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어제 전화가 와서는
직장 근처 마트에 맥주사러 들렀는데
열무를 엄청 싸게 판다면서 사람들이 다 몰려있다는거에요.
(이마트 같은데 아니고 공판장 같은 마트인데 좀 큰 곳 )
그러면서 열무김치 먹고 싶다고 엄청 싸다고 자꾸 그러길래
나 열무김치 담을줄 몰라! 하고 끊었는데 좀 미안하기도 해서 그냥 사오라고 했어요.
그러고 남편 올때까지 1시간 걸리니까 저는 후다닥 유튜브 2배속으로 열무김치 담그는 법 검색해서
막 메모까지 해가면서 공부하고요.
밀가루로 풀쒀서 식혀놓고
마늘이랑 생강이랑 무까지 넣어 갈아넣고 액젓, 매실청, 설탕 넣고 양념 싹 만들어놓고,
옛날에 쓰다 어디다 처박아놨는지도 모르는 천일염을 찾느라고 서랍을 다 뒤지고
큰 다라이랑 소쿠리 찾아와서 딱 남편오면 받아서 절이고 해보려고
진짜 만반의 준비를 다 했다는거 아닙니까?
사온걸 딱 풀러서 꺼내봤더니
아놔.... 열무가 아니고 시금치....
시금치를 한보따리 사온거에요.
시금치가 우리가 먹는 남해시금치 이런것처럼 짧뚱하고 알찬 거 아니고
노지 시금치처럼 길다랗게 자란거 있죠? 그런 시금치를 사왔더라고요.
시금치 씻어서 시금치국 해먹고
남은 양념 어디다 해치울지 지금 고민중이에요.
김치는 한번도 담아본적이 없는데
열무김치용 양념이랑 풀 쒀놓은거 있는데 쉽게 어디다 써먹을까요?
배추 겉절이라도 해먹을까요?
열무를 새로 사다가 하기엔 전 이미 열무김치 머릿속으로 서너번 만들어서 지쳐버렸어요.
이미 머릿속으로 열번도 더 다듬도 씻고 절이고 다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