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님 10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효자 남편 때문에 차례는 지내는 며느립니다.
외아들이라 아무도 안오고 전, 나물 등 살 수 있는 건 다 사고 탕국만 끓이니까 할 일이 크게 많지는 않아요.
무엇보다도 살아계신 동안에 시어머니가 사람을 하도 들들 볶아서 시어머니 안계신 상태로 명절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까지 드는 며느린데요.
어제 추석 당일에 큰시누가 전화오더니 자기딸은 명절 준비 안한다고 아주 밝은 목소리로 자랑을 하더라구요.
큰시누 딸이 결혼한지 한 오년 됐는데 시부모님하고 전날 동남아 휴양지로 떠났대요.
연휴 꽉 채워서 목요일에 돌아온다나요.
지 동생하고 통화하면 됐지, 굳이 날 바꾸라 하더니
<올케~ 고생이 많네~ 우리딸은 차례상 안차리는데~ 어제 시부모님하고 여행 갔는데~ 호호호~ 어쩌구저쩌구...>
누가 지딸 차례상 차리는지 안차리는지 물어봤다고...
그간 20년간의 행태로 봤을 때 저건 저 기분 나쁘라고 하는 소리거든요.
성질같아선 <아뇨 형님~ 고생이라뇨~ 시부모님 안계신 것만으로도 감사해서 명절 준비 하나도 안힘들어요~>라고 하고 싶었는데 그냥 대충 대답하고 말았습니다.
근데 좀 궁금한게...
요즘 며느리들은 명절 준비 안하고 시부모하고 여행가면 즐겁나요?
저는 사이좋은 시어머니를 못겪어봐서 그런지 며칠씩 같이 여행가는거 너무 싫거든요.
아이가 유치원 다닐 때였는데 시어머니가 미국 사는 딸한테 다녀오려고 하면서 절 데려가려고 하신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저 정말 식겁했거든요.
미국을 못가봤던터라 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시어머니랑 같이라니 가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었어요.
고부간 사이 좋으면 좋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한데 그래도 며칠씩 되잖아요.
명절은 전날 일 좀 하고 당일에 차례 지내고 집에 가면 되니까 길어야 1박2일이고 잠은 집에 가서 자도 되는데 여행은 훨씬 길고 방 따로 쓴대도 계속 같이 붙어있는 건데 그게 과연 좋을까 싶은데요.
요즘 30대 젊은 며느리들은 짧은 명절 준비보다 시부모와 함께라도 긴 여행을 더 좋아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