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언니가 서울에서 수술을 하게 되어
작은언니가 4박5일 간호했는데
매일밤 병원에 있는 언니들과
자영업을 하는 내가
영상전화를 주고 받는데
언니들이 매일 나에게
우리 동생은 일도하고 아이도 키우고
열심히 산다며
장하다 장하다 칭찬하다가
마지막 밤 갑자기
그런데 너는
누구를 닮아 그렇게 못 생겼냐며
참 이상하다
아버지도 잘 생기고 엄마도 예쁜데
대체 너는 누구를 닮아 그렇게 못 생겼냐며
학교 다닐 때 개그맨 최양락씨 닮았다더니
지금 봐도 아직 그 얼굴이 좀 남아있네 하더니
또 갑자기 화제를 전환하며
늦었다 어서 마치고 들어가라 하더니
밤길 조심해라 해서
아니 내가 이 나이에 최양락 닮았는데
무슨 밤길을 조심하고 말고 할 게 있겠어
그냥 들어갈게 조심 안하고 대충
그냥 들어가면 되지
조심할 일이 뭐가 있겠어
왜 일 잘하고 있는데 왜 영상전화해
개그맨을 닮았니 마니
집에 와서 분하고 원통해
남편한테 말했더니 남편이
시골출신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았는데
최양락 닮은 여자와 결혼할 운명이었다니 하며
땅이 꺼져라 한숨
어머니. 어머니가 정말 원망스러워요
딸을 낳으시며 최양락 닮게 낳으시다니요
평생을 이렇게 살아갑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