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뿐 아니라 어떤 생명체도 자람을 함께 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 자식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큰 아이 어릴 때 만난 동네 언니, 제가 참 좋아하고 의지했어요.
오랫동안 직장생활하고 처음 학부모 세계에 들어가면서 상처도 많이 받고 요령없이 행동한 것들이 뭇매를 맞고 하는 과정 중에 이 인연을 만났는데,
사리분별이 확실하고 나누는 것에 인색하지 않고 아이들 가르키는 직업에 있어 소명을 다하고,,
워낙 중고등 남아들을 많이 보면서 언니의 육아 목표는 자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하고 키웠고, 그렇지 못한 그릇을 가지고 있는 저도 언니를 보면서 많이 배우고 의지하고 힘든 일 있으면 기대고 하는 육아동지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아주 가깝지도 그렇다고 멀지도 않은 그런 관계로 지내왔는데,
몇일전 차한잔하려고 만난 자리에서 아이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아이가 아주 힘든 과정을 지나고 있더라구요.... 약의 도움도 받고 있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아 입원을 고려중이라고...
세상에.... 저는 언니같은 엄마면 인생에 부러울 것이 없겠다고 할 정도로 육아에 몰입하지도 그렇다고 방관하지도 않으며 그 적정선을 지키는 부모였는데, (형부도 저희 남편과 같은 업종이라 친합니다)
참 육아는 어디로 튈지도 모르는 탱탱볼.. 뽑기 같은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이 언니 뿐 아니라 제가 맺고 있는 인연들 중 겉으로 보기엔 평범하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아이들이 죄다
조금씩 힘들어해요.. 공황도 있고 우울도 있고 자해도 있고...
그렇다고 그 부모가 문제가 있냐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좋은 분들이고..
자녀교육에 애쓰시는 분들인데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한 인간을 온전하게 키워내는 일이 이리도 어려운 일인가 싶어요..
전 아직 아이들이 초중등이라 그 과정이 어떤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저도 곧 어떤 형태로든 겪게 될 일이라고는 생각합니다.
예전에도 지금도 공부가 전부인 세상인 듯 했는데
아이들을 키워가면 갈수록 공부가 젤 후순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요즘은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그에 앞서..
도대체 어떻게 키워야 아이들을 내가 손해여도 남에게 베풀 줄 알고
어른이 잘못을 바로 잡아주면 그것에 감사하여 고칠 줄 알고 ..
어려운 일이 있으면 스스로 헤쳐나갈 생각을 하고
타인과의 대화에서 즐거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키워낼지 ...
너무 걱정이 되는 날이었어요..
근데 내 자식만 이런 사람으로 키워낸들 그게 사회에서 잘 발현되며 살아갈 수 있나?
상대방이 안그런데?
참으로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