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4자회의 East Asia Quadrilateral Dialogue 컨퍼런스, 그리고 윤동주 시비>
한미일중 네 나라에서 외교, 안보, 경제, 과학, 기술, 시민사회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석한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는 일본 국회 중의원회관에서 열렸고 작년에는 우리나라 국회에서 열렸었습니다. 올해가 3번째이고 저는 한국 외교광장의 초대로 참석했습니다.
사흘에 걸쳐 시간이 이렇게 빨리가나 싶게 각 나라의 현안, 그리고 해법모색까지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전문가들과의 토론은 늘 불꽃 튀깁니다. 마지막 날에는 일본 의원들과의 열띤 대담까지 마쳤습니다. 한국에서는 외교광장을 이끌고 계시는, 그리고 이 컨퍼런스를 공동주관하신 김준형 의원님과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님이 함께 해주셨고, 동아시아에서의 평화를 위해 한국 국회에서 움직일 수 있는 여러 숙제들을 도출하였습니다.
저는 외교전문가는 아니지만, 국회 외평포럼도 정회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고, 한미의원연맹의 이사이고 한·중 의회 정기교류체제의 부회장이기도 합니다. 그러한 활동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제는 기술외교가 외교현장의 테이블에서 가장 중요해지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하여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날 공항으로 가기 직전 짬을 내어 제가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님의 시비가 최근 만들어진 릿쿄대학에 다녀왔습니다. 그의 마지막 완성본 시 '쉽게 쓰여진 시'를 다시 읽으며 이 교정을 걸었을 시인을, 조국의 독립을 갈망한 독립투사를 떠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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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씌어진 시 - 윤동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1942년 6월 3일
출처: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pfbid02xg2QWcDsCoy6tckoJsu5Gx3qZgW... 615572390083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