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팀 25명인데 결혼했거나
연애하거나 다 그래요. 나만 짝이 없어요. 나만 결혼도 못했고
연애도 못하고 있어요. 저는 제가 능력이 없으니 감내하고 사는데 ... 남들이 얼마나 불쌍하게 볼까요? 저 아저씨는 결혼도 못했고 연애도 못했고 불쌍하게 산다. 참 안타깝다. 이럴 거 같아요.
아마 되게 불쌍하게 볼 거예요.
서른 후반부터 마흔때까지 정말 많이 외로웠어요. 정말 그 외로움이라는 게 24시간 동안 몸에 퍼지는 알약 같더라구요. 타이레놀에도 서방정이라고 느리게 천천히 퍼지는 거 있잖아요? 그런 알약 같아요. 하루종일 짝사랑 그녀만 생각나고 공부도 할 수 없었고 어떤 것에도 집중할 수 없었어요. 근데 누구도 만날 수도 없었고 연애도 할 수 없었어요. 자격증 실기봐야 하니까, 승진 준비해야 하니까, 어학 시험 준비해야 하니까, 내가 지금 이러 때가 아니니까 이러면서 나중으로 미뤘더니 ... 이렇게 돼버렸어요.
이제는 나이를 더 먹어서 어떤 의욕이 없어요. 모든 것이 귀찮고
꼭 해야 하는 업무나 절대 하지 않으면안 되는 건 미루다 미루다 억지로 겨우겨우해요. 조금이라도 사랑에 대한 의욕이있던 그 시절에 인스턴트 연애라도 흔한 만남이라도 해볼 걸 그랬어요.
나 자신에게 너무 미안하고 불쌍해요. 누구나 부러워하고 시기 질투하는 그런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니고 초년에 등과해서 나이에 걸맞는 직위에 있지 않고 돈도 없고 키도 작아요. 아파트조차 없어요.
다들 여자친구랑 주말에 데이트하고 여행 다녀오고 그러는데
나만 오늘도 기출문제 공부해야 해요. 이지영 강사가 결실을 이루지 못하면 행복도 원할 때 누리지 못한다고 말씀하시던데 제 꼴이 딱 그 꼴입니다. 올해 운세 보니까 문서운도 있고 연애운도 있다는데 언제 어떻게 온다는 건지 ...
남들 모르게 자격증도 공부하고 어학시험도준비하고 있는데 다들 속으로 그럴거같아요. 저 녀석은, 저 아저씨는 연애 안 하고 도대체 뭐하는 짓일까. 이럴 거예요. 오늘도 남들의 행복에서 뿜어져나오는 광채에 눈부시고 눈감고 고개숙였습니다. 오늘이 힘들고 재미 없지만 나중엔 나중엔 나도 남들처럼 연애하면서 결혼도 하고 그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요즘 결혼하는 남자들은 다들 돈이 좀 있거나 돈을 좀 누가 도와주거나 아파트가 있거나 그렇더라구요.
앞으로 더 외롭고 앞으로도 이 비참함이 더 무거워질텐데
전 어쩌죠? 그때마다 터지는 마음, 답답한 마음을 이렇게
여기 저기 하소연하면서 해소하는 방법밖에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