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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을 지나며

sonora 조회수 : 2,307
작성일 : 2026-05-10 15:24:15

부모님이 살아 계셨을 때에도,

그리고 돌아가신 뒤에도

내게는 특별한 감정이 없었다.

생전에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끝내 봉합되지 못한 감정의 균열이 있었고,

애초에 나는 부모의 사랑이라는 것을

마음속에서 오래전에 접어두고 살아왔다.

기대하지 않았고, 바라지도 않았다.

어쩌면 그것이 내가 선택한

가장 평온한 방식이었다.

세상은 결국 혼자 견뎌내야 하는

긴 여정이라고 믿었다.

괜한 정에 마음이 약해질까 두려워

나는 부모님의 관심조차

의도적으로 밀어내곤 했다.

마치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감정의 싹을 잘라내듯이.

그렇게 살아온 결과가 어떠했느냐 묻는다면,

나는 지금까지 큰 동요 없이

잘 살아왔다고 말할 수 있다.

해마다 기일이 돌아오고

어버이날이 지나가도

내 마음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았다.

그런데 십 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나니

이번 어버이날에는 문득 부모님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아마 나도 이제

조금씩 늙어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다시 다잡는다.

쓸데없는 감정에 스스로를

흔들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세상은 여전히 혼자 견뎌야 하는 곳이고,

나는 아직도 그 사실을 믿고 있으므로.

IP : 221.166.xxx.24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6.5.10 3:52 PM (119.204.xxx.8)

    시간이 지나면 생각도 감정도 달라지기도하는것 같아요.
    스쳐지나가면 스쳐지나가는데로 그대로 두세요.
    이미 오랜세월동안 단단해졌으니 그 정도의 내공은 있으실듯해요.평온함을 유지할수있는 내공이요
    열심히 잘 살아오셨어요.앞으로도 그럴겁니다.

  • 2.
    '26.5.10 4:05 PM (58.140.xxx.148)

    받은사랑이 없으니 줄 사랑도 없었던거죠
    부모자식사이도 기브앤테잌이라고 생각합니다

  • 3. sonora
    '26.5.10 4:15 PM (221.166.xxx.244)

    사랑은 있는데 방법이 달랐습니다.
    자신의 방식대로 주는 사랑은?
    그런 사랑은 자기만족인것 같습니다.
    그냥 그렇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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