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가 우는 밤입니다
꽃잎이 분분하게 흩어지더니
친구 아버지께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장례식장에 갔어요
침울하고 울음소리 들리는 장례식장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
친구가 저를 맞으며 하는 말이
우리 아버지 유언을 하셨는데
당신의 죽음이 가까워져 오는 걸
아시고
친구에게 당부를 하셨답니다
윤석열이 파면 됐으니
난 이제 마음 놓고 죽을란다
너도 너무 슬퍼 말거라
그리고 장례식장에 오신 손님들에게도 꼭 내 유언을 전하며
윤석열이 저리 됐으니
걱정거리 하나 줄었다고
마음 편히 술이나 한 잔씩 하고 가시라 전해 달라고 하셨답니다
죽음 앞에서도 의연한 친구 아버지의 생전 모습도 생각나고
연세가 드시고 치매가 오긴 했지만
어찌 그리 세상 일에 현명하신지
제가 본받고 싶은 노년의 모습이네요
당신의 믿음대로 꼭 천국에 가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