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수요일의 요리 강습

| 조회수 : 2,167 | 추천수 : 209
작성일 : 2010-06-16 13:04:09

  내일 그동안 집을 떠나 있던 보람이가 귀국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동생에게 문자로 아줌마에게 무국 끓여달라고

부탁하라는 메세지를 보냈더군요. 그리곤 싸이에다가도 무국! 무국! 무국! 이렇게 세 번이나 강조한 느낌표로

처음 먹고 싶은 음식이 무국이라고 강조를 해놓아서, 아니 언제부터 이렇게 무국을 좋아했나 의아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음식 종류를 준비하기로 했지요. 물론 제가 스스로 다 준비할 능력이 못 되어서 마침 수요일

도와주시러 오는 아주머니에게 오늘 요리 강습을 신청했습니다.

무국, 그리고 돼지고기 불고기, 버섯요리, 이런 것이 보람이가 좋아하는 음식이라고 장을 보아 오셨길래

오늘은 옆에서 순서대로 알려주시면 스스로 해보겠노라고 자청을 했지요.



월요일 수유너머에서 sweetmommy님에게서 받은 레서피를 펼쳐 놓고 하나씩 해결하면서 음식을 준비하고

맛을 보는 일에 아직 자신이 없어서 맛을 비교해서 봐달라고 부탁하고, 이렇게 하면서 음식을 준비하다 보니

아주머니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네요. 원장님 (그녀는 꼭 저를 원장님이라고 부르거든요, ) 공부보다

쉬워요,이것은, 그냥 여러번 해보면 되고 맛이 없으면 소금이나 간장 적당량을 넣으면 되고요

그러게요, 그 적당량이 어려워서...



신기한 것은 열번이상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드디어 비빔국수를 레서피 없이 요리할 수 있게 되고 나니

다른 음식의 간을 하는 일에서 조금은 눈이 밝아졌다고 할까요? 알아듣고 시도해보는 일에서 두려움이

많이 없어진 느낌입니다. 역시 무지가 공포를 부르는구나, 절감을 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음식만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일이 사실은 무지가 부르는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엉뚱한 곳으로 번지고 있네요.



늘 집안에서 손님처럼 살아온 세월의 무게가 참 힘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 좀 더 일찍 시도하지 않았나

그런 자책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 그래서 지금이라도 이렇게 조금씩 해나갈 수 있게 된 것을 스스로에게

대견하다고 칭찬을 하고 있어요. 인생에서 배운 큰 교훈 한 가지, 자책은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않는다는 것

그냥 지금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도와달라는 말을 어려워 하지 말 것!!



엄마가 음식을 만들어보기 시작했다는 말을 전화로는 들었지만 아직 실감이 나지 않을 보람이가 귀국하면

이것이 엄마가 만든 음식이라고 해도 믿기 어렵겠지만 이번 여름방학에는 계절학기 두 과목 신청한 것

제대로 공부하면서 음식하는 법을 제대로 익히라고 요리학원에 다녀보라고 하면 어떨까? 본인은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을 저혼자 공상하게 됩니다.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들꽃
    '10.6.16 1:48 PM

    근데요~
    이 글을 읽는 제 마음이 왜이리 행복해지는걸까요?
    입이 저절로 벌어지면서 미소가 흘러나옵니다.

    보람양과 엄마의 행복한 만남이 그려집니다.
    보람양이 좋아하는 무국
    원하는대로 많이 먹을 수 있겠네요.

    인투님~ 비빔국수도 레서피 없이 잘 만드신다니
    요리솜씨 나날이 발전하시는 것 같아요.
    다음에 만날 때
    비빔국수 만드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메모지랑 볼펜 꼭 들고 나가겠습니다~ㅎㅎㅎ

    오늘의 교훈은~!!!!!
    그냥 지금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도와달라는 말을 어려워 하지 말것~!!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인투님~
    보람양과 함께 그동안 못나눈 이야기들 많이 나누시고
    인투님 음식솜씨도 뽐내시고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들 만들어가시길 바랄께요^^

  • 2. 열무김치
    '10.6.16 7:27 PM

    무국 ! 무국 ! 무국 !에 웃음이 절로 지어지내요. 여긴 맛있는 무가 없거든요.
    정말 저도 시원한 무국, 무나물, 무생채, 동치미 등등 한국 무 요리가 정말 그립습니다.
    저도 오랫만에 집에 가면, 저희 어머니는 호박 나물과 깍두기를 미리 담그셔서
    푹 익게 해서 도착 첫날 식사를 차려 주신답니다.
    제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익은 깍두기 국물에 호박 나물만 넣고 비벼 먹는
    것이거든요. (제 입맛 참 소박하죠 ? ^^;)
    저도 8월 중반에 가니까 조금만 참으면 되겠어요.

    보람양이 엄마가 해 주신 요리에 행복해 하는 모습이 보이네요.

  • 3. 마실쟁이
    '10.6.17 8:26 AM

    인투임 요리 실력이 일취월장 하는 것 같습니다.
    레시피 없이도 비빔국수를 뚝딱.....ㅎㅎ
    아 시원하고 맛있는 무....국
    인투님의 무국은 어떤 맛일까요? 궁금해집니다.

    열무김치님 드시고 싶은 것 드시지 못해 어케요....ㅠㅠ
    솜씬 없지만 옆에 있다면 한 그릇 뚝딱 해 드릴텐데......
    힘내시고 조금만 참으세요 엄니표를 위해......ㅎㅎ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3203 관심이 감동으로 행복할 때 도도/道導 2025.11.12 143 0
23202 갑돌이와 마당냥(코코)의 산책 14 화무 2025.11.12 321 0
23201 내장산~백암산 백양사의 가을 1 wrtour 2025.11.10 401 0
23200 우리냥이 2탄. 우리집 샴 자매님들 4 루루루 2025.11.10 496 1
23199 입양간 페르시안 사진 공개해요. 남은거 탈탈 8 챌시 2025.11.10 533 1
23198 코스트코 트러플 초콜릿 상태 봐주세요 꽃놀이만땅 2025.11.09 856 0
23197 어서 데려가세요. 집사님들, 페르시안 고양이 맞죠? 3 챌시 2025.11.07 1,217 0
23196 어중간하게 통통하시면 롱스커트 입어보세요. 7 자바초코칩쿠키7 2025.11.06 1,643 0
23195 히피펌 스폰지밥 2025.11.05 2,203 0
23194 수목원 가는 길 4 도도/道導 2025.11.03 752 0
23193 10월의 마지막 날을 기대하며 2 도도/道導 2025.10.31 643 1
23192 고양이 하트의 집사가 돼주실분 찾아요 3 은재맘 2025.10.30 1,476 0
23191 ,,,, 1 옐로우블루 2025.10.30 430 0
23190 내 행복지수는 2 도도/道導 2025.10.30 462 0
23189 우리 냥이 9 루루루 2025.10.30 1,078 0
23188 개프리씌 안부 전해요 11 쑤야 2025.10.29 714 2
23187 견냥이들의 겨울나기 10 화무 2025.10.29 825 2
23186 봄...꽃. 그리고 삼순이. 13 띠띠 2025.10.24 1,208 3
23185 설악의 가을(한계령~귀때기청봉~12선녀탕계곡) 6 wrtour 2025.10.21 825 2
23184 고양이 키우실 분~~ 1 주니야 2025.10.21 1,436 0
23183 어미고양이가 버린 새끼들 사진 3 현경 2025.10.19 1,905 1
23182 구조냥들 2 단비 2025.10.13 1,810 2
23181 숏컷 웨이브, 갖고 간 사진이요. 8 erbreeze 2025.10.09 4,010 0
23180 불 구경하는 사람들 2 도도/道導 2025.10.08 1,289 0
23179 출석용---죽변 셋트장 2 어부현종 2025.10.06 1,008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