 아빠처럼 길냥이가 되면 안된다고 말해주죠. 새끼를 보면 털이 부시시해도 저렇게 듬성듬성 하지 않은데 후천적으로 싸우거나 피부병 등등으로 이렇게 됐을까요? 숫놈들과 싸우느라 상처 투성이예요. 귀도 찢겨졌구요.
이 때만해도 한 쪽 귀 밑만 상처가 났었는데 한달 좀 전 부터는 양쪽에 똑 같이 상처가 있어요.
아무리봐도 싸워서 난 상처 같지는 않고, 왜 그런지 모르겠네요.
먹이 다 먹고 앉아서 그루밍 하는 중입니다.
이런 녀석을 제가 최근에 만질수있게 되었죠. 아랫쪽 앞니가 빠져서 먹이 먹으러 온 날, 너무 안 됐어서 손이 나가더군요..등을 쓰다듬어 줬는데 피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요. 무서워서 이 녀석은 절 따라도 만지지 못했거든요.
아래사진은 새끼냥이들이 이 방을 차지하기 전 모습이예요. 지금 저 작은 책꽃이 책들은 다 밖으로 나왔구요. 저 장농위에 겨자색 가방이나비가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죠. 저 위에서 낮잠을 잘 자요. 그러다 제가 돌아 올 때 쯤 책상 위에 앉아 절 기다립니다. 주말엔 이곳에 둘이 앉아 창 밖을 구경하기도 했는데 나비가 이 방에 못 들어온지 한달이 넘어가네요.
책꽃이를 발판으로 올라가고 내려오는데 불규칙한 책 들 높이에 발바닥이 아플까봐 매트를 깔아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