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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강가에서 나를 찾다.

| 조회수 : 1,339 | 추천수 : 27
작성일 : 2008-02-21 22:41:44
대보름 오곡밥을 해 먹고 어른들은 모두 회관으로 윷 놀러 가시고..
오늘은 물이 그립다.

식구들 먹이고 빨래하면서  맨날 보는 물이 아닌 흘러가는 물 속에
하늘도 보이고 물고기도 보이고 내 어린시절도 보이는 그런 물결이..


집에서 들길을 이십여분 걷다보면 하얀 모래사장이 나온다.
처음 결혼하여 바다도 아닌 강가에 하얀 모래라니..
10년전 쯤에는 조개도 많았는데 요즘은 조개는 보이지 않는다.



오랫만에 책상에 앉아있는 둘째녀석을 불러 냈다.

그렇게 아들과 들길을 오순도순 이야기하고 팔짱을 끼고 손도 잡고..



한참을 걸어 찾아 간 곳..
가슴이 툭 터인다.
아무도 없다.
그냥 하얀 모래만 넓디 넓다.


이젠 내 세상이다.
잠깐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겠지만 여기서는 나는 며느리도 아내도 아니다.
오로지 나 하나다.


아들과 모래길을 달리기도하고 어린시절 친구들과 뛰놀던 팔자 놀이도 하였다.
숫자 8자를 그려두고 집안에서는 마음대로이지만 밖에나갈때는 한 발로 뛰어야한다.
그리고 남의 집에 가서 영역을 표시하고는 내 집으로 오는 게임..
이 시간만큼은 아들이 아닌 어린시절의 친구들과의 뛰놀던 계집애였다.
눈물이 날만큼 뛴것 같다.


아들에게 엄마의 옛날을 보여 주고 싶었다.
수제비 띄우기..
납작한 돌을 수면 위로 날리면 징검다리처럼 돌은 수면 위를 날라간다.


아들은 엄마의 이런 모습이 낯 선가 보다.
그러면서도 아들은 곧잘 따라한다.


색깔도 각각인 이쁜 돌들도 오랫만에 본다.
이렇게 이쁜 돌들을 이렇게 가깝게 본 적이 언제였던가?
너무 예뻐 무거운줄도 모르고 이고 들고 집 장독간에 두었다.




어디서 왔는지 모를 나뭇잎도 떠 내려오고, 골프공도 하나 떠 내려 와 있다.
골프공으로 모래위에 구멍을 만들어 떠 내려온 나무가지로 아들과 골프를 쳤다.
파 놓은 구멍에 누가  적게 쳐서  공을 먼저 넣는 게임..
골프의 골 자도 모르지만 그냥 우리는 골프를 쳤다.
아들은 두어번만에 넣는데 아낙은 여섯번을 쳐서 구멍에 들어간다.




오늘은 아들녀석의 전승이다.

언제 저렇게 컸냐?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08.2.21 11:05 PM

    시골아낙님의 사랑으로 컷어요..*^^*

  • 2. 푸른두이파리
    '08.2.22 10:00 AM

    그래도 엄마랑 놀아주는 아들이 대견하네요^^
    저는 아들들의 튕김질에 나날이 상처 받는답니다ㅠ.ㅜ
    아들에게도 아낙님에게도 오래 남는 추억이 되겠어요..

  • 3. 시골아낙
    '08.2.22 11:03 AM

    에구..카루소님 국회에 계신줄 알았는데 ..
    아! 총선 앞두고 유세하시는지요.ㅎㅎㅎ

    핑크님..
    한번씩 운동삼아 갑니다.
    딱히 어디 갈데가 없었는데 여길 알고는 혼자 다닙니다.
    마음을 어디 둘 데 없었을 때..
    아이가 좋아하였음 조겠습니다.

    그러잖아도 이런데를 꼬맹이들이 오면 얼마나 뛰어 다닐까를 생각했습니다.
    제가 이곳을 혼자 모래 옆으로 해바라기를 쭈욱 심고 관광지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하지만 여름이면 물이 넘쳐요.

    푸른두이파리님..
    아들녀석도 처음 따라갈 때는 입이 쭈욱 나왔어요.
    중요한 강의 듣는데 불러 내니라고..
    가면서 엄마가 왜 가는지를 이야기 했드니만 입이 쏙 들어갔어요.^^*
    그래도 여기 들어와 사는 엄마를 챙겨주는 살뜰한 아들입니다.
    이 아들이 설거지를 잘 도와줍니다.

  • 4. 망고
    '08.2.22 2:58 PM

    좋은 명당에 사십니다...
    걸어서 10~ 여 분만에 이런곳이 있다니!!
    복받으신거죠 맞죠??

  • 5. 오장금
    '08.2.23 6:10 PM

    시골 아낙님 좋은 곳에 사시네요,
    아드님이 아주 착하게 잘키우셨습니다,
    해복하신시간 영원히 간직하세요,

  • 6. 금순이
    '08.2.23 7:18 PM

    시골아낙님 잘 계시지요?
    아드님 참 잘 생겼네요.

    어머니의 그 감성을 닮아 아름다운 청년으로 성장하겠지요.
    아름다운 데이트네요.

    맑은물이 흐르고 바람이 있고 사랑이 있고
    추억이 생겨나는 그곳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

  • 7. 달개비
    '08.2.25 10:01 PM

    사진이 참 좋습니다.
    아드님과의 데이트 더없이 즐거우셨지요?
    저리 좋은 곳에 사시니 맑은 마음 유지하시나 봅니다.

  • 8. 고향바다
    '08.3.12 11:25 PM

    정말 멋진곳이네요 ... 한번 놀러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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