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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천한 여자를 가장 위대한 여자로 그린 김수현작가

불현듯 조회수 : 5,495
작성일 : 2025-11-26 17:09:35

사랑과 야망

거기 파주댁이 나오죠. 남능미님..정말 딱 파주댁 그 자체..

파주댁이 남편과 사별하고 자식도 없이 젊은 나이부터 고생고생하면서 

경기도 파주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흘러흘러 와서 

싸구려 술집을 열어요.

한마디로 그 시절에 가장 천하게 취급받던 여자에요.

그런데 대책없이 착하달까 허당이랄까 그래서 동네 사람들이 돈 빌려 달라고 하면 빌려주니 
떼인 돈도 많고요. 그래도 그러려니 하면서 술 팔면서 하루하루 살아요.

그러다 태수엄마가 급전이 필요해서 이 파주댁을 찾아가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되요.

태수엄마가 가난하고 못 배웠어도 강단이 있어서

남한테 아쉬운 소리 못 하는 타입인데

파주댁한테 급전 좀 빌려 달라고 어렵게 말을 떼는데

글쎄 파주댁이 고민 1도 없이 네 빌려드릴게요 합니다.

그러자 태수엄마가 기가 차서 ..자네 돈 많이 떼일만 했겠네...하죠.

그리고 태수엄마가 서울갈때 파주댁도 춘천을 뜨고 같이 올라가서

온갖 형태의 밥집을 해요. 둘이 엄청 고생하죠.

그리고 가게를 열어요 춘천옥..

거기에 파주댁 돈도 투자가 되어 있고요.

처음에 태수엄마의 그 괄괄하고 소리지르고 면박 주고 하니까

술먹고 주사 부리면서 귀여운 반항도 해보고 하면서

어쩃든 그 집 식구처럼 삽니다.

그 사이 파주댁은 버는 족족 태수엄마한테 맡기고 태수엄마는 그 돈을 악착같이 불려요.

그후 춘천옥이 어마무시하게 잘되고 태수도 초반 엄청 고생하지만 사업이 술술 풀리고 사장님을 넘어 회장님이 되고 태준은 우여곡절끝에 그룹 회장이 되고요.

그런데 어느날 파주댁이 선언을 하죠.

고향 파주로 돌아가겠다고요..

사연인즉슨,

남편도 없고 자식도 없이 떠돌이로 술팔러 전국 돌아다닐때는 다들 부끄러워 아는체도 안 하더니

돈 좀 벌었다는 소문이 파주에 나기 시작하니까 

연락을 해대고 노후는 파주에서 보내셔야지 왜 거기서 객식구로 사냐고 한다고..

그 말이 뻔한 말인것도 아는데 그래도 고향가서 고향애들을 내 자식들이다 하고 살고 싶다고...

그리고 본인몫의 재산을 들고 파주로 가서

교육재단을 만들어 이사장이 되고

파주 학생들에게 교육적 혜택을 주면서 여생을 보냅니다

즉 젋어 남편 사별하고 자식없이 혼자몸으로 떠돌면서 술팔러 다녔던 가장 천한 여인이

마지막에는 고향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이 됩니다.

80년대에 김수현 작가는 어떻게 이런 캐릭터를 만들어 냈을까요

정말 이거보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들어요. 

김수현은 그 시절 고대 졸업한 초초초 엘리트 여자인데

가장 천한 여자를 학벌을 뛰어 넘는 가장 위대한 여자로 그려냈어요.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IP : 221.149.xxx.36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ㅁㅁㅁ
    '25.11.26 5:12 PM (104.28.xxx.67)

    이런걸 어케 기억해요?? 드라마 봐도 세월지나면 다 잊는데
    님이 더 대단

  • 2. 저는
    '25.11.26 5:16 PM (106.101.xxx.2)

    김수현드라마때
    호흡을 같이 했던 세대라
    김수현 드라마면 무조건
    보긴했는데 출연진은 반은
    맞추지만 내용은 전혀.
    원글님 대단 하시네요.

    대발이 아버지가 생각나는
    드라마 다시 보고 싶어요.

  • 3. 저는
    '25.11.26 5:17 PM (106.101.xxx.2)

    김수현 드라마
    전성기때로 수정.

  • 4. 진짜
    '25.11.26 5:23 PM (59.15.xxx.225)

    님이 더 대단해요 인정

  • 5. 그런
    '25.11.26 5:26 PM (175.115.xxx.131)

    스토리가 있었군요.파주댁 남능미씨,태수엄마 김용림씨..
    벌써 몇십년전 드라마..파주에 갈일이 많진 않지만 헤이리라도 가게되면 파주댁이 생각난답니다.ㅎㅎ

  • 6.
    '25.11.26 5:27 PM (118.235.xxx.129)

    이런 인물을 기억하고 분석하는 님이 더 대단

  • 7. ㅇㅇ
    '25.11.26 5:28 PM (14.53.xxx.46)

    원글님 글이 너무 재밌어요
    술술 읽었어요
    갑자기 드라마까지 궁금하네요
    초등 저학년때 본걸로 기억하는데
    남능미 배우님 맞죠?
    김용림이 극중에서 너무 무섭고 면박주고 했던것만 기억에 남아요
    결국 파주댁이 성공했군요!
    원글님 스토리텔링 너무 잘하심

  • 8. 단숨에..
    '25.11.26 5:42 PM (218.38.xxx.148)

    드라마가 펼쳐지네요.. 찾아봐야겠네요.

  • 9. ㅇㅇ
    '25.11.26 5:56 PM (118.223.xxx.29)

    와 원글님 요약과 핵심 파악에 천재적인 재주가 있으십니다.

  • 10. ㅓㅗㅎㅎㄹ
    '25.11.26 5:58 PM (61.101.xxx.67)

    대단하네요

  • 11. ..
    '25.11.26 6:17 PM (61.43.xxx.81)

    전 한고은 버전으로 봐서
    파주댁이 이경실이었어요

  • 12. 쓸개코
    '25.11.26 6:21 PM (175.194.xxx.121)

    어릴때 봤던 작품이라 그렇게 자세한 기억은 남아있지 않은데..
    원글님 어쩜 이리 글을 잘 쓰세요?
    남능미씨 말투가 어렴풋 기억납니다. 그 쫑긋했던 귀도요 ㅎ

  • 13. 수현
    '25.11.26 6:29 PM (211.234.xxx.193)

    불현듯님 리스펙~ 글을 그리듯 쓰시네요. 머리속에 그려져요. 단숨에 읽히네요

  • 14. 와우
    '25.11.26 6:50 PM (211.118.xxx.162)

    혹시 전에 전원일기 관련해서도 글쓰신적 있는 님 아니세요?
    정말 리스펙
    너무 예리하고 통찰력있으세요~

  • 15. 영통
    '25.11.26 6:59 PM (183.104.xxx.155)

    이전에 KBS 문화센터에
    드라마 비평가 과정이 있었습니다.
    권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 16. 파노라마
    '25.11.26 7:14 PM (61.105.xxx.165)

    세상에나
    원글님
    김수현씨 못지않은 인재십니다.

  • 17.
    '25.11.26 7:25 PM (218.147.xxx.180)

    그런 내용이었나요 기억나는건 파주댁
    김용림씨랑 한옥집도 기억하는데 스토리는
    잘 기억못하거든요

  • 18. 쓸개코
    '25.11.26 7:33 PM (175.194.xxx.121)

    원글님 글 읽고 생각난 작품이 있어요. 대충 적어보자면..
    제목은 곰탕.
    여주인공은 김혜수이고 남편은 류시원.. 잠깐 출연이지만 독립운동하는 청년으로
    정우성도 나오고 그랬었어요.
    김혜수 남편은 허구헌 날 바람피고 밖으로 돌고.. 그러다 어느 날 요란한 복장의
    천한 여자를 달고 고향으로 내려옵니다.
    중간 내용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남편은 또 바람을 피고 밖으로 돌고..
    일본 순사가 김혜수를 겁탈하려는 걸 남편이 데리고 온 그 여자가 '저 여자는 건들지 말라고'
    대신 겁탈을 당합니다.
    그때부터 둘은 가까워져요.
    둘은 장터에서 국밥장사를 시작해서 할머니 되고 생을 마감할때까지 함께해요.
    나이든 주인공 할머니는 김용림씨였고요 그 바람난 남편이 데려온 여자는 김수미씨였어요.
    모두 연기가 훌륭했고 해외에서 상도 탔던 작품..
    이 작품도 원글님이 말씀하신 천한 여자가 위대한 여자로 바뀐 작품이네요.

  • 19. 곰탕 정정
    '25.11.26 8:12 PM (211.223.xxx.123)

    순사가 아니고 남편없이 김혜수랑 그 여자랑 처첩이 같이 공장다녀요.
    거기 공장장이 얌전하고 이쁜 김혜수를 넘보는데 첩이 질투인척 하면서 대신 당해주죠.
    곰탕 저도 인상깊은 작품이에요.
    과거 단막극 특집극들이 작품성 있는 게 많았죠.

  • 20. 쓸개코
    '25.11.26 8:16 PM (175.194.xxx.121) - 삭제된댓글

    이런 ㅎ 순사가 아니라 공장장이었군요! 제가 일본사람만 기억하고 맘대로 기억을 바꿔버렸네요^^;
    제 기억에도 겁탈당하는 장소가 공장같은 장소였던것 같아요.
    윗님 정정 감사합니다!

  • 21. 쓸개코
    '25.11.26 8:17 PM (175.194.xxx.121)

    이런 ㅎ 순사가 아니라 공장장이었군요! 제가 일본사람만 기억하고 맘대로 기억을 바꿔버렸네요^^;
    제 기억에도 겁탈당하는 장소가 공장같은 장소였던것 같아요.
    윗님 정정 감사합니다!

    참 그리고 김혜수의 아역은 류현경씨였어요.

  • 22. ㅋ..
    '25.11.26 9:16 PM (92.224.xxx.49)

    곰탕기억나요.. 그리고 마지막ㅇㅔ 신장까지 기부해주지 않ㅇㅏ요? 형님 살린다면서..
    원글님 멋지시네요. 생각 못ㅎㅐ봤는데.. 김수현 작가는 정말 그런 이야기 잘 썼어요.
    낮은 곳에서 가장 천한 곳에.. 신이 있죠 역시.
    반면 그 옛날 부터 김수현 드라마는 신데렐라로 시집가도 꼭 좋은 꼴 못보는..
    반대인 이종원도 마찬가지..
    재벌들의 이상한 지배욕 욕망도 잘 풀어냈었죠. 사람들이 불꽃에서 차인표 분노의 양치질만 기억하는거 정말 슬퍼욬 겉은 번드리리하고, 반짝 거려도 그건 미끼같은것. 결국 인간은 본성이고, 현대의 여자들이 알아차려주기를 바라고 쓴 것 같던데.

  • 23. ㅋ..
    '25.11.26 9:26 PM (92.224.xxx.49)

    심은하 나왔던 청춘의 덫도 유호정 캐릭터 너무 멋졌잖아요.
    이쪽도 방계고, 심지어 여자라 항상 무시당하고 별 영향력이 없었고
    첩이라도 자기가 그 남자 맘은 잡고 살았다고 생각하는 엄마 밑에서
    진정한 사랑만 보고 이종원을 만났는데..
    오빠의 부인이 될 사람이 심은하라 자기가 포기하고 유학.
    결정타가, 본가 어머니한테.. 자기는 이혼해주고 떠나려고 했는데 아버지랑 시어머니가 잡아서 못떠났다.. 그 진실을 알고, 술과 착각에 쩔어있는 자기 엄마 그윽히 한 번 바라보고.
    비밀 지켜주고 ..심은하에게 너도 절때 말하지 말라고. 비밀 가지고 살라고. 니가 말한대로 우리 오빠 신발 해주라고. 약속하라고 하고 다짐 받고 떠나잖아요.
    유학가서 이종원한테 내가 우리 둘 만 살 수 있는 곳 만들면 오라.
    하지만, 이종원은 그마져.. 기껐 자기가 차지하고있는 부장자리 아까워 외면하는 듯 한 엔딩.
    결국 정말 위대한 사랑을 한건 유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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