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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사제·수도자 시국선언문

ㅅㅅ 조회수 : 3,000
작성일 : 2025-03-29 20:26:02

 

 

“헌법재판소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1. 어두울 때마다 빛이 되어 주시는 분들의 수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아울러 치유와 회복이 절실한 모든 분에게, 특히 산불로 쓰라린 아픔을 겪고 계신 많은 분에게 하느님의 위로가 있기를 빕니다. 불안과 불면의 혹한을 견디느라 고생이 많았는데 기다렸던 봄에 이런 재앙을 당하고 보니 슬프기 그지없습니다. 

 

  2. 울창했던 숲과 집이 하루아침에 잿더미가 되어 사라진 것처럼 일제와 싸우고 독재에 맞서 쟁취했던 도의와 가치들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작년 그날 마음에서 지운 윤석열 씨를 새삼 거론할 필요가 있겠습니까마는 여전히 살아서 움직이는 대통령의 수족들이 우리 역사에 무서운 죄를 짓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는 몇 가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3. 먼저 공직의 타락입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국무총리는 “국회가 선출한 3인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지 않은 것은 헌법상의 의무 위반”이라는 헌재의 결정을 듣고도 애써 공석을 채우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헌재의 결정은 민주적 절차를 거쳐 내려진 법적 판단이니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며 국민을 훈계합니다. 총리의 이중적 처신은 헌법재판소가 초래한 것이기도 합니다. “피소추인이 헌법수호와 법령을 성실히 준수해야 할 의무(헌법 제66조, 제111조. 국가공무원법 제56조)를 위반했다”고 말한 뒤, 그렇다고 “파면할 만한 잘못”, 곧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직무에 복귀시켰기 때문입니다. 죄를 지었지만 죄인으로 볼 수 없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서울중앙지법이 내란수괴를 풀어주고, 검찰총장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맞장구치는 자신감이 대체 어디서 생겨났겠습니까? 대한민국을 통째로 태우려던 불길은 군을 동원한 쿠데타를 넘어 사법 쿠데타로 번졌으며 걷잡을 수 없는 형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4. 그 다음은 헌법재판소의 교만입니다. 억장이 무너지고 천불이 납니다. 신속하고 단호한 심판을 기다렸던 시민들의 분노는 폭발 직전입니다. 사회적 불안과 혼란이 임계점을 넘어섰습니다. 화재를 진압해야할 소방관이 도리어 방화에 가담하는 꼴입니다. 여덟 명 재판관에게 묻겠습니다. 군경을 동원해서 국회와 선관위를 봉쇄 장악하고 정치인과 법관들을 체포하려 했던 위헌·위법행위를 단죄하는 것이, 명백한 사실도 부인하고 모든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자의 헌법 수호 의지를 가늠하는 것이, 그를 어떻게 해야 국익에 부합하는지 식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입니까? 가타부타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재판관들에게 성경의 단순한 원칙을 전합니다. “너희는 말할 때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마태 5,37) 한참 늦었으나 이제라도 당장 정의로운 판결을 내리십시오. 헌법재판소의 주인인 국민의 명령입니다.  

 

  5. 주권자인 국민은 법의 일점일획조차 무겁고 무섭게 여기는데 법을 관장하고 법리를 해석하는 기술 관료들이 마치 법의 지배자인 듯 짓뭉개고 있습니다. 서부지법에 난입했던 폭도들 이상으로 법의 뿌리를 흔들어대기도 합니다. 아무도 “이처럼 올바른 규정과 법규들을 가진 위대한 민족이 또 어디에 있느냐?”(신명 4,4)고 자부할 수 없습니다. 잠자리에 들어도 대부분 잠들지 못하는 날, 듣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정신 바짝 차리고 깨어 있으십시오. 여러분의 원수인 악마가 으르렁 대는 사자처럼 먹이를 찾아 돌아다닙니다.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악마를 대적하십시오.”(1베드 5,8-9) 정의 없는 국가란 ‘강도떼’나 다름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만도 못한 ‘사자들’이 우리 미래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6. 머리 위에 포탄이 떨어졌고, 땅이 꺼졌고, 새싹이 움트던 나무들은 시커멓게 타버렸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작이 멀지 않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많은 분들이 밤낮 낮은 데서 궂은일 도맡아 주고 계시므로 올해 민주 농사는 원만하고 풍요로울 것입니다. 화마도 태울 수 없고, 내란 세력도 빼앗을 수 없는 귀한 마음으로 약한 존재들을 보살핍시다. 미력한 사제, 수도자들이지만 저희도 불의의 문을 부수고 거짓의 빗장을 깨뜨리는 일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2025.3.30.

아름다운 하느님 나라를 꿈꾸며

사순절 제4주일에

천주교 사제, 수도자 일동

 

https://www.mediai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9524

IP : 218.234.xxx.212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3.29 8:27 PM (211.235.xxx.137) - 삭제된댓글

    감사합니다.

  • 2. ㅅㅅ
    '25.3.29 8:28 PM (218.234.xxx.212)

    총리의 이중적 처신은 헌법재판소가 초래한 것이기도 합니다.

    화재를 진압해야할 소방관이 도리어 방화에 가담하는 꼴입니다. 여덟 명 재판관에게 묻겠습니다. 군경을 동원해서 국회와 선관위를 봉쇄 장악하고 정치인과 법관들을 체포하려 했던 위헌·위법행위를 단죄하는 것이, 명백한 사실도 부인하고 모든 책임을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자의 헌법 수호 의지를 가늠하는 것이, 그를 어떻게 해야 국익에 부합하는지 식별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입니까?

  • 3. 감사
    '25.3.29 8:28 PM (211.235.xxx.139)

    이 어려운 시국 믿고 의지 할만한 분들은 천주교 사제님들뿐입니다 ..

  • 4.
    '25.3.29 8:30 PM (182.225.xxx.31) - 삭제된댓글

    김형두가 인사청문회에서 그랬어요 헌법재판소주인은 재판관이라구요
    쟤네들은 생각이 달라요

  • 5. 위로받습니다
    '25.3.29 8:30 PM (110.70.xxx.205)

    감사합니다 ㅠㅠ

  • 6. ㅡㅡ
    '25.3.29 8:31 PM (114.203.xxx.133)

    구구절절 옳은 말씀뿐..

    헌재 8명, 특히 7명은 정독하시기를..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 7. 공직의 타락
    '25.3.29 8:33 PM (114.203.xxx.133)

    . 총리의 이중적 처신은 헌법재판소가 초래한 것이기도 합니다. “피소추인이 헌법수호와 법령을 성실히 준수해야 할 의무(헌법 제66조, 제111조. 국가공무원법 제56조)를 위반했다”고 말한 뒤, 그렇다고 “파면할 만한 잘못”, 곧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직무에 복귀시켰기 때문입니다. 죄를 지었지만 죄인으로 볼 수 없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서울중앙지법이 내란수괴를 풀어주고, 검찰총장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맞장구치는 자신감이 대체 어디서 생겨났겠습니까? 대한민국을 통째로 태우려던 불길은 군을 동원한 쿠데타를 넘어 사법 쿠데타로 번졌으며 걷잡을 수 없는 형국이 되고 말았습니다.

  • 8. ..
    '25.3.29 8:35 PM (73.195.xxx.124)

    바로 내가 소리치고 싶은 말입니다.
    헌재 판사들(님짜 붙이기도 싫음) 명심하길.

    “너희는 말할 때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 9. 항상
    '25.3.29 8:42 PM (1.240.xxx.21)

    정의로운 목소리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주교 사제 신부님들의 기도 덕분에 이 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라리라 믿습니다.

  • 10. 되도않는것들이
    '25.3.29 8:43 PM (114.200.xxx.141)

    지들이 대단한줄 아는데
    그래봐야 정치질이나 하는 판레기일뿐이라는걸 이번에 확실히 보여줬네요
    본색을 드러내줘서 고맙다고 해야하나

    저도 최강욱의원이 헌재의 주인이 누구냐 묻는 질문에 헌재판사라는 답보고 어이없더군요
    지금같은 헌재는 필요없다

    https://youtu.be/im__muhK3NM?si=aF9uZbIRzEe-dej6

  • 11. ..
    '25.3.29 8:51 PM (218.153.xxx.32)

    사제단분들 감사드립니다!!

  • 12. ...
    '25.3.29 8:53 PM (180.70.xxx.37)

    감사합니다!

  • 13. 닥형교회
    '25.3.29 8:54 PM (59.1.xxx.109) - 삭제된댓글

    목사들 추잡하다

  • 14. 대형교회
    '25.3.29 8:55 PM (59.1.xxx.109)

    목사들 추잡하다

  • 15. 찬미 예수님
    '25.3.29 8:59 PM (121.88.xxx.119) - 삭제된댓글

    고맙습니다!!

  • 16. gi
    '25.3.29 9:07 PM (118.216.xxx.117)

    지금 각계 각층에서 시국선언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어요.ㅜㅜ

  • 17. 또성당
    '25.3.29 9:07 PM (210.222.xxx.226)

    할매들 빨갱이사제들이라 난리겠군

  • 18. 역시
    '25.3.29 9:11 PM (125.132.xxx.86)

    천주교신자로서 신부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 19. 포비
    '25.3.29 9:11 PM (106.101.xxx.60)

    그런데
    서명도없고
    몇명이라는것도 없네요

  • 20. ............
    '25.3.29 9:15 PM (110.10.xxx.12)

    고맙습니다.
    이 시대의 등불

  • 21. ..
    '25.3.29 9:22 PM (118.235.xxx.160)

    천주교 신자라는게 자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기도 부탁드립니다

  • 22. 감사합니다
    '25.3.29 9:27 PM (223.38.xxx.121)

    이런분들 기사에 찢묻었다고 욕하는 정신병자 새미래 지지자들
    국짐 지지자들보다 더 제정신 아님

  • 23. ㅇㅇ
    '25.3.29 9:32 PM (116.121.xxx.181)

    언제나 정의로운 목소리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천주교 사제 신부님들의 기도 덕분에 이 나라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라리라 믿습니다.

    2222222222222222222

  • 24. ...
    '25.3.29 11:49 PM (211.234.xxx.40) - 삭제된댓글

    근데 이분들 이재명 2심 판결은 뭐라십니까?
    새로운 밝혀진 정황증거나 증인도 없이 판사 입맛에 따라
    팓결이 180도 뒤집어지는 상황은 어찌 생각들 하시는지?

    설마 사제단이라는 분들이 삶의 터전 잃으신 이재민과 국민 앞에서
    카메라에 대고 쌍욕하는 지도자 지지하는건 아니시겠죠?
    사제들에게 도덕성은 정말 중요한거라고 생각돼서요

  • 25. ...
    '25.3.29 11:50 PM (211.234.xxx.40)

    근데 이분들 이재명 2심 판결은 뭐라십니까?
    새롭게 밝혀진 정황증거나 증인도 없이 판사 입맛에 따라
    판결이 180도 뒤집어지는 상황은 어찌 생각들 하시는지?

    설마 사제단이라는 분들이 삶의 터전 잃으신 이재민과 국민 앞에서
    카메라에 대고 쌍욕하는 지도자 지지하는건 아니시겠죠?
    사제들에게 도덕성은 정말 중요한거라고 생각돼서요

  • 26. 그거참
    '25.3.30 8:00 AM (121.200.xxx.6) - 삭제된댓글

    헌법위반했어도 죄 아니고 죄 지어도 죄인이 아니라는데
    어머니한테 상욕하고 패악질하는 형, 형수 말리는 과정에
    상욕 짜집기하면 도덕성 없는 건가요?
    너무 억지스러워 생각할 가치도 없는 논리.

  • 27. ...
    '25.3.30 10:19 AM (125.131.xxx.184)

    천주교 사제님들이 교회목사님들보다는 훨 선하십니다..저도 교회 다니지만 목사들은 정말 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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