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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이가 07년 올해 고3이었는데

연두연두 조회수 : 1,365
작성일 : 2025-12-13 05:59:53

남편집쪽일 가능성이 많은 어느 조상님께

성실과 근면 유전자를 받았던 것 같아요

 

저희집은 게으른 쪽에 가까워서

아니라고 생각이 드는데

 

이 성실함이 얼마나 좋은 유전자인가 하고

아이를 보면서 내가 얼마나 게으르고 나태하게

학창생활이든 직장생활이든 해왔던가

하면서 참 부끄러웠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일처럼 작은 일부터

정해진 시간에 학원가고 공부하고

하는 일들을 단 하루도 허투루 하는 법 없이

정말 성실하게 해왔거든요 그래서 수능치러 가기 전에

제가 너는 3년간 단 하루도 단 한시간도

시간을 허투루 쓴 날이 없어 하고 아이를

보냈는데 막상 수능결과는 좋지 않아서

너무너무 괴로웠어요

 

 

아 평범한 아이의 한계로구나 노력한다고 되는게

아니구나 세상에는 이런 성실함만으로는 뛰어넘을 수

없는 천재들이 많구나 대치동에 그냥 가라는게 아니구나

이런 시골에서 이런 평범한 아이들이 다니는 일반고에서는 안되는구나 하고 수능을 치고 나서야 현실의 벽을 깨닫고 자괴감이 들었어요

 

이제 그만하고 자라고 말하면

30분만

또 그만하고 자라고 하면

30분만 하며 자리를 지키던 그 시간들이

너무 가여워 마음이 아팠고 재수를 한다고 해도

무슨 보장이 있나 하며 수능성적표를 받기까지

괴로운 시간을 보냈어요

오히려 아이가 담담하게

그것까지 다 내 실력이라며 할 수 없다고 하는데

 

 

변명이나 핑계가 늘 앞섰던 저로서는

다 쏟아부은 사람은 결과도 저렇게 받아들이는구나

하며 그저 아이에게 배울 수 밖에 없었는데

입시 결과는 뜻밖에도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고

설마했던 곳까지 어제 오후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성실함과 매일매일의 힘은 너무나 놀랍고

대단하였고 그것을 3년을 해내는 것을 지켜보았는데

또 성실과 땀은 배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이를 통해서

배우게 됩니다 그 시간들은 결코 배반하지 않네요

고통의 시간을 말없이 묵묵히 견디던 아이가

달콤한 잠에 빠져있는 새벽입니다

IP : 221.152.xxx.14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와우
    '25.12.13 6:18 AM (220.78.xxx.213)

    축하합니다!!
    뭘 하든 성실한 사람은 다 해내죠
    아이도 엄마도 수고 많으셨어요!!

  • 2. ㅇㅇ
    '25.12.13 6:27 AM (125.130.xxx.146)

    다 쏟아부었는데 결과가 안좋을까봐
    다 쏟아붓지 못했어요.
    뭔가 핑계거리를 만들어놓는?
    어리석고 비겁하죠..

    아이의 합격도 합격이지만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참으로 훌륭하네요

  • 3. ..........
    '25.12.13 6:33 AM (110.70.xxx.230)

    눈물나네요.
    축하합니다.
    어머니의 글솜씨가 너무 좋네요

  • 4. 글을 정말
    '25.12.13 6:37 AM (119.192.xxx.176)

    잘 쓰십니다.
    아버지에서 온 유전적 성실+어머니로부터 받은 구조적 스마트함+본인의 노력....
    대학합격 축하드립니다

  • 5. 봄날처럼
    '25.12.13 6:40 AM (116.43.xxx.180)

    엄마 글에도 안정감.. 성실함이 많이 묻어있어요

    아이가 편안한 환경이었을 듯요

  • 6. 저는
    '25.12.13 6:43 AM (211.235.xxx.238)

    둘째딸이 그렇습니다만
    반전으로
    야수의심장을못받아선지
    의대입시에늘 실패했습니다
    수능만 꼭 한과목이 미끄러지는거
    그래서 마음이 아픕니다
    성실은 하고 30초도 아낀딸과

    제가보기엔불성실하나
    시험운이 좋은아들
    ..축하드립니디ㅡ

    의치한약수는 몇개로 그리된다는 딸의 담담한말이 마음이 아픕니다

    님 아이의 성공을축하드려요

  • 7.
    '25.12.13 6:50 AM (119.193.xxx.110)

    그렇게 성실한 아이는
    언제든 빛을 발하더라구요ㆍ
    정말 축하 드립니다 ~

  • 8. ㅇㅇ
    '25.12.13 7:20 AM (211.36.xxx.218)

    아이가 장하네요. 가르친다고 되는 것이 아닌데 귀중한걸 지니고 있네요.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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