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어느 댓글에서
돈걱정이 제일 쉬운 걱정이라는 말 읽고
알듯말듯 했는데, 이제 조금 알겠습니다.
이제 막 50초반 부부,
남편 자영업으로 다달이 생활비는 들어옵니다.
중고등 아이 둘인데 제법 잘 커줬어요 인성도 공부도.
그러다 재작년에 남편이 큰 수술을 받았고
평생 각종 수치 관리하며 살아야 합니다.
심장과 신장을 다 관리해야 해서,
같은 상황에서 남들보다 훨씬 위험해지는거죠.
몸속 건강이라는게 눈에 보이는게 아니니
매일 먹는것 자는것 기침소리 한번까지도
세세히 신경을 써야 해서 어렵습니다
언제 또 다시 아파지진 않을지
다른 병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저희는 지방에 살고 남편 건강관리는
서울병원에서만 가능해서 이곳 대학병원 응급실도
쉽게 갈 수가 없으니 늘 불안을 품고 삽니다.
제 천성이 낙관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큰 굴곡없이 살았기에 항상 좋은 쪽 보며
좋은 생각하며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인데
순간순간 인간은 얼마나 무력하고 나약한지 느껴지면
이도저도 다 말고 그냥 다 내려놓고 싶다가도
매일 열심히 사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 아이들 인생에 큰 도움은 못 주더라도
부모때문에 가질 어려움은 절대 주지말자 싶어서
아이들 생각하며 버티네요
가끔씩은 신혼 때부터 골골거리고
허리도 안좋고 선천적으로 심장도 약한
남편을 원망하기도 하는데
어쩌겠나요 누가 떠밀어 한 결혼도 아닌 것을 ㅎㅎ
집에서 매일 혈당검사며 다른 피검사도 체크하는데
오늘은 예상치를 벗어난 숫자가 나와서
며칠 더 두고보자 다독여보지만
제 마음이 영 불안하고 겁이난 채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제 애들도 올 시간이고
맛있는 저녁을 차려 아이들 수다를 들을 시간이니
어디 넋두리할 데가 없어 답답한 마음을
익명을 빌어 두서없이 털어놓고 가네요
모든 가정에
견딜만한 어려움만 있기를,
아픈 분들 꼭 나아지시고
잠깐이라도 마음 가벼워질 순간을 갖는
저녁시간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