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대표의 ‘자기 정치’로 분열에 빠진 여권…김어준을 상전처럼 받들면 외연 확장 어려워
대통령과 갈등하면서 차기 집권에 성공한 당대표 드물어…더민주혁신위·이언주 등 반발
지금 대한민국 권력의 빅3를 꼽는다면, 여야를 망라해 이재명-정청래-장동혁 3인이 아닐까? 그런데 이 대통령은 무거운 국정운영의 짐 때문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내란의 원죄 때문에 진땀을 흘리는 데 반해,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거칠 게 없다. 이대로 가면 정 대표는 거대 집권당의 사령탑,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막강한 공천권, 그리고 차기 대권주자의 길로 달려갈 수 있다. 가위 정청래 전성시대가 온 듯하다.
그러나 야심을 너무 일찍 드러낸 것일까? 아니면 ‘권력은 최음제와도 같다’는 진실이 작동한 것일까. 정 대표는 스스로 악재를 만들고 분열을 초래하며 화(禍)를 자초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정청래 리스크’라는 용어까지 등장해 취임 120여 일 만에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외적으로 ‘1인 1표제 밀어붙이기’의 문제지만, 내적으로는 정청래 정치 스타일의 문제가 크다.
정 대표가 가장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계다. 정 대표는 대통령실과 충분히 소통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대통령실의 분위기는 영 아니다. 검찰 개혁의 속도, 조희대 국회 청문회, 재판중지법 추진 등 당정 혹은 당과 대통령실 간 협의 과정에서 파열음이 나온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여권 지도부의 갈등이 요란하게 불거진 것은 지난 8~9월 검찰 개혁 속도와 주체 문제에서였다. 당시 정 대표가 추석 전 검찰 개혁 입법 완료를 외치며 속도전에 돌입하자 이 대통령은 “보여주기식은 안 된다”며 제동을 걸었다.
당시 정 대표와의 갈등설이 자주 나돌던 우상호 정무수석도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에게서 당(민주당)이 왜 저런 판단을 내리지?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가장 곤혹스러웠다”고 했는데, 이 말은 이 대통령이 ‘정청래는 왜 저런 판단을 내리지?’라고 불만을 표시했다는 말과 다름없다. 그래서인지 정 대표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정·대 간에 파열음-암투-반말-엇박자는 없다”라는 글을 올렸는데 오히려 이 글이 묘한 억측을 불러일으켰다. 그 이후로도 대통령과 여당 대표 사이의 엇박자설은 이어지고 있다.
...후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