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는 초등 5학년 여자아이인데
오늘 미술 수업시간에 코일로 인체 동작 만들기를 하다가 글루건에 화상을 입었어요.
글루건 쏜 건 담임선생님이시고,
저희 아이는 코일로 만든 걸 잡고 있었는데
아이 말로는 선생님이 지시하신 거랑 다르게 자기가 손 위치를 잘못 잡았다고 해요.
어쨌듯 녹인 글루건이 손에 떨어졌고
저희 아이가 뜨거워서 자기도 모르게 손을 비비면서 3군데 정도 화상을 입었는데
두 군데는 물집이 잡혔고 그 중 한 군데는 찬물에 손 담글 때 글루건 굳은 게 떼지면서 손가락 피부가 1cm 정도 벗겨졌어요.
아이가 바로 알리지 않아서 하교 후에 알았는데
글루건에 데었다고만 들었을 때는 얼마나 심하겠어? 싶었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는 상처가 크더라구요.
(깊게 벗겨짐)
병원 가봤자 드레싱 말고는 해줄 게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약국에서 화상용 연고랑 화상용 메디폼 사서 붙혔어요
(손가락, 손날 부분이라 자꾸 떨어지네요 ㅡㅡ)
한숨 돌리고 난 후부터 옹졸한 마음이 부글부글...
5학년이기도 하고 뼈가 상한 게 아니기는 하지만
보통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선생님이 아예 설명이 없으신가요?
병원진료 보지 않을 거라서 치료비 청구는 하지 않을 거긴 한데요.
아이들끼리 일어난 일도 아니고 당신이 글루건을 쏜 당사자이기도 한데,
어느 정도 설명은 있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 연락은 없으시더라구요.
아이 말처럼 아이가 손 위치를 잘못 잡았으니 아이 잘못이라고 생각해야 하나요?
요즘 학부모 교권침해가 심각한데, 나도 그런 진상 부모인가 싶기도 하고
설명을 들으나 안들으나 무슨 차이가 있나 싶기도 하고 그렇네요.
덕분에 저희 아이는 오늘 학원, 태권도를 모두 쉬었습니다.
손이 화끈거리고 욱신거려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으시다는 합당한 이유와 함께
다쳤으니 잘 먹어야 한다면서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야무지게 먹고 저녁까지 먹고 배 뚜드리고 있는데
저만 옹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