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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날-타워 레코드에서 보낸 행복한 시간

| 조회수 : 1,159 | 추천수 : 17
작성일 : 2007-01-05 14:41:44

   여행을 하다 보면 전혀 예상하지 않은 공간에서

행복을 마음껏 누리게 되는 시간이 있습니다.

로마에서 마네 특별전을 보면서 흥에 겨웠던 것처럼

이번에 만약 고베 박물관에서 오르세 미술관의 그림을

보았더라면 틀림없이 그랬겠지만 박물관이 문을 닫는

바람에 그런 행복을 누릴 기회가 사라져서 아쉬웠습니다.

오후에는 보람이와의 약속대로 그 아이가 오사카에서 혼자

보낸 날 그렇게도 즐겁게 아이쇼핑을 했건만 돈이 없어서

살 수 없었다는 옷을 보러 무지앙품이란 곳에 가는 길

사실은 오후의 하품나는 쇼핑시간을 어찌 해야 하나

그래도 오전을 엄마가 좋아하는 곳에 함께 갔으니

오후에는 가능하면 웃는 얼굴로 따라다녀야지

그렇게 마음을 먹고 오사카 성을 나섰습니다.

지하철 타러 가는 길목에서 보니 고층건물사이에 아주

규모가 작은 치과가 있어서 눈길을 끄네요.

아마 끈질긴 권유를 받지 않았을까

고쳐서 새로운 건물로 만들어보라고.

이 건물을 그대로 고수하고 병원을 하는 사람이 누구일까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지하철역에 가는 길에 벽에 붙어있는 강렬한 색의 글씨가

궁금해서 물어보니 음주운전을 방지하자는 글이라고 하네요.




지하철역에서 본 광고판인데요

초보자 환영,댄스 교습소를 알리는 광고입니다.

shall we dance? 란 영화가 생각나네요.

몸을 움직이는 것에는 잼병이지만 남이 추는 춤을 보는

것자체는 좋아하는 제겐 눈길을 끄는 광고라서 찍어보았습니다.

차에서 내려 목적지까지 가는 길에 눈길을 끄는 가게가

있어서 한 컷 찍었지요.






보람이가 그렇게도 노래 불렀던 무지앙품이란 (사실

일본어로는 어떻게 읽는지 몰라요,그냥 한자를 따라서

불러본 이름인데요,한국에도 들어온 브랜드라고 하네요)

가게의 지하에서 만난 상품진열이 깔끔하고

이곳에서 아들을 위해 와인을 고르는 중인 고은옥님을

기다리면서 둘러보다가 찍은 가게의 모습입니다.

`







옷가게에 올라가니 저는 별로 할 일이 없어서

머리를 짜내서 말을 했습니다.

보람아,네가 옷을 고르고 나서 타워 레코드로 올라와라

엄마는 아줌마랑 레코드 가게에 있을 테니까

그리곤 위로 올라와 보니 3층이나 차지하고 있는 레코드 샵이

눈길을 끌지만 제가 관심이 있는 것은 마지막 층이라서

바로 6층으로 올라왔습니다.






한 층을 가득 채운 음반,어디서부터 들어야 하나

행복한 고민이 시작된 시간

우선 클래식부터 시작해서 진열해놓고 들어볼 수 있게 만든

음반순례를 시작했지요.

서울에 나들이 갈 때 음반점에 들러도 교보에서는

아무래도 장소가 좁고 사람은 많으니 한가한 기분으로

음악을 듣기가 어렵습니다.

고속버스 터미널에 있는 신나라 레코드는 그래도 들을 수있는

환경이 더 좋지만 일부러 거기까지 가긴 어려운 일이라서

늘 음반을 제대로 들어보고 싶은 마음을 충족시키기 어려웠는데

여행와서 한가한 시간이 나서 이렇게 마음놓고 음반을

들어볼 수 있는 행운이 오리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간이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노다메 칸타빌레 덕분에 다시 듣게 된 베토벤 교향곡 7번

연주실황을 녹음한 곡을 하나 들어보고

산토리 홀에서 연주한 베토벤의 템페스트를 비롯한

소나타 곡도 들어보고

말러의 교향곡 5번도 들어보았지요.

제가 좋아하는 아르레르치가 쇼팽 피아노 협주곡을 녹음한

것이 눈에 띕니다.이 곡은 들을 수 있게 되지는 않아서

바라만 보았습니다.일단 위치를 확인한 다음

다른 곳으로 돌아가서 재즈와 다른 장르의 연주곡들도

들어보았지요.

healing이란 제목을 붙인 음반들,그리고 new age타이틀을

붙인 음반들

아,그리고 노다메 시리즈에 나오는 곡들이 음반으로

나와서 유혹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한참 더 음반을 들어야 하는 중에 보람이가 드디어

다 골랐다고 올라왔습니다.

일단 가서 계산을 한 다음

고은옥님이 사고 싶은 예쁜 색의 루즈가 있다고 하길래

그러면 둘이서 시장을 보고 그 사이에 저는

레코드 가게에 더 있고 싶으니 장을 다보면 여기서 만나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한 두 시간 정도를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는

정말 혼자서 몰두하는 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연말이어서 그런지 특가 세일로 다양한 음반을 구입해서

보여주고 있더군요.

모짜르트 연주로 제게 인상깊이 박혀있던 프리드리히 굴다의

베토벤 연주 그것도 소나타,콘체르토 전곡을 12장의 음반에

전집 녹음한 곡,

슈베르트의 피아노 듀엣을 위한 곡 음반 4장

이런 식의 음반이 이만원정도면 살 수 있다니

마음이 바쁩니다.

무엇을 넣고 무엇을 빼야 할지

그래서 고르고 고르느라 다시 들어보고

들었다 놓았다 하느라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아깝기도

하네요.

클래식이 아닌 코너에서도 다양한 음반을 들어보았지만

최종적으로 고른 음반은 the holmes brothers의

state of grace입니다

다른 곡들은 다 구할 수가 없어서 그냥 메모장만 가득

이름을 써서 넣었습니다.

인터넷으로 뒤져서 들어보거나 언제 기회가 되면

서울 음반점에 가서 다시 들어보려고요.

그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려니

두 사람이 조금만 더 돌아다니다 조금만 더 늦게 오면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여행길에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곤 꿈에도 그리지못한

그런 시간을 보내고 나니 마음이 그득합니다.

여러번 고심하다가 마음에 드는 음반을 가득 들고

걸어나오는 때

여행의 after가 정말 풍성하겠구나 기쁜 예감을 했는데

정말 돌아와서 매일 이렇게 저렇게 골라듣는 음악의 향연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랍니다.

재즈와 빌보드 차트를 입구에서 발견하고 찍은 이후

단 한 장도 더 사진을 못 찍은 것을 보니

진정으로 몰두하는 시간에는 다른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인가

이 시간이야말로 이번 여행의 하일라이트였었나

사진을 정리하다 말고 엉뚱한 생각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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