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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헌책방에 가다

| 조회수 : 2,090 | 추천수 : 207
작성일 : 2009-11-20 10:37:30

수유공간너머의 월요일 일본어 번역모임에 참석을 하고,일단 등록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읽고 번역하는 책이 제 능력을 훨씬 넘는다는 것인데요

멤버들이 능력에 맞게 하면 된다고,그러면 리더인 옥상이 다 도와준다고 장담을 합니다.

처음 간 날,그녀는 일이 있어서 결석을 했더군요.그래서 아직은 대면을 못 한 상태인데

함께 모인 사람들의 분위기가 남달라서 공부도 공부이지만 생각을 많이 한 날이었습니다

우선 한 사람은 아이가 이 곳에서의 공부에 참석한 적이 있어서 그 때 인연을 맺고

일년전부터 일본어모임에 참석한 가정주부더군요.

그 때 일본어를 전혀 몰랐던 상태에서 시작했다고요.

다른 한 사람은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공부하고 박사과정 시험을 친 상태로 아직 결과는

발표전이라고 하는데요,그는 뇌성마비로 고생을 하고 있더군요.

같은 자리에서 뇌성마비로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고 발음 하나도 힘든 상태에서

그래도 아주 해맑은 미소로 하고 싶은 말을 천천히 하는 그 사람을 보면서

제가 제 안에 갖고 있는 줄도 모르고 있던 공포의 실체와 그것이 깨지는 소리를 동시에 듣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사실은 그것이 공부가 어렵겠다는 의심에도 불구하고 선뜻

이 곳에 참석해야지 하고 마음먹은 동력이 되었다고 할까요?

다른 한 사람은 대학원에서 국제정치를 공부하는 남학생으로,그도 일본어를 소리내어 읽는 일은

잘 못하지만 번역은 기가 막히게 한다고 하더군요.

이런 불균형이 어떻게 가능한가 지금부터 함께 맛을 볼 수 있겠지요?



사전없이 가라타니 고진의 탐구를 일본어 원서로 읽는 일은 도저히 구문이 이어지지 않는 글을

혼자서 바라보고 있는 모양새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어제 헌책방에 갔지요. 가능하면 활자가 큰 것을 사려했지만 그것은 국어사전,영어사전에게만

해당하는 일이었습니다.그래서 어쩔 수 없이 활자가 작아서 불편하게 느껴지는 사전중에서

그래도 그 중에서 상태가 가장 양호한 사전을 하나 골라서 사 들고 왔습니다.



사전을 처음 찾아보는 것이라서 얼마나 헤맸는지 모릅니다.

히라가나 순서를 자꾸 들추면서 단어를 찾다가 이제 제겐 밥먹듯이 편한 영어사전찾기가

처음인 사람들에겐 미로찾기처럼 자꾸 되돌아가게 되는 과정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지요.

그러니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상상력을 갖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가장 짧은 장의 번역을 맡았는데도 아직 다 해결되지 않은 내용이 있습니다.

그래도 난생 처음으로 한자를 어떻게 일본어로 발음하는지 모르고서도

그 한 장을 얼추 내용을 헤아리면서 이 시작이 어디로 가는 길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되네요.



지난 시간에는 가라타니 고진에 대한 입문으로 세계공화국으로라는 번역된 책을 읽는 것이고

다음 월요일이 원서 강독 첫 날인 셈인데요

이 글을 읽고 그렇다면 나도 마음 먹고 시작해볼까?

다 함께 공부하지만 실력이 되는 만큼 참여해도 된다면,그리고 실제로 마음 부담을 크게 갖지 않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너무 편안하게 그런 상황을 만들어주는 그 분위기가 놀라웠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공부해온 성과를 함께 누릴 수 있다면 ?

이렇게 마음이 동하는 사람들은 주저하지 마시고 제게 쪽지로 연락주시거나

다음 월요일 3시까지 수유공간너머로 오시면 됩니다.



그 안의 카페에 가서 생강차를 한 잔 시켰을 때의 일인데요

다 마시고 나서 컵을 어디에 두면 되는가 물으니 각자가 알아서 씻어서 두면 된다고 하네요.

카페안에 있는 만화책을 보고 싶으면 알아서 읽고 한 권에 100원을 통에 넣으면 된다고 하고

저녁밥을 먹고 싶으면 식당에 가서 1800원을 통에 넣고 각자 그릇에 담아서 먹고

설겆이를 해서 정리하면 된다고 하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방식으로 차를 마시고

밥을 먹고,그 이후로 제가 살아온 방식,앞으로 살아가고 싶은 방식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든 공간

그래서 한동안 그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고,생각하고 하는 시간이 많아질 것 같군요.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한강
    '09.11.20 2:48 PM

    고미숙, 고병권 님의 책들을 여러 권 읽고, 수유너머에 언젠가 꼭 동참해보겠다는 생각 많이 했었어요. 지금은 사정이 여의치 않지만, 애들도 조금 더 크고 제 시간이 좀 더 생기면 꼭 가보고 싶네요. 님의 글과 보여주시는 그림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 2. 카루소
    '09.11.20 5:23 PM

    제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일본 노래입니다.



    戀人(코이비토)よ - 이쓰와 마유미(五輪眞弓)

    枯葉散る 夕暮れは
    카레하치루 유우구레와
    마른잎 지는 해질녘은

    來る日の 寒さを ものがたり
    쿠루히노사무사오모노가타리
    다가올 추운 날들을 말해주는데

    雨に 壞れた ベンチには
    아메니 코와레타 벤치니와
    비에 젖어 부서진 벤치에는

    愛を ささやく 歌もない
    아이오 사사야쿠 우타모나이
    사랑을 속삭이는 노래마저 사라져

    戀人よ そばに いて
    코이비토요 소바니 이테
    연인이여 곁에 있어줘요

    こごえる 私の そばに いてよ
    코고에루 와타시노 소바니 이테요
    추위에 얼어가는 나의 곁에 있어줘요

    そして ひとこと この 別れ話が
    소시테 히토코토 코노 와카레바나시가
    그리고 한마디 당신의 헤어지자는 말이

    冗談だよと 笑って ほしい
    죠단다요토 와랏테 호시이
    농담이라며 웃어주길 바래요

    砂利路を 驅け足で
    자리미치오 카케아시데
    자갈길을 뛰어가며

    マラソン人が 行き過ぎる
    마라손비토가 유키스기루
    마라톤선수가 지나가네

    まるで 忘却 のぞむように
    마루데 보오캬쿠 노조무요오니
    마치 망각을 바라는 듯

    止まる 私を 誘っている
    토마루 와타시오 사솟테이루
    멈춰서있는 나를 부르고 있어요

    戀人よ さようなら
    코이비토요 사요오나라
    연인이여 안녕히

    季節は めぐって くるけど
    키세츠와 메굿테 쿠로케도
    계절은 돌아오지만

    あの日の 二人 宵の 流れ星
    아노히노 후타리 요이노 나가레보시
    그 날의 두 사람 밤의 별똥별처럼

    光っては 消える 無情の 夢よ
    히캇테와 키에루 무죠오노유메요
    반짝하고 사라지는 무정한 꿈이여

    戀人よ そばに いて
    코이비토요 소바니 이테
    연인이여 곁에 있어줘요

    こごえる 私の そばに いてよ
    코고에루 와타시노 소바니 이테요
    추위에 얼어가는 나의 곁에 있어줘요

    そして ひとこと この 別れ話が
    소시테히 토코토 코노 와카레바나시가
    그리고 한 마디 당신의 헤어지자는 이야기가

    冗談だよと 笑って ほしい
    죠단다요토 와랏테 호시이
    농담이라며 웃어주길 바래요

  • 3. 말물질몸
    '09.11.20 10:12 PM

    intotheself님 글과 그림 참 좋아 합니다,,,

    오늘 제 기분에 딱 맞는 곡을 올려 주신 카루소님..감사합니다,,
    ...

  • 4. 캐드펠
    '09.11.21 2:27 AM

    아들아이랑 잠깐 일본어 공부를 하다가 고3이 되면서 중단했었는데 인투님의 글 읽다보니
    다시 시작해보고 싶어집니다.
    수능도 끝났으니 저의 바쁜일이 마무리가 되면 아들아이한테 배워볼까 생각되네요

  • 5. 하늘재
    '09.11.21 7:17 AM

    새로운 일 앞에서면 누구나 두렵기 마련이지요,,,
    그럴때 저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 봅니다,,, "
    해 보기나 했어??" 라구요,,,,
    "앎"을 나누는 일에 열심이신 님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네요,,,

    화롯불 속에 감추어진 불씨를 당기게 해 주시는 힘을 갖고 계시는,,,
    그래서 저도 그 작은 불씨를 다시 태우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있어요,,,,

  • 6. 수늬
    '09.11.23 12:33 PM

    저도 일본노래는 아는게 없는데 이노래와함께 딱하나 생각나네요~~요꼬하마~~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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