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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이 전시-가브리엘 오로스코전

| 조회수 : 1,619 | 추천수 : 76
작성일 : 2010-11-14 08:53:13


  
신문에 소개된 전시회 소식을 듣고 관심이 생겨서 메모해둔 이후 시간을 엿보고 있었습니다.

마침 강남의 역사모임이 있는 날, 함께 갈 사람이 있는가 물으니 미야님, 그리고 놀랍게도 큐트폰드님이

함께 가겠다고 하네요. 그녀는 평소에는 수업과 점심까지 함께 하고 바로 집으로 가던 사람이라서 오늘은

웬 일인가,무슨 바람이 불었나? 약간 궁금한 상태로 우선 교보문고로 함께 갔었는데요

외국서적 코너에서 일본어로 된 뜨게질을 소개하는 책을 들여다 보고 있더라고요. 이런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있게 일본어를 공부하고 싶다고 해서 동네 친구가 된 미야님과 둘이서 그렇다면 일본어와 , 영어를 함께

공부해보자고 그 자리에서 의기투합, 이런 일이 참 놀랍고 신선하고, 기분좋은 장면이었습니다.



트리니티라니, 삼위일체라는 말을 자신의 건물에 명명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꼬 궁금해하면서

찾아간 건물, 우선 전시 소식을 한 장 찍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심코 찍었지만 역시 나올 때는 그 그림이

어떤 작품인지 알고 나서 다시 보게 되지요.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이미 그것은 같은 장면이 아니게 되는  것

그것이 일부러 전시장을 찾아가는 것에 대한 일종의 보답이 아닐까요?



전시장 들어가기 전 잠깐 사진을 찍고 있는데 큐트 폰드님이 커피 한 잔 먼저 하고 들어가자고 하네요.

그런데 커피를 마시면서 시작된 대화가 재미있어서 멈출 수가 없는 겁니다. 그동안 보아온 그녀, 새롭게

발견한 그녀, 그래서 이야기가 자꾸 번지게 되었는데요 무슨 변화가 있는가, 달라진 느낌이라고 하자

아들을 위해서 기도를 하려고 하는데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기도보다는 스스로의 삶을 에너지

충만하게 해서 그 따뜻하고 좋은 기운을 아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노라고 ,그래서 아마 변해 보이는 모양이라고

합니다. 이런 자세야말로 제가 생각하는 수험생 엄마가 보일 수 있는 정말 아름다운 마음 아닐까 싶어서

공연히 제 마음조차 즐거워지더라고요.



한참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그녀가 가방에서 필통이기도 하고  안경집으로도 쓸 수 있는 멋진 작품을

꺼냅니다. 그러더니 제게 4년만의 선물이라고 내밀었습니다 4년만의 선물? 알고 보니 그 때 그녀가 만든

필통을 보고 내게도 하나 만들어주면 하고 원했다고 해요 ,제가

그것을 기억하고 있던 그녀가 이번에 만든 멋진 작품을 제게 선물하면서 언젠가는 가방도 만들어서

선물하는 날이 있을거라고 넌지시 언질을 하네요. 그러고보니 이 번 해에는 정말 놀라운 선물을 많이 받은

해로군요. 고맙다는 말로 정리하기엔 의미가 풍성한 선물이 얼마나 많았던지요!!



이렇게 한없이 이어지다간 전시를 못 보고 말 것 같아서 중간에서 이야기를 끊고 전시장을 찾아갔습니다.

지하의 두 층을 전시장으로 쓰고 있는 갤러리로 들어가니 우선 바닥에 크게 늘어서 있는 오브제들이

있었습니다. 물어보니 화가 (요즘은 화가란 말을 쓰기가 딱 적당한 말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는데요

이 작가의 경우도 멕시코출신으로 자신이 찾아간 사막에서 건져온 오브제들을 나란히 늘어놓거나 석고에

파리핀과 물감을 이용해서 작업을 하거나 석고에 채색을 한 다음 주물러서 형상을 만들거나, 드로잉만으로

작업을 하더라고요 )가 사막에서 들고 온 물건들을 오브제 삼아서 도판을 그려준대로 이 곳에서 작업을 했다고요.



몬드리안의 작업에 대한 오마쥬라고 하는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면서 작업을 둘러 보았습니다.

이런 형태의 다양한 변주와 들어오기 전에 보았던 작품의 원작을 보는 일이 즐거운 시간이었지요.






이 작품의 제목이 samurai tree로군요.이제야 의문이 한 가지 풀렸습니다 .그가 맥주병 뚜껑을 이용한

작품을 다양하게 변형한 것이 있었는데 함께 간 두사람의 말로는 일본맥주라고 해서, 그는 이런 뚜껑을

어떻게 구했을꼬 했는데요.

작품을 다 보고 나서 이 건물에 있다는 bookshop를 둘러보자는 미야님의 제안으로 들어간 공간, 디자인의

힘을 느끼게 하는 상품들을 한참 둘러보았습니다 ,꼭 상품을 사지 않더라도 아주 가끙은 이런 곳에 와서

자신의 상상을 자극하는 작품을 보는 것도 신선한 일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둘러 보았지요.

건물의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보고 있는 두 사람을 찍었습니다.






전시장안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작품을 보는 일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끄집어내거나 자극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 혼자서 작품을 보는 것 못지 않게 즐거운 시간이 된다는 것, 더구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의 즐거움은 자극이 더하지요, 마침 철학공부에 요즘 열을 내고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그럴까요? 가브리엘 오로스코의 작업이 현대 철학의 우연성과 닮지 않았는가 하는 이야기를 하면서

웃던 시간이 기억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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