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내내 특별할 것 없이
시간을 보내 버렸어요
벌써 오늘도 다 가고
내일은 또 출근...
집에서 덩굴거리면
시간은 왜이리 빨리 지나고
또 무의미하게 보낸 것 같아
죄책감 같은 게 들어요
좀 허무하고요
오늘 오후가 되어서야
연휴때 염색을 했어야 했는데
쉬면서 그것도 안해서
뒤늦게 후회. ㅜㅜ
분리수거 하러 나가면서 집 뒤
아파트 사이에 맨발길 걷고
동산 둘레길 걸어오려고
챙겨 입고 나가면서
입은 반팔 티셔츠가 이십년이 넘은
티에요
이십사오년 됐을거에요
톡톡한 원단에 빨간 색
앞은 귀여운 캐릭터가 프린팅 되어있고
글자도 프린팅 되어있는.
여름 한철 입는 티셔츠라고 해도
이십년이 넘었는데 색도 쨍하고
늘어짐이 없는 톡톡함
거기다 프린팅이 벗겨질만도 한데
멀쩡하고요
좋아하는 티셔츠기도 하지만
옛날 옷이 참 짱짱했다는 걸
다시금 느껴요
그냥 티셔츠라 유행하고 큰 상관도 없고
요즘은 찾을 수도 없는 톡톡한 원단과
귀여운 캐릭터 때문에
오래됐어도 맘이 더가고 그래요
이 티셔츠를 입고 찍은 이십대
어느날의 사진을 보면
재밌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고...
저녁엔
갈은 돼지고기 볶아서 고추장이랑
된장, 이것저것 넣고 볶은 쌈장
만들어서 쌈 싸먹으려고 준비하는데
앞전에도 똑같이 해서
맛있게 먹었지만 돼지고기의 냄새가
살짝 나서 그게 조금 아쉬웠었어요
오늘도 갈은 돼지고기를 볶다가
십오년쯤 전에 만들어 놓고 방치되다 시피
한 아카시아 주가 생각났어요
알콜은 거의 다 날아갔는데도
아카시아 향과 1%의 알콜이 남아있는...
이걸 넣고 데쳐내다시피 볶아내서
만들었더 돼지고기 잡내가 하나도
안나서 맛있는 거에요
힘들게 만들어놓고 독해서 안마시고
그렇게 방치했다가 알콜이 거의 다
날아가서 또 안먹다가
버리기는 아까워서 뒀던 걸 뒤늦게
이리 사용하면서
괜히 기분이 좋더라고요
아.. 근데
벌써 11시가 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