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우아한 거짓말이라는 영화를 봤어요.
거기서 어떤 아이가 왕따를 당하고 있는데, 중국집 하는 아이가 생일 초대를 해서 가죠.
2시가 약속시간인데 일부러 왕따당하는 아이한테만 3시라고 알려줘서 늦게 오게 만들고, 또 거기서 그 애만 빼놓은 단톡을 만들어 뒷담화를 해요.
그리고 면전에 놓고 험담을 하기도 하는데, 그 아이 이름 대신 '그 언니'이야기라고~ 제 3자 얘기하듯이 앞에서 히히덕거리며 '언니'에 대해 험담하고 웃고 놀죠.
그 때 갑자기 생각나더라구요.
자랄 때 엄마가 저를 3인칭으로 칭하면서 다른 형제들이랑 서로 허벅지 누르며 신호 주고받고 제 얘기하던 기억이요.
제 아이가 한참 자라고 나서야 저도 알게 됐는데, 저는 내향인이에요. 그래서 조용히 책읽는 것이 좋았고 눈치도 빠른 편이 못됐어요. 몇몇 친구는 있었지만 그렇게 오래 지속되거나 맨날 만나 놀거나 그러지는 못했구요.
이런 성격이 엄마는 이해가 안됐던 건지 걱정이 되었던 건지 제가 친구 없다는 얘기를 언니랑 주고 받곤 하더라구요.
느리고 뭘 잘 모르니까 만만하기도 하고.
좀 더 커서 성인이 되어서는, 엄마랑 안맞고 그래서 말을 잘 안했는데 가끔 제가 신이 나서 얘기할 때가 있는데 그럼 또 다른 자매랑 신호 주고 받으면서 3인칭으로 제 얘기를 해요. 오늘 말문 터졌다는 식으로 말이죠. 다 커서니까 다 안다면서 화내기도 하고 모른척도 하고 했는데,
그렇게 자라서인지 저에게는 수치심과 억울함이라는 감정이 크게 자리하고 있어요.
혹시 다른 분들도 이런 경험 있는 분 계실까요?
저희 엄마는 저한테 왜 그러셨을까요?
아버지도 문제가 많은 분이라 평생을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그 스트레스 때문이셨을까요?
그러고 보니 그 제 3인칭 험담의 주인공이 아버지가 된 경우도 많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