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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

아내 조회수 : 6,601
작성일 : 2026-04-09 17:22:19

최근 남편은 오른쪽 발뒷꿈치에 엄청난 통증으로 병원에 가게 되었는데

혼자서는 한국말도 잘 못하고 언어소통에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내성적인 성격이라 수줍은지

아니면 지가 언제부터 나와 그리 같이 있고 싶어했는지

 

아무튼 매일 오전 10시에 나와 병원에서 만나

치료를 받았음

나는 매니저처럼 의사샘과 남편사이에서

설명도 같이 듣고 진료와 물리치료를 같이 다님

 

남편의 병명은 발뒷꿈치에 돌?stone이 생긴 것임

선생님의 설명은

스님들 사리 생기는 거 아시죠?

그게 발뒷꿈치에 생겼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심

 

말을 듣자마자 충격을 받은 듯한 남편은

내가 얼마나 참고 살았으면 몸에 돌이 다 생기나며

병원 대기실 복도 벽에 머리를 문대며

흐느낌

 

나는 덤덤하게 스님 사리라는 게 이런 거였단

말인가 사리가 이런거였다니 누구나 생기는게

사리였군

이라며 각자 사리에 대해 다른 판단을 내림

 

남편은 내가 사리가 생기다니

내가 사리가 생기다니 하며

자꾸 자신을 연민함

 

그래서 그 발뒷꿈치에 주사를 맞는데

바늘을 발뒷꿈치에 꽂고 돌을 부수는

시술을 하는 동안 남편은 소리 한번 안 냄

 

아프면 말하라고 해도 말 안함

의사선생님 등 뒤에서 내가 혼수상태

거의 정신을 잃음

 

의사선생님도 대단

20여분에 걸쳐서 돌을 다 부수었음

주사바늘을 뒷꿈치에 꽂고 초음파로

돌을 부수고 약물을 주입하는 시술을

20여분간 하는 의사선생님도 대단

 

아무소리 안하고 그 시술을 받는 남편도 대단

시술이 끝나자 바로 통증이 다 사라지고 하나도

안 아프다고 함

시술이 안 아팠냐니 아팠다고 함

왜 말 안했냐니 말하면 치료 안 할까봐 참았다 함

(독한거좀보소)

 

특수부대 나왔다고 그 동안 말했는데

대충 들어서 미안해

진짜 방위출신 우리 오빠랑 다르네

 

 

 

그런데 어제 아이가 선인장 화분을 만지다

가시 네개가 박혀 도무지 뺄 수가 없어서

하루 지나 응급실에 가서 가시를 뺌

바로 오면 쉬운데 우리가 집에서 만지다

가시가 살 속에서 부러져 있음

다음에는 바로 오라고 하심

 

손가락에 마취주사를 맞고 가시를 빼는데

아이 손가락에 주사바늘을 직각으로 꽂고 주사를 함

나는 그만

가슴이 찢어질 듯 하면서

차라리 저 주사를 내가 맞았으면 하는 마음이 듬

 

 

응?

 

 

이럴 수가

 

 

부부는 진정 남이었구나

 

 

 

남편이 그 굵은 주사바늘이 달린 주사기로 발뒷꿈치를 찔린 채 20여분간 시술을 받는동안

1초도 대신 해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았음

시술을 받는 건 그의 일이고

지켜보는 건 나의 일이었음

 

그런데 아이의 일은 나의 일이었음

아이가 주사를 맞는건 보는게 고통스러웠음

당장 내가 누워 내가 맞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아이의 주사는 3번이었음

그 짧은 동안 내 마음이 너덜너덜해졌음

 

 

그리고 남편에게 미안했음

우리가 이렇게 남이었던가 생각했음

 

남남끼리 살아가는 것이었던가 하고

나는 생각에 잠김

 

 

 

그리고 이 이야기를 어젯밤 남편에게 했더니

tv를 보던 남편이 심상한 표정으로

 

나를 보지 않고 말함

 

 

 

여보

 

 

 

 

 

 

 

옥수수 남은 거 있나

 

 

 

 

 

 

(50대의 부부는)(무엇으로 사는가)(남편은 내 이야기에 상처조차 받지 않아)(옥수수 남아있는지가 관건)

(주환아 그래도 한때는 사랑했다)

IP : 220.119.xxx.23
5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6.4.9 5:29 PM (106.101.xxx.32)

    왜 여기는 좋아요가 없나요?
    재밌어요.ㅋㅋㅋ

  • 2. 아내보다엄마
    '26.4.9 5:31 PM (116.43.xxx.47)

    시술을 받는 건 그의 일이고
    지켜보는 건 나의 일이었음
    그런데 아이의 일은 나의 일이었음

  • 3. ㅎㅎ
    '26.4.9 5:31 PM (121.136.xxx.30)

    어디다 연재하셔도 좋을 글솜씨네요 재밌습니다

  • 4. ㅋㅋㅋㅋ
    '26.4.9 5:33 PM (211.114.xxx.79)

    옥수수에 빵터짐

  • 5. ㅋㅋㅋㅋ
    '26.4.9 5:33 PM (211.114.xxx.79)

    우리 남편같아서 어깨까지 들썩이며 웃었어요.

  • 6. ㅡㅡ
    '26.4.9 5:35 PM (221.140.xxx.254)

    아놔 이분 ㅋㅋ ㅋ
    글체가 처음이 아닌데
    누구세요?
    그간 화제가 된 글이 한둘이 아닐거임
    암튼 팬입니다

  • 7. 우왕
    '26.4.9 5:36 PM (222.111.xxx.222)

    잼나게 글쓰시는 솜씨!
    부러워요~~~

  • 8. 궁금함
    '26.4.9 5:37 PM (116.36.xxx.207)

    그래서 옥수수는 남아 있었어요?

  • 9. ㅡㅡ
    '26.4.9 5:39 PM (221.140.xxx.254) - 삭제된댓글

    아 미쳐
    이와중에 옥수수는 남아있었냬 ㅋㅋㅋ

  • 10. 궁금함
    '26.4.9 5:39 PM (116.36.xxx.207)

    무슨 옥수수 였어요?
    알록이찰옥수수? 흰찰옥수수? 오색찰옥수수? 흑찰옥수수? 노랑옥수수?

  • 11. ㅡㅡㅡ
    '26.4.9 5:39 PM (180.224.xxx.197)

    누구나 생기는게 사리였군.. ㅋㅋㅋㅋ

  • 12. 의리
    '26.4.9 5:40 PM (59.1.xxx.109)

    로 삽니댜

  • 13.
    '26.4.9 5:42 PM (210.96.xxx.10)

    남편 시술 받을때 님도 거의 혼수상태였다매요
    그정도면 사랑 아닐까요?

  • 14. ...
    '26.4.9 5:42 PM (115.138.xxx.39)

    심드렁한거죠
    살아온 세월속에 쌓인 미움의 감정과 그로인한 거리감
    시모닮고 편드는 남편보면 차가워져요
    얼마전 요로결석 수술한다고 입원했는데 별로 애틋하지가 않은게 와 내가 감정이 많이 닫혔구나 싶었어요

  • 15.
    '26.4.9 5:43 PM (211.250.xxx.102)

    ㅎㅎㅎㅎㅎㅎㅎㅎ

  • 16. 우리는
    '26.4.9 5:44 PM (58.29.xxx.96)

    진정 남이었구나ㅎㅎ

  • 17. ..
    '26.4.9 5:45 PM (115.138.xxx.59)

    ㅎㅎ
    웃으며 잘 읽었습니다.
    상처받지 않는 남편! 좋네요~^^

  • 18. ㅁㅁ
    '26.4.9 5:46 PM (39.7.xxx.113)

    아 이 심상치 않은 솜씨는 혹시 앤 님이신가?
    기다렸어요!

  • 19. ..
    '26.4.9 5:47 PM (118.235.xxx.40)

    하하.. 너무 재미있네요. 저희도 50대 부부인데 같이 살고 있지 않으니 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물음이 생기더라구요.

  • 20. ㅋㅋ ㅋㅋㅋ
    '26.4.9 5:47 PM (112.162.xxx.139)

    글이 넘재밌어요ㅋㅋㅋ
    남일같지가않네요 ㅋㅋㅋ

  • 21. ㅇㅇ
    '26.4.9 5:48 PM (122.43.xxx.217)

    진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고마워요

  • 22. ..
    '26.4.9 5:48 PM (121.165.xxx.221)

    이 글,
    82쿡에만으로 끝내지마시고 그대로 어딘가에 실으세요~~♡
    에세지나 투고글, 인스타, 글을 모아 책을 내셔도 좋고요(어쩌면 벌써 작가이실지도...).

    벌써 펜입니다 ㅎㅎ

  • 23. ㅇㅇ
    '26.4.9 5:50 PM (223.38.xxx.69)

    혹시 ㅈㅇ님 이신가요?
    아는척하면 사라질지도 모른다하셨지만 궁금함

  • 24. ...
    '26.4.9 5:52 PM (112.148.xxx.151)

    아구 재밌어
    자기연민에 머리를 문대고 우는 남편과 옥수수 남았느냐 묻는 남편이
    같은 인물이라니...
    역시...
    웅...
    같은 인물일 수밖에...

  • 25. 어쩜 이리
    '26.4.9 5:56 PM (116.41.xxx.141)

    세밀 내밀 묘사를 잘하시는지 ㅎㅎ

  • 26. 그린블루
    '26.4.9 5:58 PM (211.250.xxx.56)

    이거 핫게 갑시다~~~~ ㅋㅋㅋ 진짜 글 재미나게 잘쓰시네요

  • 27. 789
    '26.4.9 5:59 PM (122.34.xxx.101)

    ㅋㅋㅋㅋ
    넘 공감하면서 읽었어요.
    부부는 남인것이죠~~~

  • 28. ㅋㅋㅋ
    '26.4.9 6:01 PM (211.234.xxx.84) - 삭제된댓글

    우리 남편같음 갱상도
    퇴근후 소파 tv와 혼연일체
    옆에서 뭐라 뭐라 쫑알대봐야
    *야~ 참외 있나 깍아와봐라

  • 29. ...
    '26.4.9 6:04 PM (1.227.xxx.206)

    ㅋㅋㅋ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사리가 석회 아닌가요?
    뒷목에도 생기고 팔꿈치에도 생기고 몸 여기저기 생기는..

  • 30. 정답은사랑
    '26.4.9 6:06 PM (121.182.xxx.205)

    원글님과 남편이 서로 사랑한다는 증거

    남편 : 지가 언제부터 나와 그리 같이 있고 싶어했는지
    원글 : 그리고 남편에게 미안했음

  • 31. ...
    '26.4.9 6:07 PM (106.101.xxx.163)

    저 둘이 일하는데 너무 조용해서
    웃음 참느라 눈물나요 ㅋㅋ
    글 너무 잘 쓰시네요
    쓸개 떼어낸 난 담낭에 사리가 엄청 많았구나
    나도 벽에 문대고 좀 울걸 ㅜㅜ
    이러니 내가 82를 못 떠나요

  • 32. ㅋㅋㅋㅋㅋ
    '26.4.9 6:13 PM (119.69.xxx.167)

    내가 사리가 생기다니

    내가 사리가 생기다니

  • 33. ..
    '26.4.9 6:23 PM (211.208.xxx.199)

    글에서 사특마눌님이나 스님가방님 향기가 남.

  • 34.
    '26.4.9 6:25 PM (211.36.xxx.11)

    넘 재밌게 읽었어요~푸하하하하

  • 35.
    '26.4.9 6:31 PM (118.235.xxx.54)

    주환씨 그래도 한때 사랑했대요 ㅎㅎㅎ

  • 36. 모처럼
    '26.4.9 6:36 PM (210.222.xxx.62)

    유쾌하지만 철학이 담긴 글을 재밌게 읽었네요
    이런글 또 또 부탁하오 ㅎ

  • 37. ㅋㅋㅋㅋ
    '26.4.9 6:36 PM (2.242.xxx.185)

    너무 웃기네욬ㅋ 스레드로 진출 하세요!! 대박 나실 듯

  • 38. ........
    '26.4.9 6:44 PM (118.235.xxx.140)

    너무 웃겨요 ㅎㅎ 옥수수 ㅋㅋ

  • 39.
    '26.4.9 6:56 PM (125.132.xxx.74)

    왜 여기는 좋아요가 없나요? 222
    엄지척.

  • 40. ..
    '26.4.9 6:58 PM (121.168.xxx.172)

    아프면 말하라고 해도 말 안함

    의사선생님 등 뒤에서 내가 혼수상태

    거의 정신을 잃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남편은 아프다 안하시는데...아내님은 왜 혼수상태라는 건가요? 걱정해서인가요?

    따님때 만큼 강한 반응 같은데..

  • 41. ㆍㆍ
    '26.4.9 7:06 PM (118.33.xxx.207)

    저도 궁금합니다
    혼수상태면 남편걱정하신거자나요?

    글 자주 써주세요

  • 42.
    '26.4.9 7:12 PM (49.1.xxx.217)

    악 혹시 삼식이 글쓰신분 아니에요

    그때 이후로 크게 웃었네요 ㅋㅋㅋ

  • 43. 글을
    '26.4.9 7:19 PM (112.157.xxx.212)

    글을 너무 맛있게 잘 쓰셔서
    잠깐 사리가 생긴걸 슬퍼해야 하는데
    그냥 혼자가서 깨고 혼자 다음 운동약속을 지킬수 있음에
    기뻐했던 난 목석이었었나? 남편이 같이 가서 혼절할 상태까지 밀리면서
    나를 측은히 여겨줬어야 했나? 나는 좋아할게 아니라 참고산 내 연민에 ㅎㅎㅎ
    머리를 문대고 울었어야 했나 나는 그냥 목석이었었나??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가질뻔 했습니다

  • 44. ..
    '26.4.9 7:24 PM (211.212.xxx.29)

    정말 부부는 무엇으로 사나요
    요근래 서먹하게 지내는 남편이 등긁어달란 말도 못하고 등긁개로 혼자 해결하는 걸 무심하게 모르는 척 하는데 사실 짠하기도하고..
    그냥 넘김으로 사는가 어쩐가..

  • 45. 제 친구는
    '26.4.9 7:33 PM (1.229.xxx.73)

    남편 암수술실 대기실에서 자산 게산이 자동으로 되면서
    혼자 살아도 되겠다싶더래요

  • 46. ..
    '26.4.9 7:51 PM (58.124.xxx.98)

    그걸 왜 이제 얘기해 를 쓴 봉부아님의 유머 좋아하는데
    비슷한 느낌 받았어요 hoxy 봉?

  • 47. 남 맞음
    '26.4.9 7:54 PM (124.60.xxx.9)

    남편도 마누라죽으면 베트남가서 어린 색시 데려오고 그러잖아요.

  • 48. ㅋㅋ
    '26.4.9 8:07 PM (1.239.xxx.104)

    재밌어요.
    글 솜씨가 예사롭지 않으시네요.
    요새 볼 드라마가 없어서 심심한데 웬만한 드라마보다 재밌어요 ㅋㅋ

  • 49. ..
    '26.4.9 8:13 PM (118.235.xxx.35)

    너무 재밌는 글이에요
    글솜씨와 유머감각이 와~~
    종종 글 많이 올려주셔요
    덕분에 며칠 웃을 거 다 웃었어요

  • 50. ..
    '26.4.9 8:13 PM (118.235.xxx.35) - 삭제된댓글

    삼식이 글은 뭘까요 궁금

  • 51. 어머낫
    '26.4.9 8:17 PM (118.235.xxx.35)

    삼식이 글 쓰신분 맞나보네요
    검색해서 찾았어요
    읽어봐야겠어요ㅎㅎ

  • 52. 닉네**
    '26.4.9 8:23 PM (110.12.xxx.127)

    저....신랑 우울증으로 같이 방문 했을때 옆에 중고생(남) 이 엄마랑 왔는데...저도 모르게 눈물이...신랑한테 울아들이 아니라 자기가 아파서 다행이라고까지 얘기했어요 얼마전 아들이 다쳤는데 진짜 맘이 찢어졌어요

  • 53. 하하하
    '26.4.9 8:45 PM (118.221.xxx.123)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
    사리에 대한 서로다른 해석 넘 웃김ㅋㅋㅋ
    글 정말 잘 쓰시네요

  • 54. ㅋㅋㅋ
    '26.4.9 10:23 PM (58.127.xxx.203)

    왤케 재밌어요
    간만에 웃었어요

  • 55. 괜찮아
    '26.4.9 10:38 PM (221.162.xxx.233)

    오후에 글읽으려다가 한국말도잘
    못하는 문장에서
    외국인인줄알았어요..
    그래서나중 시간나면읽어야지하다
    방금읽었는데 너무재미있어요ㅎ
    덕분에 웃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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