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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와 모던 아트

| 조회수 : 1,814 | 추천수 : 19
작성일 : 2011-02-04 11:01:17

피카소와 모던 아트라니, 마치 니체와 철학이란 책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처럼 생경한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리 한국에서 피카소가 이름이 알려진 화가라고 해도 모던 아트 전체와 피카소를 제목으로 하다니

마음이 언짠았지만 가고 싶은 전시라서 길을 나섰습니다.

사실 이 전시의 도록을 미리 강남 교보에서 볼 기회가 있어서 무슨 작품이 전시되는가에 대한 감을 잡고

안에 들어갔지만 그래도 역시 현장에서 보는 그림은 도록에서 만난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고

에밀 놀데의 그림같은 경우에는 여러 번 그 방에 다시 가 보게 되는 경험을 하기도 했지요.



그 기억이 남아서 역시 금요일 아침 시간이 나니까 에밀 놀데의 그림을 찾아보게 됩니다.



교보문고에서 파는 도록이 3만원인데 그 안에 전시회 무료 초대권 한 장이 들어 있더군요.

마침 전시회에 아들과 함께 다녀온 남주리님이 (이상한 아이디라고 생각해서 물어보니 배워서 남주리란

뜻이라고요. 그 때 놀랐던 기억이 나는군요) 전시장에서 도록을 3만원에 샀는데 그 도록안에는 그런 표가

들어 있지 않았다고 아쉬워 하던데 아마 현장에서 파는 도록과 서점에서 파는 도록은 다른 모양이네요.



황금 송아지주위에서의 춤이란 그림을 보고 있자니 요즘 읽고 있는 축의 시대와 음악의 세계사에서 공히

다루고 있는 신화의 세계가 생각납니다. 종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처음 전승이 만들어지는 시대와

그것이 하나의 경전으로 굳어진 시기는 얼마나 다른가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신화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생겨나고, 생겨나는 과정의 유사성도 보이지만 막상 하나의 신화로

확립이 되고 나면 그 이전의 흔적은 지워버리게 되겠지요. 성경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겪었으리라는 것이

명백하지만 막상 경전이 되고 나면 그런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는 것이 어렵게 됩니다. 두 책에서는 그렇게

굳어지기 전의 시기를 잘 보여주어서 제가 갖고 있던 의문에 숨통을 터주고 있어서 2011년의 책 읽기에

신선한 바람이 되고 있답니다.



모두 4관이 전시장인데요 각 관이 볼 만한 그림들이 골고루 많은 전시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술사 책에서만 주로 만나던 청기사파, 다리파, 이런 화가들의 그림을 직접 볼 수 있었던 것, 그것도

한 점이 아니라 상당히 여러 점씩 보기도 하고 그들의 드로잉도 보게 된 것이 좋았습니다.

처음 이름을 알게 된 화가도 있었고 도판으로만 만나다가 직접 보게 되어서 마음이 흥분이 되는 그런 화가도

있었고요.

한스 아르프의 조각 한 점, 그리고 자코메티의 조각중 아멘호텝이란 이름의 조각은 한참 바라보았지요.

지금 이집트를 함께 공부하고 있는 어린 친구들에게 꼭 부모님과 함께 가보라고 권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고요.






다시 찾아보고 싶어서 도록에서 이름을 잔뜩 적어 왔습니다. 기회가 생길 때마다 한 화가 한 화가

조금씩 더 찾아보고 싶어서요.

요즘은 미술관의 전시에 가면 미흡하다는 느낌보다는 정말 좋았다는 느낌으로 나오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는 것, 어제 밤 들어오는 길에 보람이랑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친한 보람이 친구중에서 광고와 뮤직 비디오 찍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아이가 있어요.

그런데 드디어 한 발 내딛는 의미로 영화찍는 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요.

엄마, 우리는 참 닮았으면서도 다른 것 같아, 그 친구는 꿈을 찾아서 그 길로 가고 나도 미술대학에 가고

싶은 적이 있었지만 순수 회화는 어려울 것 같고 디자인 계통을 하고 싶었지만 가난을 견딜 자신이 없어서

나는 그냥 경영대학에 간 것이거든. 차라리 돈을 벌어서 여유가 생기면 보러 다니는 것을 택한 것이지.

그런데 지승이는 과감하게 꿈을 선택했으니 보기가 좋아,그래도 이름이 나기 전까지 그 애가 견뎌야 하는

물질적인 궁핍이 걱정이 되기도 해.



네가 하고 싶은 일이 미술이라면 그것에 뒤를 밀어줄 생각이 있었는데 네가 미리 포기한 것이지

그런데 물질적인 궁핍을 이길 만큼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굉장한 일이 아닐까?

그러니 누구도 다른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평가할 수 없는 것이지. 예를 들어 미술전시를

자신이 마음 먹은대로 꾸려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때, 그것이 굉장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사람들 마음에 파장을 일으키면 그런 일을 해 낸 사람의 마음속에 생긴 자부심이랄까 그런 것을 단순히

물질적인 것으로 환원할 수 없을 테니까.



지난 번 그룹 인터뷰에 통과되어 월요일 다시 일본에 가게 되는 보람이는 마음속이 아주 복잡한 모양이더군요.

과연 앞으로의 과정을 통과할 수 있을까? 당연히 두렵겠지요. 그래도 거기까지 갈 수 있었다는 것 그 자체로

대단하다고, 설령 거기서 끝난다해도 그런 경험이 쌓여서 다른 곳에 인터뷰하는 일에도 자신이 생길 것이고

일본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 아직 한국은 취직 활동이 시작도 되지 않았으니 그 때 새로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크고, 크면서 이런 저런 일을 겪고 그 안에서 생각이 야물고, 가끔은 심하게 방황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제 자리로 돌아오기도 하고, 거기서 한 발 더 나가서 크게 성장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다시 좌절하고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로구나 어린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날들이 되고

있습니다.



파머 한 머리를 펴야 한다고 이대 앞에 간다는 보람이랑 함께 나가서 아트 하우스 모모에서 아직도 상영중인

클라라와 피나 바우쉬의 댄싱 드림즈를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어, 나도 클라라 보고 싶었는데 기회를 놓치고 말았는데 아쉬워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아트 하우스 모모를

검색해보시길!!



에밀 놀데의 그림중 알베르티나 미술관에서 온 것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역시 좋은 시간이었는데요

미술관에서 직접 보는 이번 그림의 색감은 정말 훌륭하답니다.보증할 수 있냐고요? 물론입니다.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티롤
    '11.2.4 12:35 PM

    에밀 놀데...기억해야 할 작가네요,그림 너무 좋아요:) 저도 미술관가서 그림을 본 이후엔 딱 느끼는게 인쇄로는 진짜 작품의 10%도 재현해 내지 못한다는 사실이었어요. 아무리 좋은 인쇄지에 퀄리티있는 인쇄를 한다해도 실 색감이나 느낌에는 전혀 근접하지 못하더군요. 좋은 작품 감사해요!^^

  • 2. 카루소
    '11.2.4 11:37 PM

    Dancing Dreams - Documentary about Pina Bausch (Trailer)

  • 3. intotheself
    '11.2.4 11:57 PM

    클라라, 그 시간의 감동을 간직한채 중간에 비는 시간 뉴욕에 관한 책 한 권을

    영화관에 비치된 책으로 메모해가면서 읽었습니다.

    생각보다 파마가 길어지는 보람이 때문에 점심이 점점 늦어져서 거의 두 번째 영화

    보기 직전에 만나서 공공칠 작전처럼 먹고, 다시 들어와서 본 이 영화

    오늘 하루는 영화관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네요.

    카루소님, 글에 잠깐 스치고 지난 영화이야기,이렇게 다시 보게 해주셔서 감사,감사

  • 4. intotheself
    '11.2.4 11:58 PM

    티롤님

    전시실에서 본 에밀 놀데의 그림들은 정말 좋았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꼭 가보시길!!

  • 5. coco
    '11.2.5 5:04 AM

    피나 바우쉬의 댄싱 드림스을 한국에서 상영중이니 꼭 보시라 말씀드리려 했는데 텔레파시가 통했나봐요.ㅎ 여기서 피나 바우쉬의 유명한 작품인 콘탁트호프를 그의 무용단이 있는 작은 시의 일반 고등학교 학생들을 데리고 바우쉬의 제자이고 동료인 두 선생들이 그 작품을 연습시켜 올리는 영화입니다. 두 선생님들의 지도가 워낙 돋보여서 매우 감명깊게 봤습니다. 시간과 여력이 있으신 분들에게 꼭 추천하는 영상이에요. 피나 바우쉬는 이 작품이 완성되어 상연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암으로 사망하셨고요. 저는 이 영화를 보고 아주 좋은 작품이라 기분이 고조되었는데 극장의 많은 관객들은 피나 바우쉬의 팬들이어서 그의 갑작스런 죽음의 충격때문에 극장안이 상당히 무거운 분위기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피나 바우쉬에 대해서 어느 고등학생이 하는 말이 재미있게 기억나기도 해요. 남성같기도 하고 여성같기도 하다나 뭐 그런 코멘트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위엄과 동시에 섬세한 감성등의 느낌을 그렇게 표현했는지, 그의 신체적 표현의 힘과 감성적 통찰력을 그렇게 표현했는지 추즉해보지만 고등학생들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걸 듣는게 또 재미있어요. 그들의 표정, 그들의 움직임등 모두요.

  • 6. 커피
    '11.2.7 10:48 AM

    이번주에 딸애랑 가자고 약속했는데..다녀오신 후기를 보니 가슴이 벅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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