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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 에드워드 리 손편지 감동이네요

D345 조회수 : 2,721
작성일 : 2025-12-20 21:25:45

인스타그램에 손편지 올렸네요

어쩜 이렇게 시적으로 글을 감동적으로 쓸까요

일상의 단어들과 단순한 표현인데

토요일 밤에 눈물 줄줄 흘리고 있네요

https://www.instagram.com/p/DSelimNgOZk/?igsh=MTZjbXZudGxnMHRvdw==

 

 

일년이 지났습니다 

제가 한국을 찾은 지 1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흑백요리사 때문에 유명해진 지도 1년이 되었습니다. 한국을 바깥에서가 아닌 안에서 처음 본 것 역시 1년이 되었습니다.

1년이 지났고, 내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내 피는 이제 순창의 햇빛에 말라가는 고춧가루의 색이 되었습니다. 내 입맛이 매운 것을 너무 좋아하게 되어서 김치 맛을 못 본 날엔 잠이 안 와요. 올해 참 많이도 울었는데, 그 따뜻한 눈물이 부산의 여름비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 눈물은 슬픔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느낄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하지 못했던 깊은 행복과 감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나는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한국의 많은 장소를 보았습니다. 처음 안동의 산길을 걸어봤습니다. 처음 여수에서 낚시를 했습니다. 인천에서 자장면을 처음 먹어봤는데, 익숙한 맛이 새로운 맛처럼 느껴졌습니다. 나는 아직도 제주의 사투리를 이해할 수 없지만, 단어는 모르지만, 그 의미를 느낄 수 있읍니다. 속초에 갔을 때 해안에 부딪히는 파도를 보고 마치 내가 그 파도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는 갑작스런 파도처럼 한국에 밀려온 걸까요?

속으로 생각합니다. 나는 여기에 속해있는 걸까? 아니면 그냥 파도처럼 다시 어둠이 가득한 바다로 끌려가게 될까. 나는 부서지는 파도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한국의 바위에 달라붙은 미역이 되어 내 집이라 부르고 싶어요.

나는 뉴욕에서 자랐읍니다. 미국에서 힘들지만 멋진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내가 자란 집을 사랑했고, 부모님을 사랑했어요. 하지만 내 마음속으로는 항상 알고 있었습니다.

마음, 나도 한국인이었어.

나는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어요. 한국에 연결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음식. 51년 동안 참을성 있게 기다렸습니다.

올해까지 나는 나를 한국인이라고 부를 수 있을 줄은 전혀 몰랐어요. 한국 사람들의 미소와 사랑을 보기 전까지는요.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결코 감사의 마음을 다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 1년간 내 가슴이 통배추김치 한 포기만큼 커졌어요. 올해 내 땀은 젓갈을 너무 많이 먹어서 더 짠 것 같아요 . 떡도 너무 많이 먹어서 턱 모양이 바뀌었어요.

하지만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눈이었습니다. 내 눈은 한국의 모습들을 사진처럼 포착합니다. 서울에서, 명동 아니면 강남의 번화한 거리를 걸을 때 나는 멈춰서서 지켜봅니다. 수백 명의 한국인 얼굴이 바쁜 일상 속에 모여있습니다. 그리고 내 눈에는 그것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에요.

언젠가 나도 그들 중 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IP : 140.248.xxx.1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wood
    '25.12.20 9:32 PM (220.65.xxx.17)

    음식의 명장이 글도 참 맛깔스럽게 쓰시네요
    내면 깊이 내려져있는 그 뿌리를 어찌 거역 할 수 있을까요
    반대로 부리를 거부하고 비하까지 하는 쿠팡 대표 김범석이란 인간이 생각 나요.

  • 2.
    '25.12.20 9:34 PM (112.161.xxx.54)

    이분이 쓴 요리책 봤는데 글솜씨가 참 좋아요
    지금 내용하고 결이 거의 같아요
    책 읽는 내내 따뜻했어요

  • 3. ...
    '25.12.20 9:35 PM (122.150.xxx.133)

    저도 울었어요.
    영문학 전공했다더니 감성이.... 내 마음속 우승자, 품격 있는 그대.

  • 4. 시인이에요
    '25.12.20 9:37 PM (118.235.xxx.246)

    미역이 되고 싶고 자신이 통배추라는데
    완전 순수하고 멋지네요
    돌고래가튼 소년가튼사람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 5. Lilac
    '25.12.20 9:52 PM (211.202.xxx.41)

    글솜씨 좋네요. 흑백요리사에서 제 마음속 1위였어요

  • 6. 뭉클하네요
    '25.12.20 9:54 PM (124.28.xxx.72)

    이렇게 순수하고 멋진 글을 읽고 뭉클했습니다.
    이분이 쓴 다른 글도 읽고싶네요.
    요리책을 내셨나요?

  • 7. ..
    '25.12.20 9:56 PM (115.136.xxx.87)

    한국에서 받았던 느낌을 이런 멋진 글로 풀어내시네요.
    평소 호감가는 분이었죠. 따뜻하고,, 글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지네요

  • 8. 역시 영문과
    '25.12.20 9:57 PM (118.235.xxx.166)

    영문과 츌신에
    노래부르는 것도 좋아하고..
    감수성이 풍부하지만 긍정적이고 따뜻해서 좋네요

    작년에 흑백 끝나고 애드워드리 앓이할 때..
    미국에서 찍었던 프로그램 몇개 봤었는데
    미국에서 그래도 나름 유명한 쉐프인데도
    한국이 그리웠나 봐요
    흑백 전에도 한국엔 여러번 왔었던데,
    아마도 사람들 반응은 작년에 비할 바가 아니었어서
    더 큰 전환 같은 시산이 된 모양이네요

    에드워드리의 컨츄리...뭐였지 그 프로도 그래서 더 재밌게 봤어요 ㅎ

  • 9.
    '25.12.20 10:03 PM (112.161.xxx.54)

    요리책인데 수필집같아요

    어릴때 이민가서 할머니랑 살던얘기
    주말에 엄마다니는 공장에 따라가서 점심 먹은얘기
    여자친구얘기
    엄마 ㆍ할머니가 한국인 여성과 결혼시키려한얘기 등등
    요리보다 글내용이 너무 재미나는 요리책이에요
    진짜 따뜻한 감성을 가진 쉐프예요

  • 10. D345
    '25.12.20 10:07 PM (172.226.xxx.16)

    112.161 맞아요 저는 팬이라 에세이집 번역 출간된 거 구입해 봤는데 정말 좋았어요

    위 책이 에드워드 셰프님이 미국 전역의 음식 여행 다니는 내용인데 정말 맛과 감동 그리고 재미가 있어요
    챕터마다 다른 장소, 다른 음식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단편 소설 읽는 듯 필력이 대단해요
    생각치도 못한 곳의 이민자 식당과 그들의 이민 스토리가 따뜻한 시선으로 담겨있어요

    예를들면 미 동부 뉴저지 패터슨 시에 페루 이민자 식당이 많은데,또 특이한게 완전 페루 음식이 아니라 페루의 중국인 이민자들이 만든 페루식 중국음식이 또 미국으로 다시 넘어온 것들..
    이런 요리들을 따라가며 무엇이 ’정통 음식인가‘ 이런 질문 던지고 답을 찾아요

    완전 강추합니다

  • 11. D345
    '25.12.20 10:08 PM (172.226.xxx.16)

    제가 읽은 책 제목은 ‘버터밀크 그래피티’

  • 12. ㅇㅇ
    '25.12.20 10:22 PM (211.234.xxx.126)

    경주apec에서 선보인 요리들도 궁금해요.

  • 13. 똑같은 교포출신
    '25.12.20 10:39 PM (175.124.xxx.136)

    쿠팡 김범석은 미국가서 매국노가되어 돌아왔고
    에드워드권은 미국가서 더큰 애국자가 되어 돌아왔네요

  • 14. 첫인상부터
    '25.12.20 10:44 PM (183.97.xxx.144)

    자적인 예술가같은 호탕하고 너무 편안하고 호감가는 인상에...자신과 타인에 충실하고 고인물을 거부하고 항상 새로운 세계에 뛰어들고 낭만적이고...
    가난한 사람들에 봉사하는 것하며..솔직,순수하고 열정적인...최근에 티비에서 얼핏본 인물중에 가장 멋진 사람이예요.
    이 글도 너무 좋은데 미국,뉴욕 한복판에서 자랐음에도 감성이 엄청 한국적이네요.

  • 15. 글 소개 감사
    '25.12.20 11:05 PM (61.105.xxx.165)

    진심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아름답습니다

  • 16. ....
    '25.12.20 11:15 PM (89.246.xxx.218)

    영문과 짬밥 어디 안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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