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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수없는(있는) 김장 20kg 후기 3.

김장 조회수 : 2,169
작성일 : 2025-11-28 13:01:38

1. 육수없는 김장 후기 10kg 1편(2022년도 글)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558386&page=1&searchType=sear...

 

2. 육수없는 김장 후기 10kg 2편(2024년도 글)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918237

 

남편이 갑자기 절임배추 20kg이 생겼다면 가져다 준겁니다. 뭐지?? 이건? 이번엔 김장 안하려고 했는데.. 그리고 저는 10kg의 데이타 밖에 없다 말이죠... 20키로라니...... 어쨌든 하기로 합니다ㅎㅎㅎ

 

2024년도 레시피의 2배로 담았습니다. 맛이야 뭐.. 기깔나죠.

 

고추가루 1000

곰탕육수 1000

배 2개 갈고,

무 하나 반 갈고,

찹쌀풀 500ml

마늘 700

생강 140

매실 180

새우젓 1000

액젓 700

건천각 70g

 

남편이 너무 해맑은 목소리로 오늘 절임배추 20kg 들고 갈게~ 이러는 겁니다. 저녁이 치킨 사갈게 처럼.. 일단 알았다하고 동네 곰탕집에 갔어요. 이 나이 먹으니 혼밥도 두렵지가 않더라구요. 곰탕 한 그릇 시키고 1인분 포장 해달라고 하면서 고기랑 파는 따로 달라고 했습니다. 육수도 안뽑는데 이 정도는 넣어줘야지.. 저녁에 절임배추 식세기에서 물빼고(82에 2시간 이상 빼면 안된다던데.. 저는 모르고 24시간 뺌..) 뒷날 아침에 양념 배합하고 오후에 초등 아들들한테 치대라고 시켰어요. 차곡차곡 넣는건 제가 하고.. 김치통 4통 나오네요.

 

김장 중 가장 힘든일은 김치 넣을 공간 만들기와 청각 다지기 입니다. 하동 출신인 아주머니께서 저에게 청각은 칼로 쪼수는 거라고 했습니다. 칼로 대강 썰다가는 김치찌개를 끓일때 지렁이를 발견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작년에는 믹서기에 휘릭 갈았는데 이번에는 쪼사보았습니다. 뭔가 더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손목은 덜덜 합니다만..

 

우리집 가전 중에 가장 고생한 가전이 있다면.. 닌자 쵸퍼 입니다. 무 1.5개와 배 2개를 갈았으니 말이죠. 제가 23년에 김장을 쉬었는데, 늦둥이를 출산했기 때문입니다. 닌자 쵸퍼는 엄마들 사이에서 이유식 제조를 위한 핫템이었습니다. 모유수유하던 늦둥이 셋째는 닌자가 다져주는 고기와 야채를 거부했습니다. 그렇게 고귀하게 유기농, 무항생제만 50g씩 다지던 세련되고 모던한 쵸퍼는 우리집에 와서 처음으로 혹한기를 거치게 된거죠. 작은 쵸퍼에 무를 갈다보니 긴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어쩌면 닌자쵸퍼는 전생에 조선시대 맷돌이었을 수도 있겠다. 진주의 대감집에서 몇 대째 내려온 맷돌이었는데 갑자기 왜란이 일어난겁니다. 맷돌질을 하던 힘 좋은 아낙이 맷돌을 들고 남강으로 가서 왜놈의 머리에 정확하게 조준하고 논개와 함께 강바닥 깊숙히 떨어진거죠. 전생에 나라를 구한 이 맷돌의 한 가지 소원은 세련되고 모던한 맷돌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귀한 셋째의 무항생제, 유기농 쵸퍼의 역할을 위해 블랙과 실버의 멋진 곡선을 자랑하는 닌자쵸퍼로 환생하여 저희 집으로 오게 된것이죠. 비록 이번 김장때는 혹한을 겪었지만 말이죠. 다음 남강 유등 축제때는 닌자 쵸퍼를 가슴에 끼고 가서 남강 바닥에 있는 맷돌과 조우시켜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김장이 끝나 있었습니다. 고생했다. 이름은 비록 닌자지만 너는 분명히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 것이야.

IP : 59.22.xxx.111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5.11.28 1:13 PM (220.125.xxx.37)

    아...미치겠다.
    갑자기 결론은 왜 닌자쵸퍼에요? ㅎㅎㅎㅎㅎㅎㅎㅎ

  • 2. 원글
    '25.11.28 1:16 PM (59.22.xxx.111)

    나이를 먹으니 adhd가 되나봐요...ㅋㅋㅋ

  • 3. .....
    '25.11.28 1:18 PM (211.234.xxx.238)

    레시피 읽으러 들어왔다가 이렇게 맛깔난 글을 읽을 줄은 몰랐어요 ㅎㅎㅎ
    빠져듭니다.... ㅋㅋㅋ

  • 4. ㅇㅇ
    '25.11.28 1:23 PM (223.38.xxx.132)

    원글님은 F입니다 ㅎ

    머리에 떠오르는 웃긴 얘기들을 누군가에게
    들려 주다가 ‘너 F지?’ 라는 소리나 들은 F 씀 ㅋ

  • 5. 또또
    '25.11.28 1:25 PM (121.175.xxx.142)

    글써주세요
    잼있어요
    김장레시피도 감사히 저장합니다♡

  • 6. 원글
    '25.11.28 1:26 PM (59.22.xxx.111)

    F든 T든 이번 김장은 대성공~~♡

  • 7. .....
    '25.11.28 1:27 PM (211.250.xxx.195)

    아흑 늦둥이가 얼마나 귀여울지^^

    원글님 그런데 사골들어가도 김치 익었ㄲ을때 괜찮던가요?
    저도 작년에 이레시피(한김장하신다는분)로했어요
    그런데 고춧가루양이 좀 부족한듯해서 좀 덜붉었거든요

  • 8. 원글
    '25.11.28 1:28 PM (59.22.xxx.111)

    삭아도 괜찮았어요! 울집 김냉이 좋은가? 양념양이랑 딱 맞게 떨어지더라구요. 삭혀서 김치찜, 찌개용으로 씁니다.

  • 9. 원글
    '25.11.28 1:30 PM (59.22.xxx.111)

    저도 한김장한다던분 레시피에서 따온건데.. 그 분 양념이 넘 적더라구요. 그래서 그 분거 2배로 하니 얼추 맞았어요. 이후 양을 2배로 늘여서 했고 성공 했습니다.

  • 10. ,,,,,,
    '25.11.28 1:32 PM (211.250.xxx.195)

    오우
    저도 이번에는 10kg만 하려고요
    감사해요

  • 11. ***
    '25.11.28 1:34 PM (220.95.xxx.155)

    분명 김장레시피를 보고 클릭했거늘

    결론은 진주 남강에 나라를 구한 닌자가 있다는 거군요

  • 12. 저장해요
    '25.11.28 1:36 PM (116.33.xxx.104)

    김치레시피

  • 13. ..
    '25.11.28 1:37 PM (221.159.xxx.252)

    악...안돼 ㅋㅋㅋ 사무실에서 혼자 미친사람처럼 웃었어요 .. 원글님 오랜만에 저에게 웃음을 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 가끔 재밌는 글좀 안될까요~~

  • 14. ㅋㅋㅋ
    '25.11.28 1:48 PM (223.38.xxx.243)

    저는 식당에서 숨죽이며 웃었어요. 이상한 사람 되었을 듯.
    원글님, 만나뵙고 싶네요.
    진주의 대감집에서 몇 대째 내려온 맷돌이었다가 왜놈의 머리를 쪼수고 논개와 함께 진주 남강에 떨어졌다가 세련되고 모던한 맷돌로 태어난 닌자초퍼...

  • 15. ...
    '25.11.28 2:12 PM (118.37.xxx.80)

    의식의 흐름 ㅎㅎㅎ
    좋아요^^

  • 16. 케이트123
    '25.11.28 3:07 PM (210.182.xxx.188)

    전생의 멧돌이 닌자초퍼로 환생
    아 웃겨요.

  • 17. 나무木
    '25.11.28 3:24 PM (14.32.xxx.34)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
    그 이름 닌자
    구매욕구 생기는군요

  • 18. ㅇㅎㅎ
    '25.11.28 5:01 PM (211.250.xxx.42)

    어머님, 저희집에도 닌자하나가 숨어 살고 있는데 저는 다음주에 깨워서 열심히 칼질을 시킬 예정입니다. 40kg 시켜놨는데 20kg 하니 김치통 4통이 설마 뚜껑식 김냉 한쪽 차지하는 4통은 아니죠? 갑자기 작년에 내가 20kg 했나 10kg 했나 헷갈리는 1인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집니다...-_-

  • 19. ..
    '25.11.28 5:23 PM (112.145.xxx.43)

    이글은 닌자초퍼 홍보글 ㅎㅎㅎ
    구매 의욕이 불끈

  • 20. 행복한새댁
    '25.11.28 7:01 PM (175.223.xxx.3)

    에미야.. 요새 누가 딤채 쓰니.. 엘지 일자형이다. 걱정 거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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