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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에 살면서 느끼는 점

조회수 : 3,017
작성일 : 2026-07-17 22:53:39

며칠 전 아파트에서 같이 운동하는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친구는 하남 토박이입니다. 부모님도, 그 부모님도 이 동네에서 오래 사셨다고 하더군요.

반면 저는 전라도 시골에서 태어나 서울로 대학을 왔습니다. 신림, 대방, 길음, 회기…. 서울 곳곳을 전전했고, 친구 집에 얹혀살기도 했고, 바퀴벌레가 들끓는 자취방에서도 살아봤습니다. 낭만 하나 믿고 학교 방송을 하다가 학사경고까지 받았고, 대학원에서는 과외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며 버텼습니다.

사회에 나와서는 대기업에 취업했고, 결혼과 출산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낳기 전 남편이 암 3기 판정을 받으면서 10년 가까이 병간호와 생계를 함께 책임졌습니다. 이후 이혼을 겪었고, 울산과 전주에서 연수를 다니고, 분당에 정착했다가 용인·평택·안성을 거쳐 결국 하남 미사까지 오게 됐습니다.

돌이켜 보면 저는 참 많이 떠돌며 살았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친구와 대화를 나누면서 문득 부러웠습니다. 한 동네에서 뿌리내리고 살아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느껴졌거든요.

'나는 괜히 너무 힘들게 살아온 건 아닐까.'

비 오는 저녁, 그 생각이 오래 남았습니다.

각설하고, 미사 이야기입니다.

미사는 신도시답게 젊고 활기가 있습니다.

저희 야생마 같은 중학생 딸은 버스를 타고 서울도, 천안도 혼자 잘 다닙니다. 자유로운 성격이라 학교에서 이런저런 일도 많았습니다. "애 교육 좀 시켜 달라", "욕을 너무 많이 한다"는 전화를 받아본 적도 있고, 속도 많이 썩였습니다. 그래도 그런 과정을 거치며 아이도 저도 조금씩 자란 것 같습니다.

미사에 와서 가장 놀란 건 병원이었습니다.

역 근처에 병원이 정말 많습니다.

직업상 의료기기와 식약처 관련 일을 자주 하고, 가족 중 아픈 사람이 많다 보니 병원을 가면 진료보다 먼저 '여기 임대료는 얼마나 될까', '원장님은 어떤 경력이실까', '이 진료과목으로 수익은 어느 정도일까' 같은 생각부터 듭니다. 직업병인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엔 미사는 병원 경쟁이 치열해서인지 전반적으로 친절하고 처방 장벽도 낮은 편입니다. 반대로 의정부 쪽은 설명은 훨씬 꼼꼼하지만 처방은 상당히 보수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경험일 뿐입니다.

음식점은 아직 과도기 같습니다.

신도시 특성인지 오래 자리를 지킨 맛집이 많지는 않습니다. 예전에 처음 살았던 분당 정자동이 떠오르더군요. 맛은 경기도 가격은 서울 이라고 놀렸던 기억이 나는데 04년 그때의 분당은 활기가 좀 있긴했는데 이제는 굉장히 조용해진것같습니다. 나이가 다 드셨겠지요

미사는 10년차쯤 되는것같은데  깔끔하고 새 건물은 많지만 '여기만의 오래된 맛'은 아직 만들어지는 과정 같습니다.

미사는 문화와 여가를 즐기는 사람이 많은 도시라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골프8학군이라 이사오셨다는 분도 만나봤고, 또 이천 여주 홍천 쪽 골프장이 무척가까운편이고 집앞에 미사역근처는 연휴전 강원도가는 차가 막히더라고요 코스트로 줄도 길고 신기했습니다. 

 

용인이나 천안에 살 때보다 예술이나 취미 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고, 학원을 운영하는 지인들도 이쪽이 분위기가 조금 더 자유롭다고 이야기합니다. (동탄 수지 학원가 학부모 민원이 많다고...학원운영하는 친구들이 힘들다는 얘기몇번들었거든요)

 

'골프 8학군'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더군요. 정말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강아지….

제가 살아본 도시 중에서는 애견인이 가장 많은 곳이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지금도 저는 일주일에 한 번은 전라도로 출장을 갑니다.

공장도 가고, 정부출연연구기관도 갑니다.

그래서 더욱 도시마다 비교가 되는것같습니다. 

여전히 어디엔가 정착했다기보다는 떠돌며 사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살아본 도시들을 돌아보면, 미사는 꽤 독특한 색깔을 가진 도시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살아보지 않은 지역도 많고, 편협한 시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누군가 "미사는 어떤 동네예요?"라고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정말 마음대로 살 수 있다면….

저는 연희동 같은 동네, 아니면 삼성동에서 한 번 살아보고 싶습니다.

IP : 125.132.xxx.102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재밌어요
    '26.7.17 11:00 PM (220.124.xxx.20)

    따님도 엄마처럼 자유롭게, 멋지게 클거예요

  • 2. ..
    '26.7.17 11:01 PM (119.69.xxx.167) - 삭제된댓글

    아. 근데 글만 읽어도 좀 정신이 없네요;;;
    죄송하지만 약간 정서불안은 아니신지...

  • 3.
    '26.7.17 11:02 PM (125.132.xxx.102)

    아 그렇습니까..다듬어 보겠습니다.

  • 4. 저는
    '26.7.17 11:06 PM (121.173.xxx.84)

    미사 좋더라구요.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했었어요.

  • 5. 미사
    '26.7.17 11:06 PM (14.50.xxx.158)

    인생 전반을 한번 쭈욱 훑으시는 느낌이라 담담하게 책 읽는 느낌이었어요.
    언젠가는 연희동이나 삼성동에서도 살 수 있을거예요.
    그때 또 한번 적어주세요.

  • 6. ....
    '26.7.17 11:12 PM (58.77.xxx.107) - 삭제된댓글

    쓰신 의도는 알겠는데, 첫 문장 빼고 문장들이 너무 길어서 정신이 없네요^^. 실타래마냥 풀려나오는 의식의 흐름 그대로 막 쓰신 듯.
    하여간 열심히 사시는 원글님과 따님의 삶을 응원합니다.

  • 7.
    '26.7.17 11:13 PM (125.132.xxx.102)

    아 이 정신없는게 제 인생을 말해주는것같습니다.

  • 8. ㄴㄴ
    '26.7.17 11:14 PM (49.166.xxx.160)

    한마디로 어떻다는건가여
    저도 미사주민인데 노인시설 아동시설은 짓는데
    그게 다 잘 활용을 하는지 모르겠고
    남녀노소가 진짜 다양하게 많아요 개포함
    병원은 이제 10년정도 되니 잘하는곳이 한군데씩은 있는거 같고
    애들 초중고 다 편하게 보냇고 비평준화가 나쁘진 않은것 같아요 옆 강동구 학군보다 낫다싶기도
    저희 애둘은 상위대학 다 진학했어요
    저는 그냥 집 직장 다니고 편의시살은 다 있어서 불편하지는 않은데 엄청 좋다 정도는 아닌것 같아요 사람이나 뭐가 뚜렷하게 좋다는건 없는거 같아요
    근교로 나들이 갈때 고속도로 타는게 편하다정도

  • 9.
    '26.7.17 11:17 PM (125.132.xxx.102)

    아 그러게요 엄청나게 짓고 있더라고요 한마디로 레져의 도시 같네요 자유로운...비평준화가 나쁘지않다고생각하시는군요 저는 바쁜데 신경쓸게많아서 힘든포인트에요 강동구의 위성도시같은느낌있어요 워낙가까우니 강동구 미사동같아요

  • 10.
    '26.7.17 11:18 PM (125.130.xxx.53)

    그냥 글 하나로 적기에 힘든 인생 사신거 같은데
    정서불안 같다는 댓글에 놀라서 적어봐요
    미사에서 느낀점 담담하게 적어내린 모습이
    저는 내면이 단단하다고 느껴졌는데요ㅡ
    암튼 중학생 딸과 원하시는 곳에서도 살수있는
    기회가 오길 바랍니다ㅡ.
    저는 글 재주가 없어서 잘 표현이 안되지만
    원글님 글은 가독성 좋게 읽었어요

  • 11. ....
    '26.7.17 11:18 PM (175.209.xxx.213)

    가끔 두서없이 내이야기 하고 싶을때가 있죠.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비슷한 경제력과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동네가 되는거여서 그런가
    특유의 분위기가 생긴다는게 재미있어요.
    그런데 저는 한 동네 한 집에 20년 넘게 살지만,
    편안한 안정감만 느껴지지는 않네요~
    인생이란게 만만치 않아 그런가....

  • 12. ㅎㅎ
    '26.7.17 11:21 PM (175.118.xxx.241)

    도시이야기에 인생이야기.같이.재밌어요

  • 13. 괭이부리말
    '26.7.17 11:24 PM (182.221.xxx.182)

    저는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원글님 살고 싶은 동네에 꼭 정착해 사시길 응원합니다 ^^

  • 14. ㄱㄴㄷ
    '26.7.17 11:32 PM (58.235.xxx.96)

    글이 참 진솔하고 마음에 와 닿습니다.
    그런데 왜 삼성동에서 한 번 살아보고 싶으신지 궁금하네요.

  • 15. ,,,
    '26.7.17 11:50 PM (59.6.xxx.13) - 삭제된댓글

    저도

    연희동만 가면 그렇게 맘이 편해서

    동감.

  • 16.
    '26.7.17 11:51 PM (115.138.xxx.1)

    글 잘쓰시네요
    애견인이 많다니 난 별로 안맞겠구나...하며 읽고있는데
    제가 사는 삼성동에 살아보고 싶으시다니
    괜시리 반가워요 ㅎㅎ

  • 17. ^^
    '26.7.17 11:53 PM (125.178.xxx.170)

    친해지고 싶네요.

    20대 울딸이 며칠 전 하남서 촬영하고 와선
    고립된 도시 같은 느낌이야 하길래
    뭔소리야 했는데
    역시 사람마다 느낌이 참 다르구나 싶고요.
    하긴 살아봐야 아는 거죠.

    저는 삼성동서 자취를 5년 했는데
    내 집이 아니어선지 교통 편해 살기 좋은 곳.
    이 생각만 하고 살던 기억나네요.
    뭐 그럭저럭 경제적 부담 없이 살았던 곳인데
    이제 집값이 그냥.

    연희동, 삼성동서 꼭 살아보시길.

  • 18.
    '26.7.17 11:54 PM (58.236.xxx.172)

    미사 진짜 살기 좋아요
    서울로 이사오니 더 느껴지네요

  • 19. ...
    '26.7.18 12:05 AM (112.148.xxx.119)

    하남하고 미사는 분위기가 또 다르죠.
    분당과 성남 다르고 일산과 고양 다르듯이

  • 20. 연희동주민
    '26.7.18 12:07 AM (116.34.xxx.214)

    짝짝짝~ 원글님 삶에 박수가 나오네요…
    독립적이고 씩씩하시고… 대단하세요.
    전 연희동과 근처에서만 살아온 50대 중반이라 님처럼 다이나믹한 삶은 생각지도 못합니다.
    제가 클릭한 이유는 요즘 구리를 일때문 몇번 가봤는데 재건축 아파트를 추천들 하셔서 관심도 있어 미사 요쪽까지 둘러보고 했어요.
    제목과 다른 원글님의 삶까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전 한동네에 시부모님, 친정, 형제자매, 친구들이 있다보니 더 여기를 못 벗어나고 서울에 살아도 강남도 모르고 경기도는 더 몰라요.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나서 우울감이 크다며 무력한 내 자신이 더 한심해지네요.
    열심히 사는 님의 글을 가끔씩 읽고 싶습니다.^^

  • 21.
    '26.7.18 12:08 AM (211.250.xxx.65)

    삼성동은 가장좋아질것같아서요 여러분야의굉장히다양한사람들이많고 입지가 아주 공항터미널도있어서 너무편하고 사실무엇보다 봉은사가 있다는게 굉장히매력적입니다. 몇년전 스포츠카 써킷을 짧게만들어 삼성역앞에서 경주하는거봤는데 멋지더군요 삼성동이미지랑 정말어울린다라고생각했습니다. 화려한 부의더시이상의 갖가지 다양함이 공존하는동네라는느낌이 듭니다. 절이있어서 좋습니다.

  • 22. ㅇㅇ
    '26.7.18 12:17 AM (112.186.xxx.182)

    미사 살기 좋죠 신도시 중에서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입지때문에 분당보다 더

  • 23.
    '26.7.18 12:19 AM (211.250.xxx.65)

    네 좀 힘들게살았습니다 이제인생중반에접어듭니다 가끔 제글 올려보겠습니다.

  • 24. ..
    '26.7.18 12:28 AM (1.233.xxx.223)

    저도 미사 부근인데
    미사의 특징을 님이 잘 집으셨네요
    미사는 밤늦게 산책 운동하는 사람이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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