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소비 분야에서 1.3% 증가
민생회복쿠폰 따른 ‘반짝’ 효과
내수 기여도가 수출 12배 수준
소비자물가도 여전히 높은데…
李대통령 “물가 안정적” 평가
3일 한국은행은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잠정치)이 1.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4분기 1.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1.2%를 기록한 뒤 2분기에 -0.2%로 추락했다. 3분기(0.1%)와 4분기(0.1%) 정체를 거쳐 올 1분기엔 -0.2%로 다시 뒷걸음질했다. 이후 2분기에 0.7% 반등하며 3분기에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한은이 지난달 27일 제시한 4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0.2%였다. 김 부장은 “3분기 잠정치는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포함해 1.33%로, 속보치보다 약 0.1%포인트 높아지면서 연간 성장률에 0.08%포인트 정도 영향을 줬다”면서 “연간 수치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민간 소비가 1.3% 늘었다. 새 정부가 출범 이후 내놓은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승용차·통신 기기 등 재화와 음식점·의료 등 서비스 소비가 모두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자동차 등의 호조로 2.1% 증가했다. 수입은 기계·장비·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2.0% 늘었지만 증가율이 수출보다 낮았다.
3분기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내수와 순수출(수출-수입)이 각각 1.2%포인트, 0.1%포인트로 집계됐다. 그만큼 성장률을 끌어올렸다는 뜻인데, 내수 기여도가 확연히 높다는 게 특징이다. 2분기(0.4%포인트)와 비교하면 0.8%포인트나 뛰었다. 김 부장은 “3분기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큰 폭 확대됐다”며 “민간 소비의 플러스 기여가 크게 높아졌고, 정부 소비는 전 분기 수준을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수출 분야에서 향후 불안 요소가 여럿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수출에서 반도체에 대한 의존성이 점차 심해지는 데다 석유화학·기계·조선·철강 등 다른 주력 산업의 경쟁력은 떨어지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타결돼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고 세계 무역 시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은 올해보다 수출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예상된다.한편 이 대통령은 최근 물가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빛의 혁명 1주년, 대국민 특별성명’ 발표 이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자리에서 “종합물가는 연간 1.1%”라며 “지금 물가는 꽤 안정된 편”이라고 말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2.4% 상승했다. 지난 10월과 동일한 상승폭으로 3개월째 2%대를 상회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하반기에) 상대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물가의 상승 압력이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물가가 우려를 자아낼 정도의 급격한 변화를 보이는 것은 아니란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이후 경기 부진과 상대적인 고물가가 겹쳤던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가장 나쁜 것은 경기 침체 중 물가가 오르는 것이다. 그게 종전 정부에서 (올해) 전반기까지 있었던 일”이라며 “지난 1분기에는 마이너스 0.2%의 소위 역성장, 경제의 축소를 경험했는데 그 와중에도 물가는 오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1~4월 물가 상승률은 연속으로 2% 이상을 기록했다.
경제 회복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최종 성장률(전망)이 1%대라고 하니까 하반기에만 해도 1%대 후반(성장)의 아주 급격한 회복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체를 보면 고물가는 아닌데 상황이 급변하다 보니 체감 물가가 상당히 높을 수 있고, 국민들에게 큰 고통이 될 수 있다”며 “치밀하게 잘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