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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장군이 넘어지던 날

| 조회수 : 1,112 | 추천수 : 17
작성일 : 2008-02-06 01:28:27



    오줌장군이 넘어지던 날

                        시. 강희창

    내 기억의 맨 끄트머리쯤, 앞 마당에 바쳐놓은 지게 옆에서 뛰놀다가
    작대기를 살짝 건드렸는데, 글쎄 지게가 고꾸라지면서
    가득 찬 오줌장군이 박살나고 말았지 뭡니까. 그것도 이웃집 건데,
    불안에 떨던 나는 그토록 무서운 아버지 모습은 세상에 처음 보았어요
    저녁밥도 굶은 채 세상 밖으로 쫓겨나 처마 밑에 쪼그리고 앉아
    얼마나 섧디 섧게 울었는지, 아무리 크게 울어도 인기척은 없고......
    이빨 부딪는 소리를 참을 길 없어 삭은 볏짚단을 끌어안아 보지만
    내가 내는 소리나 몸짓은 겨울 바람이 낼름 삼켜버리고
    노을이 지는 쪽으로 작은 세상의 한 귀퉁이가 마구 무너져내리고 있었지요.
    하지만 뒷간 옆 마늘 밭은 그 엄동에도 파릇하니 싹을 틔우고 있더라고요
    (마늘 맛이 그래서 독한 것인지). 느즈막에 깐 마늘 같은 어머니 손길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내 싹은 얼어죽었을 거예요.







    * 스치다님 사진 (마경덕 시인 블러그에서)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은파각시
    '08.2.6 8:21 AM

    ㅎㅎ..제목을 보고는 누가 오줌싸다 넘어진줄 알았네요..

    저도,어릴 적 그런 기억이 있지요.
    옛날(??)제주에선 집 한쪽 구석.. 밭 담벼락에 두곤 그곳에 받아두던 오줌이(죄송)농사에선 젤루 중요한 거름중에 하나였던 걸로 기억이됩니다.

    담벼락 오르다 돌맹이가 굴러서 항아리를 작삭냈던...........

    며칠은 그 쪽으로 눈길도 못 줬다는......(지금까지 비밀입니당!!)

  • 2. 오장금
    '08.2.12 8:03 AM

    오줌장군 기역납니다,

    집집마다 한 귀퉁이에 놓여 있었죠,

    올한해 복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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