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를 깎아주시는 분이 오셔서
잔디랑 깎아주시고 가셨는데요
잔디는 바싹 깎아주셨고
수목은 동그랗게 모양 잡아주시고 가셨어요
가만히 거닐다가 문득 드는 생각
이게 더 이뻐진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까는 잡초도 있었지만
꽃도 있고 풀도 있고
나비도 벌도 많았는데
지금은 싹 다 사라졌어요
진짜 빡빡머리 깎은거처럼요
암것도 없는곳을 거니니
땅바닥은 아주 깨끗하고
나무는 똥글하고 깔끔한데
오늘은 이상하게 뭔가 기분이 묘해요
전같으면 그냥 와 역시 돈들이니 좋구나 했을텐데
오늘은 갑자기 왜 돈주고 이런걸 하지? 이게 딱히 더 이쁜것도 아닌데
그냥 다 없어졌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거예요
아마도 오늘 아침에 잡초일지언정 꽃들에 파묻혀 너무 행복했어서
이런 기분이 드는가봐요
잡초도 뽑아서 나물도 해먹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냥 발밑이 시원하기만 할뿐.
마음도 조금 시원하지만 섭섭해요
그 생명체들 다 어디로 어디간걸까요 ?
그냥 그거는 그거대로 좋고
지금 이런상태는 또 이대로 매력있고
그런거겠죠?
또 기다리면 봄이 오나니..
또 무성해지겠죠
까까머리되니 그게 또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