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관련한 것들을 정리를 하면서
이때까지 내가 알던 분이 아니었나 마음이 복잡해지네요
결혼 20년 넘게 기 세고 막말하는 시어머니에 상처도 많이 받고
늘 힘들다 어렵다며 요구하셔서 시가의 만한 차 가전제품 가구 거의 다 사드리고
몇 년 전부터는 생활비 달라고 하셔서 아들들이 반씩 부담했었거든요
그런데도 식구들 모일 때면 애들 앞에서도 돈이 많이 들어서 난방을 세게 못 튼다느니
아쉬운 말씀을 하셔서 그때는 짜증나서 그냥 모른 체 했었어요
근데 돌아가시고 아버님 계좌를 보니 저희에게 말하지 않은 다른 통장에 큰돈이 있더라고요
어머니는 거의 경제적인 상황을 모르고 심지어 돈 빼서 쓰는 카드도 없었고요
아버님은 온라인으로 송금할 정도로 못하시는 게 없었어요
장남이 저희가 일방적으로 15년 정도 부담해 오다 다른 일로 터져서 몇 달 안 본 사이에
시동생에게 얘기해서 자동차보험비를 부담하게 해서 몇 년을 냈다는 얘기도
이번에 처음 듣고....그 후 양쪽으로 말 안 하고 지원을 받은 게 있으시더군요
충분히 생활비 안 받고 두 분이서 생활하실 수 있었는데 왜 그러셨을까요
어머니와 달리 늘 말도 곱게 하셨던 아버님은 그래도 좋게 생각하고
어머니한테 기가 눌리시고 힘드신 것 같아서 도와드린 마음도 컸고
금전적 요구도 어머니는 당당하시고 며느리들한테는 생활비 받아도
고맙다 말씀도 없으셔서 참 대단하시다고만 생각했었는데
내가 알던 아버님이 그게 아니나 너무 몰랐나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과 얼마 전에도 자꾸 아쉬운 말씀 하셔서 보청기부터 병원비 다 자식들이 부담했거든요
아버님 돌아가신 후 그 통장 알고 나서 어머니가 우리 생활비 주는 거
며느리들 아냐고 하시며 새삼스럽게 고맙다고 하신다던데
일단 두 아들이 생활비는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자식들 유산 바라지도 않고 그 안에서 쓰시고 모자라면 도와드린다고 했대요ㅜ
저희 신혼부터 아쉬운 소리 하셔서 단 십만 원도 빌린 적도 달란 적도 없이 살았는데
빚 남겨준 것보다는 낫다 싶고 이제 생활비 부담은 덜겠다 싶으면서도
병원비 걱정하던 게 생각나고 자식들 부담줬던 모든 것들이 떠오르니
사람에 대한 씁쓸함이 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