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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연인 글 찾아주세요

부탁드려요 조회수 : 5,078
작성일 : 2024-05-25 08:30:33

베스트에도 오른 글인데요 

수필처럼 잔잔하고 시처럼 아름다운 글이였어요

고단한 연인에게 백석시인 글을 읽어주던 

그분 잘 지내시는지도 궁금하고 

그 글 또 읽고싶은데 검색해도 없네요

삭제되었으려나요?

 

IP : 182.215.xxx.73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5.25 8:33 AM (124.62.xxx.147) - 삭제된댓글

    삭제되었는지는 모르나 구글에 82 나이들고 가난한 이들의 연애라고 검색하면 쫙 떠요.

    너무 좋은 글이라 타 커뮤에도 많이 퍼졌었거든요.

    다시 봐도 참 좋은 글입니다. 가난과 늙음에 대한 예의를 가지자는 원글님의 댓글도 기억나요.

  • 2. 저두
    '24.5.25 8:42 AM (112.166.xxx.103)

    네이버메인에서 타고 들어가서 봣네요

  • 3. ㅅㅅ
    '24.5.25 8:48 AM (218.234.xxx.212)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탸사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탸사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혼자 쓸슬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탸사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탸사를 생각하고
    나탸사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탸사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https://instiz.net/pt/7445550

  • 4. 공감
    '24.5.25 8:52 AM (203.142.xxx.241) - 삭제된댓글

    나이들고 가난한 이들의 연애





    몇주 전에 눈이 펑펑 내린 날,

    노가다 하고 와서 온 몸이 쑤신다는 중년의 남자친구 등을 밟아주며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를 읽어줬어요.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남자친구는 끙끙 앓는 소리를 내고

    눈은 푹푹 내리고

    저는 조근조근 밟고...



    제가 예전에 결혼생활을 했을때,

    신혼을 낡은 아파트에서 시작했었죠.



    겨울이면 추워서 창문에 비닐을 둘렀는데

    창틀이 워낙 낡아서 바람이 불면 비닐이 붕붕 부풀어 올랐어요.

    둘이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 그걸 보고 있음 한숨이 나왔죠.



    전남편은 평생 이런 집에서 살면 어쩌냐고 우울해 했지만

    제가 그랬어요.

    '걱정마. 우린 아주 좋은 집에 살게 될거야. 그때가 되면 지금이 그리울지 몰라.'



    훗날 우린 정말 좋은 집에서 살게 됐지만

    제일 좋은 집에 살 때 우리 결혼은 끝이 났어요.



    이혼을 하고 만난 남자친구는 사업이 안 풀려 요즘 형편이 어려운데

    그냥 있는 그대로의 이 사람과 이 상황이 그리 싫지 않습니다.

    일이 잘되서 돈이 많아지면 또 변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럴듯하게 좋아 보이는것들이 그리 간절하지도 않고요.



    그냥 나이 들면 둘이 어디 한적한 곳에 가서

    작은 집을 사서 고쳐 살면 어떨까 싶어요.

    백석의 시처럼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서...



    그런데 남친은 도시가 좋다네요.

    그 나이에 해도 잘 안 들어오는 집으로 이사를 가 놓고는

    그래도 도시가 좋다네요. 흠냐.



    어쨌든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나이 들면 나이든대로,

    어떤 삶이든 다 저대로의 즐거움이 있고 낭만도 있더라고요.

    그냥 다 살아지는거 아닌가 싶어요.



    눈이 푹푹 내리는 날 백석의 시를 읽는 정도의 마음이 있으면요.

    산골엔들 왜 못 살겠어요.















    (많은 리플에 원글이 쓴 댓글)



    삽시간에 이만큼 댓글이 달려 깜짝 놀랐어요.

    자녀는 없고 동거 아니고 저는 제집이 있어요.

    남친 집에 갔다가 좀 밟아달라길래 밢아줬어요ㅎ

    남친은 백석을 모르고 지극히 현실주의잡니다.

    어떻게든 삼황을 개선하려고 애쓰고있고요.

    남친을 생각할때 한숨이 나올때도 있지만

    우린 결국 찰나를 사는 존재라 생각하기에

    오늘 좋으면 됐다 생각하고 넘어갑니다.

    달관한건 아니고 달관했다한들

    그것조차 삶의 수많은 지점중 한지점일 뿐이겠죠.

    이게 또 깨달음의 끝도 아니고요.



    저도 백석평전 읽어서 그의 현실이 어땠는지 알아요.

    근데 제가 지금 북에서 재산몰수당하고

    강제노역중인건 아니니까요 ㅎ



    사실 게시판 글을 읽다가 저 아래 60대 들어선 분이

    오십 괜찮은 나이니 너무 절망하지말란 글을 읽고

    나이들어가는데 가진것없는 삶이 그냥 추레하기만한가

    그런 생각하다가

    눈오던밤에 제가 느꼈던 행복을 공유하고파서 써봤어요.

    제가 82에 글을 종종 썼는데 돌아보니 주제가 한결같아요.

    이혼해도 괜찮더라. 망해봐도 괜찮더라 ㅎ

    다 저마다 괜찮아요.

    우리가 가난에대해 늙음에 대해 실패에 대해

    조금만 더 예의를 가졌음 좋겠어요.

    어쨌든 저는 지금 괜찮습니다. 모두 그러시길.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num=3367161

  • 5. 공감
    '24.5.25 8:55 AM (203.142.xxx.241)

    나이들고 가난한 이들의 연애


    몇주 전에 눈이 펑펑 내린 날,
    노가다 하고 와서 온 몸이 쑤신다는 중년의 남자친구 등을 밟아주며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를 읽어줬어요.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남자친구는 끙끙 앓는 소리를 내고
    눈은 푹푹 내리고
    저는 조근조근 밟고...

    제가 예전에 결혼생활을 했을때,
    신혼을 낡은 아파트에서 시작했었죠.

    겨울이면 추워서 창문에 비닐을 둘렀는데
    창틀이 워낙 낡아서 바람이 불면 비닐이 붕붕 부풀어 올랐어요.
    둘이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워 그걸 보고 있음 한숨이 나왔죠.

    전남편은 평생 이런 집에서 살면 어쩌냐고 우울해 했지만
    제가 그랬어요.
    '걱정마. 우린 아주 좋은 집에 살게 될거야. 그때가 되면 지금이 그리울지 몰라.'

    훗날 우린 정말 좋은 집에서 살게 됐지만
    제일 좋은 집에 살 때 우리 결혼은 끝이 났어요.

    이혼을 하고 만난 남자친구는 사업이 안 풀려 요즘 형편이 어려운데
    그냥 있는 그대로의 이 사람과 이 상황이 그리 싫지 않습니다.
    일이 잘되서 돈이 많아지면 또 변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그럴듯하게 좋아 보이는것들이 그리 간절하지도 않고요.

    그냥 나이 들면 둘이 어디 한적한 곳에 가서
    작은 집을 사서 고쳐 살면 어떨까 싶어요.
    백석의 시처럼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서...

    그런데 남친은 도시가 좋다네요.
    그 나이에 해도 잘 안 들어오는 집으로 이사를 가 놓고는
    그래도 도시가 좋다네요. 흠냐.

    어쨌든 가난하면 가난한대로, 나이 들면 나이든대로,
    어떤 삶이든 다 저대로의 즐거움이 있고 낭만도 있더라고요.
    그냥 다 살아지는거 아닌가 싶어요.

    눈이 푹푹 내리는 날 백석의 시를 읽는 정도의 마음이 있으면요.
    산골엔들 왜 못 살겠어요.
    =============

    (많은 리플에 원글이 쓴 댓글)
    삽시간에 이만큼 댓글이 달려 깜짝 놀랐어요.
    자녀는 없고 동거 아니고 저는 제집이 있어요.
    남친 집에 갔다가 좀 밟아달라길래 밢아줬어요ㅎ

    남친은 백석을 모르고 지극히 현실주의잡니다.
    어떻게든 삼황을 개선하려고 애쓰고있고요.
    남친을 생각할때 한숨이 나올때도 있지만
    우린 결국 찰나를 사는 존재라 생각하기에
    오늘 좋으면 됐다 생각하고 넘어갑니다.

    달관한건 아니고 달관했다한들
    그것조차 삶의 수많은 지점중 한지점일 뿐이겠죠.
    이게 또 깨달음의 끝도 아니고요.

    저도 백석평전 읽어서 그의 현실이 어땠는지 알아요.
    근데 제가 지금 북에서 재산몰수당하고
    강제노역중인건 아니니까요 ㅎ

    사실 게시판 글을 읽다가 저 아래 60대 들어선 분이
    오십 괜찮은 나이니 너무 절망하지말란 글을 읽고
    나이들어가는데 가진것없는 삶이 그냥 추레하기만한가
    그런 생각하다가
    눈오던밤에 제가 느꼈던 행복을 공유하고파서 써봤어요.

    제가 82에 글을 종종 썼는데 돌아보니 주제가 한결같아요.
    이혼해도 괜찮더라. 망해봐도 괜찮더라 ㅎ
    다 저마다 괜찮아요.

    우리가 가난에대해 늙음에 대해 실패에 대해
    조금만 더 예의를 가졌음 좋겠어요.

    어쨌든 저는 지금 괜찮습니다. 모두 그러시길.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num=3367161

  • 6.
    '24.5.25 8:59 AM (118.33.xxx.228)

    지우셨을까요
    이런 오아시스같은 글 덕에 82에 들어오는 기쁨이 있는데요

  • 7. 오래된 글을
    '24.5.25 9:24 AM (183.97.xxx.120)

    덕분에 찾아봤어요
    82쿡 댓글들은 없지만
    다른 사이트 댓글들도 같이 봤고요

  • 8. 쓸개코
    '24.5.25 9:25 AM (221.138.xxx.11)

    와.. 윗님이 저장해두셧군요.
    저는 원글이 삭제된걸 알고 캡처 가져왔어요.ㅎ
    삭제하신 이유는 언젠가 그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때 악플이 달린적 있거든요.
    부담스러웠을지도 모릅니다.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58374310
    https://theqoo.net/square/3129979295

  • 9. ....
    '24.5.25 9:46 AM (210.219.xxx.34)

    공감님 댓글 참조합니다~

  • 10.
    '24.5.25 10:18 AM (49.175.xxx.1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11.
    '24.5.25 10:24 AM (118.235.xxx.190)

    따뜻하고 겸손하게 하는 글이네요

  • 12. 정말 원글 댓글도
    '24.5.25 11:30 AM (211.234.xxx.12)

    좋아서 저도 한 구절을 소중하게 적어놓았던 글인데요

    "...우리가 가난에대해 늙음에 대해 실패에 대해
    조금만 더 예의를 가졌음 좋겠어요."

  • 13. ..
    '24.5.25 11:35 AM (182.220.xxx.5)

    아름다운 글이네요.감사해요.

  • 14. 이분글
    '24.5.25 11:38 AM (1.238.xxx.158)

    읽으면서 순간에 힘이 되었는데
    원글님이 지우신 게시글이였군요.

    그냥 흙수저도 행복할 수 있구나.
    나도 행복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던 글이었어요.

  • 15. ㅇㅇ
    '24.5.25 12:10 PM (223.38.xxx.121)

    우리가 가난에대해 늙음에 대해 실패에 대해
    조금만 더 예의를 가졌음 좋겠어요

    좋은글 감사해요

  • 16. 저도
    '24.5.25 1:38 PM (125.189.xxx.41)

    당시 그 때
    저 구절 좋아서 옮겨놓았어요..
    며칠전에 아들한테도
    써먹었어요..
    저더러 물으면 한 번에 기억못하고
    왜 또 묻냐고 그래서
    나이듦에 대해
    좀 친절하면 안되겠니?
    나도 너 때는 머리가 말랑했다...라고요..

    글쓴 님께 감사해요.

  • 17. ..
    '24.5.25 2:54 PM (223.39.xxx.247)

    예전에 읽었던 글이지만.... 계속 읽어보고싶게 만드는 글이라.. 흔적남깁니다. 이 글은 지우지 마세요^^;;;

  • 18. Chic
    '24.5.25 4:40 PM (211.217.xxx.99)

    우리가 가난에 대해 늙음에대해 실패에 대해
    조금만 더 예의를 가졌음 좋겠어요

    너무 공감가는 글입니다

  • 19. 정말
    '24.5.25 9:56 PM (58.235.xxx.119)

    아름다운 글이네요.ㅜ

  • 20. jj
    '24.6.16 8:51 PM (112.170.xxx.48)

    생각나서 또 읽으러 왔어요. 두고 생각할 수 있는 글 써 주신 원글님, 댓글님들 감사드려요.

  • 21. 저는
    '24.10.13 12:24 PM (211.206.xxx.191)

    이 글을 왜 이에쟈 봤을까요?

  • 22. ..
    '24.10.13 12:44 PM (118.235.xxx.124)

    저도 왜 이제야 봤을까요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23. 저도
    '24.10.13 1:09 PM (211.234.xxx.165)

    이런글 써 주시고
    또 기억해주시고
    남겨주셔서 넘 감사해요

  • 24. 구름
    '24.10.13 2:43 PM (14.55.xxx.141)

    82 죽순인데 이 글 첨 봤어요
    여러 생각을 하게 합니다

  • 25. ...
    '24.10.13 4:06 PM (123.215.xxx.145)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 26. ..
    '24.10.13 9:57 PM (58.236.xxx.168)

    코끗찡

  • 27. 체리망고
    '24.11.24 5:26 PM (39.125.xxx.74)

    지난 번에도 읽고 감동 받았는데 또 읽으니 또 좋아요 감사합니다

  • 28. 이렇게 아름다운
    '25.12.31 8:37 PM (223.39.xxx.244)

    25년 마지막 날에 이렇게 아름다운 글을 읽는 호사를 누리네요.

    원글님도, 쓸개코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9. 저장
    '26.1.11 9:34 AM (14.5.xxx.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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