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편부모에 무척 가난한 삶을 살았고 악착같았고 노력했고 지금 기준 평범하게 지내요.
결혼할때 감사하게도 시댁에서 경기도 좋은 곳에 집을 해주셔서(대출이 반이었지만 무척감사한 일이죠)
기반으로 남편과 저 기준 아주 평범한 노후는 보낼 수 있을 만큼은 해놓은 것 같아요.
평생 맞벌이 하면서 투잡도 하고 있고, 정년이 연장되면 남편보다 제가 더 일할 것 같구요.
제가 낼모레 50인데,
저도 받았으니 아이들에게 꼭 뭐라도 해줘야지 하는 마음에 자꾸 무리를 하게됩니다.
투잡으로 하는 일도 점점 힘에 부치고 투자공부하는 것도 마음이 급해져서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멈추지를 못해요.. 아이들은 아직 어려요.. 이 아이들이 커서 어떤 아이로 자랄지 모르는 일인데,,
(투자를 잘하고 저보다 재산을 더 불릴 줄 아는 아이들로 자랄 수도 있으니까요)
자꾸 걱정하고 아이들 앞으로 뭘 더 해주려고 하는 모습에 남편이 어제는 한소리 하더라구요..
뭐 큰게 아니라 소액으로, 보험으로, 자꾸 뭔가를 아이들 이름으로 진행하려고 하다보니
제가 점점 몸이 힘들어 지는 느낌이 들어요.
의미없다.. 아이들에게 맡겨야 한다.. 지금 투자는 아이들에게 경제공부를 시키는 것이 더 최선이다 알고 있으면서도 습관이 무섭고 내가 없는 시기에 아이들이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하는 불안이 자꾸 저를 옥죄이는 느낌이 들어서 생각을 바꾸려고 노력하는데도 잘 안됩니다.
아빠가 제가 중등때 돌아가셨는데 그날의 기억이 저를 지배해서 그런걸까요...
아무런 경제적인 능력이 없는 엄마의 앞가림을 장녀인 제가 평생을 해와서 그런걸까요..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만두질 못하겠어요...
몸이 힘들어요..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사업장에 갔다가 아이들 밥 준비를 하는데 오늘은 아무것도 못하고 출근하는데도 힘들더라구요.
지난번에 오래된 아이 친구 엄마들과 이야기중에,
생각보다 노후준비가 전혀 안되어 있어서 약간 놀랬어요.
아무도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하는 어떤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더라구요..
돈이 있고 없고가 아니라 내 삶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마인드가 낯설었어요..
전 한번도 내 삶을 중심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거든요.
유년시절은 친정엄마를 살피느라 내가 없었고,,
청년시절은 서울로 상경해서 살아내야 하는 친정의 다섯이나 되는 동생들이 우선이었고,
결혼해서는 몸이 약하고 우유부단한 남편이 우선이었고,
아이들을 낳고서는 아팠던 큰아이 자주 다치는 둘째 아이가 우선이었어요...
자려고 누었는데 괜히 눈물이 나더라구요..
한번도 내 인생에 제가 먼저였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살았고 이제서야 이런 생각들을 하는게 서글퍼서였을까요..
그래도 저는 또 멈추지 못하고 몸이 부서져라 일하고 다리가 퉁퉁 부어도 집에와서 밀린 일들을
다하고나서야 몇시간 자는 삶을 지속하겠죠...
아침부터 일이 손에 안잡혀 82에 털어놓아요..
이럴려고 태어난거 아닌데 말이죠..
더 여유있고 더 느슨하게 잘 살 수도 있는건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