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옷 사는 게 너무너무 스트레스에요.
살이 찐 편은 아니지만 팔이 짧은지 자켓은 어째 다 소매가 길어서
손등을 덮고 옷을 입고 나온 제 모습이 이뻐 보이지가 않아요.
그저 어색하고 이상하고 나이 들어 보이고 그래요.
다른 걸 다 떠나서 이쁘고 비싼 건 알아 보는데 그렇다고 비싼 걸 덥석 사는
소비욕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알바가 조리보조 알바라서 비싼 옷 입고
다닐 일도 없고 편한 옷 입고 출근했다가 알바 끝나면 헬스장 가서 운동하고
집에서 와서 쉬는게 일상이거든요.
암튼 이번에 남편 임원 승진 덕분에 부부동반 모임을 하게 되는데
옷이 제일 문제네요.
아울렛이랑 백화점을 둘러 봤는데 코트는 실내 들어가면 벗고 있을 것이고
위에 입고 있을 마땅한 걸 찾자니 자켓인데 도대체 저 비싼 자켓을 내가
몇번이나 입을까 싶어서 자꾸 10만원 미만 스파브랜드에만 눈이 가는 거에요.
남편이 마음에 든다고 하나 골라 준 게 하나 있긴 했는데
막스마라 케이프 자켓인데 글쎄 가격이 220만원...
윤기도 흐르고 이쁘긴 하지만
저걸 입고 알바를 다닐 수도 없을거구 요즘은 거의 약속도 안 만들고
은둔형외톨이로 살고 있거든요. 그리고 옷이란 게 미리미리 좀 사야 했어야 하는데
그냥 미루다 보니 모임 약속은 다가 오고 있고...
나이는 먹어서 얼굴은 늙고 쳐지고 탄력도 없으니 새옷을 입어도 이뻐 보이지 않고
머리를 하러 미용실에 앉아 있어도...
새 옷 입고 거울을 봐도 왜 이리 볼 품 없는 중년의 여자가 있네요.
좋은 일이긴 한데 회사 모임 가기 위해 거의 일회용이 될 게 뻔한
제 소비기준으로는 비싸다면 비싼 옷을 사야 하는게 (막스마라를 사겠다는게 아니고요..
30만원대 자켓 살까 하는데 이것도 전 많이 비싼거든요) 스트레스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