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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토요일 아침,콘스터블의 그림을 보다

| 조회수 : 1,462 | 추천수 : 72
작성일 : 2006-05-06 10:00:37

학교를 떠난 이후 가능하면 영국문학,미국문학작품들에게서 멀찍히

떨어져서 살았습니다.

아마 다 마치지 못한 공부가 제게 고통이 될까봐 피해다닌 것이겠지요?

거의 이십년 세월이 흘러간 다음

목요일 수업에 필요하다는 생각에 우연히 펼쳐든 책에서

다시 그 시절의 흔적을 이곳저곳에서 보고 있습니다.

마침 그 책을 쓴 저자가 제 친구여서 (대학원에서 공부를 너무 오래 한 것에 대해서

공연한 짓이었다,차라리 가방끈이 좀 더 짧았더라면 하는 후회가 있지만

그래도 이 친구를 만난 것이 평생에 걸친  우정의 시작이었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제가 마음으로 의지하는 친구라는 점에서는

참 다행인 시절이기도 하지요) 친구를 만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

재미있는 책읽기를 했지요.

처음 그 책을 쓰고 나서 출판사를 통해 제게 책이 왔을 때는

아직도 마음이 얼얼한 상태라 감정적으로 분리되어 글을 읽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재판을 내고 나서 다시 보내온 책을 지난 주 내내 읽으면서

(시인의 자리를 찾아서,소설가의 길을 따라 이렇게 두 권인데요)

몸은 한국에 마음은 영국에 산 느낌입니다.

그러고보니 영국에 세 번이나 다녀왔지만 제가 다닌 곳은

주로 런던과 그 근교라 영국을 안다고 하긴 어렵겠지요.

그녀의 글을 따라 켄터베리에서 시작하여 요크, 에딘버러,로체스터 등등을 따라다니다 보니

제겐 다시 여행병이 도지기 시작했습니다.

떠날 수 없는 사정이니 마음으로라도 여행을 하는 의미로

음악을 틀어놓고 그림을 보고 있는 중이지요.




콘스터블입니다.

그의 그림을 많이 본 것은 테이트 갤러리에서였는데요

그 때는 그리 좋은 줄 모르고 보았던 것 같아요.

워낙 시선을 끄는 그림이 많아서 그랬겠기도 하고

그 당시에는 그를 잘 몰라서 그랬을 수도 있고요.

오늘 아침 그림을 보고 있으니 아주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아마 사진을 찍는답시고 자주 길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올 봄 유난히 식물과 나무에 정을 들여서 이 그림이 달리 보이는지도 모르겠네요.








낭만주의 화가로 분류되지만

제겐 다른 프랑스의 낭만주의 화가들과는 달리

조금 차분한 느낌이 들더군요.

기질탓일까요?



살면서 느끼는 것중의 하나가 도망다닌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점입니다.

학교를 떠났다고 해도 그 시절을 없었던 것처럼 뭉개버릴 것이 아니라

그냥 소중히 껴안고 살아도 되었을 것을 왜 피했을까 하는 후회를 하게 되네요.

피했어도 결국은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을

이런 저런 시인과 소설가의 이름을 따라 가면서

그 작품을 배우면서 느끼던 감정이 되살아나기도 하고

새롭게 흥미를 느끼게 되는 시인과 소설가를 만나기도 했습니다.








부처님 오신날 제겐 그렇게 새롭게 마음이 열리는 경험을 한 날이 되었군요.

덕분에 국제전화를 했지요.

개정판에서 원래 두 권짜리 책을 좀 더 써서 3권을 내기로 한 책이

3권을 다 마무리못했다고 하네요.

그 책이 기대되니 마음 먹고 빨리 쓰는 것이 어떻겠니?

독자로서 재촉을 하기도 하고요.

이제는 편한 마음으로 영문학책을 읽게 된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햇습니다.

마음이란 어디서 맺히고 어디서 풀리는 것인가

그 경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 귀한 시간이 된 셈인가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안나돌리
    '06.5.6 10:24 AM

    올려 주시는 그림이
    어느때는 내맘을 휘집고
    들어 오지 않을 때도 있는 데..

    오늘 올려주신
    두번째 그림은 내맘을
    온통 사로 잡아 버립니다.
    늘 학구적인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그림에 대한 관심을 불어 넣어 주셔서
    고맙구요..지금의 모습으로 빠른 시일내
    돌아와서 저도 그림을 좀 보러 다니려 합니다.

  • 2. 청솔
    '06.5.6 10:38 AM

    템즈 강 변에 있는 테이트 미술관에 갔던 날이 안 그래도 오늘처럼 비가 주루룩 내리던 날이었어요.
    테이트, 멋진 미술관이었어요.
    왁자지껄하지 않고, 예쁘면서도 품위있다고 할까요
    런던에 있는 1주일 동안 믿기지 않게 날이 화창해 비 구경을 못하면 어쩌나 하고 있었는 데, 떠나기 전날 기 전날 비가 오는 거에요.
    얼마나 반갑던지...
    비오는 오전을 테이트에서 우아하게 보내고, 오후에 비가 그쳐 템즈강 유람선을 타고 그리니치 빌리지로 갔었어요.
    그 곳은 또 왜 그렇게 사람 마음을 잡아 끄는 지 ...

    얼마전에 영화 을 보고 또 언제 영국엘 가보나 했는 데 아쉬운 대로 그림을 먼저 보네요.

  • 3. 넉넉칸
    '06.5.7 11:33 PM

    멋진 그림과 논리적인 글에
    저도 고상함에 도취됩니다.
    덕분에 맘 편히 쉬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 4. 까망포도
    '06.5.9 3:39 PM

    얼마전 미술동화를 구입해서 하루에 한두권씩 아이들과 읽고 있습니다. 유명한 작가지만 몰랐던 것들이 넘 많더라구요.... 빈센트 반 고흐, 호안 미로... 그림을 보면서 생각하는 힘을 길러보고 싶습니다. 올려주신 그림들, 넉넉히 감상 잘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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