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마디(5.19)
*김문수, 이제 끝이다
(약간) 충격을 받았다. 김문수 얘기다. 저 인물이 지난 날 변혁의 열정을 불사르던 젊은이였나? 노동자로 공장에 위장취업 했던 서울대생이었나? '노동해방'을 부르짖던 혁명가였나? 89년인가, 90년에 내가(시사월간지 기자였다) 구로공단 근처 허름한 찻집에서 접선하듯 만났던 그 김문수가 맞나?
세상이 다 아는 김문수의 전향(변절)을 더 말할 필요는 없다.
다만 너무도 초라하게 퇴행해버린 한 인간존재에 대한 서글픔을 말할 뿐이다.
김문수는 며칠 전 광주 5.18 묘소에서 박관현 열사의 묘를 찾아 눈물을 쏟았다고 했다. 김문수가 흘린 눈물의 의미는 무얼까?
인간의 여러 얼굴을 한 붓으로 그리기는 어렵다고 치자. 당신들은 변하지 않았느냐고 항변한다고 치자.
그렇다고는 해도 어젯밤 첫 대선후보 TV토론회에 나온 김문수는, 30여년 전의 이미지가 아직 머리 한 귀퉁이에 남아있는 내게는 충격이었다.
너무 오래전 멈춰버린 것에 틀림없어 보이는, 최소한의 수치조차 잃어버리고 친미반공, 친자본 반노동의 낡은 레코드를 틀어대는 김문수는 차라리 고통이었다.
이 무슨 어이없는 연민인가. 세속의 권력을 좇느라 망가진 영혼이거늘.
그 망가진 영혼이 더 큰 권력을 탐하고 있거늘.
내란수괴를 옹호하고 내란정권을 이어가겠다고 파렴치한 얼굴을 뻔뻔스레 내밀고 있거늘.
안될 일이다. 김문수, 그대는 이제 끝났다. 나의 연민도 이제 끝이다!
ㅡ80년 해직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