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이야기...(퍼온글)

| 조회수 : 1,128 | 추천수 : 75
작성일 : 2006-09-29 23:05:02
내게는 핸드폰 두 대가 있다. 한 대는 내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늘나라에 계신 시어머님 것이다. 내가 시부모님께 핸드폰을 사드린 건 2년 전. 두 분의 결혼기념일에 커플 핸드폰을 사드렸다. 문자기능을 알려 드리자 두 분은 며칠 동안 끙끙대시더니 서로 문자도 나누시게 되었다.

그러던 올 3월 시어머님이 갑자기 암으로 돌아가셔서 유품 가운데 핸드폰을 내가 보관하게 되었다.

그러고 한 달 정도 지날 무렵. 아버님이 아파트 경비일을 보시러 나간 후 '띵동'하고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어머님 것이었다.

"여보, 오늘 야간조니까 저녁 어멈이랑 맛있게 드시구려." 순간 난 너무 놀랐다.

혹시 어머니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치매증상이 오신 게 아닌가 하는 불길함이 몰려왔다.

그날 밤 또 문자가 날아왔다. "여보, 날 추운데 이불 덮고 잘 자구려. 사랑하오."

남편과 나는 그 문자를 보며 눈물을 흘렸고 남편은 좀 더 지켜보자고 했다.

아버님은 그 후 "김 여사 비 오는데 우산 가지고 마중가려는데 몇 시에 갈까요? 아니지. 내가 미친 것 같소. 보고 싶네"라는 문자를 끝으로 한동안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셨다.

그 얼마 후 내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다. "어미야, 오늘 월급날인데 필요한 거 있니? 있으면 문자 보내거라."

난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네. 아버님. 동태 2마리만 사오세요" 하고 답장을 보냈다.

그날 저녁 우리 식구는 아버님이 사오신 동태로 매운탕을 끊인 후 소주 한 잔과 함께 아버님이 하시는 이야기를 묵묵히 들었다.

"아직도 네 시어미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다. 그냥 네 어머니랑 했던 대로 문자를 보낸거란다. 답장이 안 오더라. 그제야 네 어머니가 돌아가신 걸 알았다. 모두들 내가 이상해진 것 같아 내 눈치를 보며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던 것도 안다. 미안하다."

그날 이후 아버님은 다시 어머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지 않으신다. 하지만 요즘은 내게 문자를 보내신다.

지금 나도 아버님께 문자를 보낸다. "아버님. 빨래하려고 하는데 아버님 속옷은 어디다 숨겨 두셨어요?"


짠~~하죠...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우엄마
    '06.10.1 8:19 PM

    정말 짜아안 하네요...
    올 7월 하늘나라에가신 친정아버지가 더욱 그리워 집니다...
    몇번이고 불러보아도
    찾아보아도 아무 소용이 없더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23283 냥 캣트리 어떤가요? 유리병 2026.04.03 43 0
23282 봄이 찾아온 강가 도도/道導 2026.04.03 110 0
23281 마산 가포 벚꽃길입니다 4 벨에포그 2026.04.02 756 1
23280 초대장) 4월 4일 82 떡볶이 드시러 오세요 1 유지니맘 2026.04.02 528 0
23279 가치를 모르면 도도/道導 2026.04.02 137 0
23278 오늘 새벽에 뜬 핑크문! 4 ilovedkh 2026.04.02 907 0
23277 펜듈럼 처럼 도도/道導 2026.04.01 200 0
23276 봄이 오는 날 삼순이... 14 띠띠 2026.03.30 770 0
23275 제콩이에요 3 김태선 2026.03.24 1,147 0
23274 제 곱슬머리좀 봐주세여. 12 호퍼 2026.03.23 1,991 0
23273 울 동네 냥들 입니다 3 김태선 2026.03.22 995 0
23272 대만 왔어요 살림초보 2026.03.19 914 0
23271 아몬드 좀 봐주세요 3 무사무탈 2026.03.17 1,059 0
23270 고양이로 열기 식히기~ 11 띠띠 2026.03.12 1,761 0
23269 자게 그 고양이 2 ^^ 11 바위취 2026.03.11 1,622 0
23268 자게에 그 고양이요 ^^ 30 바위취 2026.03.10 2,000 0
23267 무쇠팬 상태 좀 봐주세요 1 궁금함 2026.03.10 1,460 0
23266 찻잔자랑과, 애니소식 3 챌시 2026.03.08 1,398 0
23265 광복이랑 해방이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8 화무 2026.03.05 1,359 0
23264 그래도 할일을 합니다. 2 도도/道導 2026.03.05 723 0
23263 포르투갈 관련 책들 1 쑥송편 2026.02.28 915 0
23262 식탁세트 사려는데 원목 색상 봐주세요^^ 5 로라이마 2026.02.24 1,706 0
23261 사막장미 잎사귀가 왜 이런지 좀 봐주세요 1 조조 2026.02.23 1,869 0
23260 보검매직컬 9 아놧 2026.02.19 4,464 0
23259 얼굴화상 1 지향 2026.02.17 1,944 0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