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길에서 유기묘 냥줍을 해서 임시보호를 하게 되었어요.
실내에서 곱게 자란 아이라
밖에서 밥도 못먹고 배변도 제대로 못해서
집에 오자마자 사료 고봉으로 먹고,
임시화장실에 모래 깔아주자마자
응가 쉬야를 아주 거창하게 하더라구요.
밤에 좀 불안해 하면서 잠 안자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애옹거리더니,
낮이 되니 마음이 놓이는지 늘어지게 자는거에요.
거실 한가운데 제 쇼파에서 하루종일
지 집인양 대자로 뻗어 자서
가끔 숨 잘 쉬는지 확인만 했어요.
그렇게 10시간 넘게 자고
제가 필요한 물건 사러 15분 정도 나갔거든요.
근데 그 사이에 잘 자고 있던 애가 없어진거에요.ㅠㅠ
저희집 구조가 침실, 빈방, 옷방겸창고방, 거실주방
이런데
옷방은 짐이 많고 너무 숨을 곳이 많아서 닫아놓고 있었어요.
빈방에는 진짜 아무것도 없어서 안보일수가 없고
침대밑에 숨었나 침대 들어내고
컴터 본체 들어내고
화장대 들어내고
서랍장 다 열어보고
티비 서랍장 열어보고
싱크대장 다 열어보고
창문으로 떨어졌나 창문도 흔들어 보고
혹시 내가 나올때 현관문으로 같이 나왔는데 내가 못본건가..
완전 멘붕이었어요.
마지막으로 설마 하는 마음에 닫혀있던 옷방에 문을 열고 이름을 불렀거든요.
근데 옷장꼭대기 천장 사이에서 애옹 소리가 들리는거에요 ㅠㅠ
이 놈이 닫힌 방문을 열고 들어가서
다시 문을 닫고
옷장 꼭대기에 앉아 있었다는게 말이 되나요...
근데 그 일이 진짜 일어났습니다..ㅋㅋㅋ
아까 아기고양이 찾으셨다는 글 보고
이런일도 있다하고~ 글 올려봐요 ㅎㅎ
여담으로
낯선 집에 오자마자 골골송 부르고
만지면 발라당 하고
문 열고 닫을 만큼
애교많고 똑똑한 아이를
왜 유기하는지! 진짜 천벌받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