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같은 성격의 엄마였어요.
아빠가 일찍 돌아가시고 혼자서 저랑 오빠 키우느라
우여곡절 많았어요..
안좋은 기억들이 많고 , 엄마하고 대화하고나면
기분이 다운되고 자존감도 떨어지고 해서
제가 결혼후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살고 있었어요..
연락도 거의 안하면서요..
그러다가 최근에 엄마도 노쇄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가끔씩 얼굴을 보는데..
자꾸 저만보면 마음공부하라고 하시네요.
유튜브 주소 보내주고 봤냐고 확인하고..
본인이 크게 아프고 나서
우연히 알게된 절에서 마음공부를 했는데
너무나 큰 깨달음을 얻고 (본인이 지은 죄를 알고 뉘우치는 등의)
큰 행복감을 느꼈다면서 계속 저한테 권하더라구요..
그냥 대충 듣고 넘어가려니까.. 갑자기
너도 엄마처럼 크게 아파봐야돼~! 네가 몰라서 그래~! 이러는데
너무 놀라고 상처받았었어요.
본인이 좋고 행복했던 경험을 딸도 해봤으면 하는 그 마음은
이해가 갔지만 전형적인 사이비종교에 빠진듯한 모습에
가끔 보되 깊게 얘기하지 말아야겠다 하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반찬이랑 이것저것 갖다준다면서 저희 집에 왔어요
한참 대화하다가 결국 그 마음공부 얘기를 또하는거예요
이얘기는 반드시 해야겠다 라는 결연한 말을 시작으로
제 과거에 있었던 안좋은 기억들, 잘못들을 상기시키면서
그런 죄를 그냥 덮고 넘어가면 안된다며..
저는 갑자기 울컥하여
내가 살면서 잘못을 저지른적 많긴 하지만
어려서 잘 몰라서 했던 행동들.. 떠올리면 마음아픈 그런 일들까지
굳이 끄집어 낼 필요가 있냐? 오히려 엄마는 나를 위로하고
안아주는 유일한 사람이어야 하는것 아니냐고 했어요
역시나 제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본인 말만 쫙 늘어뜨리고
당장에 저의 업보들을 뉘우치고 천도?인가 뭔가를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것처럼 말하는데 협박처럼 들리고
불쾌하기 짝이 없어서 울고만 있는데
본인은 자기 할말을 다 해서 그런지 가방을 챙기고 간다고 하더군요
엄마가 간 이후로 계속 눈물만 나고
검색해봤더니 그 절은 사이비까지는 아니더라구요.
어찌됬던 아무리 좋은 것도 남의 상처나 약점을 들춰내서 해야하나?
옛날부터 육아에 서툴고 대화가 거칠더니
우리 엄마 안변했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함께 나이들어가면서 친구처럼 지낼 수 있을까 싶어 기대했는데
또다시 거리를 두어야 할때가 된것 같아서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