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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 어렸을 때 껌 팔아봤어요.

갑자기? 조회수 : 6,312
작성일 : 2023-10-12 22:18:27

지금으로부터 한 55년 전?

집안이 망해서 너무너무 가난해졌어요.  형제는 많고...

오죽하면  다니던 국민학교(4학년)도 자퇴? 하고 2살 위 언니랑 번화한 거리에 가서 껌을 팔게 되었어요.

언니는 곧잘 어른들에게 다가가 껌 좀 사주세요..하는데

저는 한번 해보고는 죽어도 그말이 다시는 입밖으로 안나오는거예요.

자꾸만 그늘진 곳으로 숨었어요.

 

결국 저 때문에 껌팔이는 못하게 되고 언니는 울었어요.

엉엉 울던 언니, 그 모습이 뇌리에 진한 문신처럼 남아있답니다...

 

어찌어찌 살아내다가 겨우 국민학교에 다시 들어가고  ㅡ지방 큰 도시였지만 그때는 그런 경우가 더러 있었나봐요.

 

계속 집안형편은 펴지지 않았지만 자매들이 다행히 공부머리가 뛰어나서 지방이지만 명문여고에 장학생으로, 대학도 장학금 받으며 알바로,과외로 죽기살기로 생활비 벌어 가족들 생계를 책임지고 살았더랬죠.

 

나 때문에 껌을 못팔아 식구들 먹을 쌀을 사지못하게 되니 서럽게 울던 울언니,

지금도 책임감 강한 언니,

가끔 그때 생각이 나면 언니에게 비싸고 맛있는 거 배달시킵니다.

언니는 내가 무슨 맘으로 보내는지는 모르니 그저 돈 아껴쓰라고 잔소리하지요.

이젠 남에게 아쉬운 소리 안해도 될만큼 사는데도요.

 

이렇게 맘 속 꽁꽁 담아뒀던,  내 주변 그 누구도, 심지어 남편조차  모르는 얘기를 문득 털어놓는 이유를 나도 모르겠네요.

 

 

 

 

 

IP : 218.235.xxx.72
4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10.12 10:21 PM (218.236.xxx.239)

    전 반지하에서 살아봤어요. 기생충 실사찍을뻔 했다는 ㅠㅠ
    근데 이유가 엄마가 아파트 분양을 받았는데 돈이 부족하니 거길 전세주고 우린 반지하에서 몇년을 버티자였는데..진짜 꼭 그랬어야 하나 싶었어요. 대출을 내서라도 그냥 입주하지 싶었네요. 다시 하기 싫은 경험이었어요.

  • 2. ..
    '23.10.12 10:23 PM (223.39.xxx.143) - 삭제된댓글

    센치해지는 가을 밤 맞네요.
    님 맘 속 꽁꽁 담아뒀던 얘기도 다 읽고 말이에요.

  • 3. .....
    '23.10.12 10:23 PM (49.169.xxx.123) - 삭제된댓글

    어릴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닌것 같아요. 이 이야기는 내 주변, 남편에게도 누구에게도 하지마시길....행운을 빌어요

  • 4.
    '23.10.12 10:24 PM (211.60.xxx.195) - 삭제된댓글

    50~60년전에는 껌팔이 구두닦기
    신문팔이 많았어요
    살기가 그만큼 어려웠던 시절이죠

  • 5. 중딩때
    '23.10.12 10:27 PM (123.199.xxx.114)

    40년전에 친구랑 수세미팔고 고무장갑 집집마다 다니며 팔아봤어요.
    아버지가 돈벌기는 했는데 친구가 하자니 같이 팔다 흐지부지

  • 6. ..
    '23.10.12 10:34 PM (121.183.xxx.14)

    해피엔딩이라 좋네요^^

  • 7. ㅇㅇ
    '23.10.12 10:36 PM (223.38.xxx.41) - 삭제된댓글

    아 그 시절로 가서 그 어린 소녀들 껌 좀 많이 사 주고 싶네요ㅠ
    그렇게 당차고 야무지고 씩씩했던 그 아가씨들 잘 성장했다니 너무 좋습니다
    겨우 10여 년 키워 놓으니까 집안 걱정해서 쌀 구하려고 껌 팔고 다니던 이 녀석들
    부모님들 너무 든든하시겠다 싶고요
    귀엽고 대견하고 흐뭇하고 눈물납니다

  • 8. 모모
    '23.10.12 10:38 PM (219.251.xxx.104)

    저55 년생인데요
    국민학교졸업하고
    중학교다닐때
    부산 서면 로타리에서
    손수레에 편지지.편지봉투.볼펜같은거
    파는 동창을봤어요
    아침마다 그 로타리로 전차타고
    등교할때 마다 보곤했는데ᆢ
    그친구도 아마 형편이 안되어
    중학교진학을 못하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을까요
    님글을읽으니
    갑다기 그친구가 떠오르네요

  • 9. ㅇㅇ
    '23.10.12 10:40 PM (223.38.xxx.41)

    아 그 시절로 가서 그 어린 소녀들 껌 좀 많이 사 주고 싶네요ㅠ
    언니라고 해 봤자 12살 아이, 껌 사 주세요 하는 말이 쉬웠겠나요
    그래도 부끄럼 이겨내고 힘내서 그 말을 했던 건 언니여서겠지요
    두살 더 많은 언니ㅎㅎ

    그렇게 당차고 야무지고 씩씩했던 그 아가씨들
    잘 성장했다니 너무 좋습니다
    겨우 10여 년 키워 놓으니까 집안 걱정해서 쌀 구하려고 껌 팔고 다니던 이 녀석들
    부모님들 모르셨겠지만 심정적으로 너무 든든하실 일이다 싶고요
    귀엽고 대견하고 흐뭇하고 눈물납니다

  • 10. 바람소리2
    '23.10.12 10:41 PM (114.204.xxx.203)

    신문배달도 많았죠

  • 11. ..
    '23.10.12 10:43 PM (223.38.xxx.239)

    지금은 70을 바라보시겠네요. 열심히 사셔서 여유로워진 지금 과거 고생했던 시간 담담하게 돌아보시는 모습이 너무 멋있고 존경스럽고 부러워요. 기억을 함께한 언니분이 있는 것도요. 전 집안이 큰 부자는 아녔지만 그렇게 망한 적도 없는데 아무런 의지도 없이 그냥 태어났으니 살 수 밖에.. 하는 자세로 40년 넘게 살았더니 미래가 너무 불안해요.. 총량의 법칙이란게 있나봐요.

    원글님 행복하세요! 언니분도요.

  • 12. 67년생
    '23.10.12 10:51 PM (211.246.xxx.191) - 삭제된댓글

    시골에서 용돈이 뭐에요? 돈한푼 안주니 껌한통 못사먹어서
    엄마 몰래 할머니 비녀 팔아서 엿장수 오면 엿바꿔 먹었고
    한번은 아이스케키 장사가 여름 방학인데 밖에서 소란스런 소리로
    아이스케키 하며 다니는거에요.
    뒤란에 보니 불에 태운 쟤에 모래묻혀 닦아 놓은 놋수저가 았길래
    그거 한쌍 가져가서 아이스크림 2개 바꿔 혼자 먹었어요. 모르더라고요.
    그리고 국민학교 5학년 엄마 몰래 동네 아저씨가 개울에서 칡을 베어 삶아 썩혀 껍질 까는거 해서 300원 벌은거로 50원짜리 라면땅 사먹다가 누가 하랬냐고 휘초리도 맞아봤어요.
    그땐 다들 먹고 사느라 다들 머리엔 서캐와 이가 옷에도 이가 들끓고 힘들었어요.

  • 13.
    '23.10.12 10:52 PM (14.32.xxx.215)

    68년생인데
    남대문에 새로나백화점에서 햄버거 먹고 있었는데
    너무 깔끔하고 예쁘게 생간 아이가 껌을 팔아달라고해서
    손잡고 옆에 앉혀서 햄버거 먹겠냐니까 사양해서 껌만 사줬던 생각이 나요
    그땐 노인들이 많이 팔았거든요
    그 아이가 행복하게 컸으면 좋겠어요
    원글님처럼 잘 풀려서 옛말하고 살기를요

  • 14. ...
    '23.10.12 10:55 PM (218.146.xxx.111)

    전 단칸방하나에 형제들 많아 칼잠 잤어요 움직이지못해 아랫목에 그대로 발목 화상입어 수포크게 났는데 지금도 그흉터는 남아있네요 다들 살아내느라 너무 고생했어요 가끔 형제들이 미울때 있지만 전우애가 남아 그 짠함으로 서로 상처 어루만지고사네요

  • 15. ...
    '23.10.12 10:56 PM (220.85.xxx.241)

    제가 77년생인데 90년대에도 길이나 지하철타면 껌팔던 사람들 있었어요.
    집이 부유하진 않았지만 힘들게 살아본 적이 없긴한데 중2 말에 지방에서 전학 온 애가 있었어요. 단발머리 넓적한 얼굴에 유난히 붉은 뺨, 굵은 손마디에 거친 손바닥 또래 여자친구같지 않은 느낌이였는데 한참 뒤에 이런저런 자기 얘길 하던데 서울 친척집?으로 식모살이 와서 학교 끝나고 집에 가면 청소 빨래같은 걸 해야한다고 집에 가기 싫다해서 놀랐던 적이 있어요.

  • 16. ㅇㅇ
    '23.10.12 10:56 PM (121.134.xxx.208)

    저는 온 지하 방두칸 딱 기생충에 나온 집처럼 작은 창만 밖으로 난 온지하 집에서 중고등학생시절을 살았어요.
    부모님이 5남매 키우며 작은 구멍가게하다 망하고 빚잔치해서 쫓겨나듯 이사온 집..
    어느 비가 엄청오던 여름 오후무렵 비들이친다고 1층 집주인 거실로 짐싸들고 급하게 올라갔고
    얼마안돼 집안으로 물이 다 들이쳤다고 어른들 말씀들었어요.

    저녁에 20분거리에 있던 고모댁에서 자고
    다음날 아침에 집에와보니
    천정거의 닿을정도로 물이 방에 차있는 걸 작은 창으로 보는데
    너무 심란하고 겁이났어요.
    게다가 그 물위로 생쥐가 헤엄을 치던 모습은 충격이었지요..

    벌써 35년이상 지났고,
    이제는 상위1% 이내 자산을 일구었고 소득도 최고세율내고도 금융소득으로 종합소득세도 내지만
    그시절 그가난과 그고통이 체화되었는지
    사실 자린고비 처럼 행동할때가 있어요…

  • 17. 59.17
    '23.10.12 11:01 PM (106.102.xxx.156)

    하.
    어이가 없네.
    앵벌이에 인신매매에. 사람 데려다 다리 잘라서 비닐씌우고 구걸하게 하는 인간들도 있었어요. 뉴스 안보셨는지. 외국사시는 분이세요?

  • 18. 59.17
    '23.10.12 11:02 PM (106.102.xxx.156)

    20대인가? 엄마 아이디에요?

  • 19.
    '23.10.12 11:13 PM (74.75.xxx.126) - 삭제된댓글

    초등 2학년때 강남구청 뒤편 신축 아파트에 살았는데 하루는 반에서 친한 친구가 자기 집에 놀러 가자고 했어요. 가보니 우리 아파트 옆에 있는 공터 판자집에서 살고 있더라고요. 진짜 나무로 뚝딱뚝딱 지은 비오면 샐것 같은 판자집이고 친구 엄마가 반겨 맞아주셨는데 이가 다 빠지고 주름이 너무 많아서 할머니인 줄 알았어요. 제가 왔다고 사과 하나를 깎아주시는데 문방구에서 몇 백원에 할던 소꼽장난 세트를 식기로 쓰고 있더라고요. 나는 집에서 인형 끓어 앉고 갖고 노는 장난감인데... 그 사과를 도저히 집어 먹지 못하겠어서 일찍 나왔던 기억이 나요. 그 친구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낼지 갑자기 궁금해 지내요.

  • 20.
    '23.10.12 11:14 PM (74.75.xxx.126)

    초등 2학년때 강남구청 뒤편 신축 아파트에 살았는데 하루는 반에서 친한 친구가 자기 집에 놀러 가자고 했어요. 가보니 우리 아파트 옆에 있는 공터 판자집에서 살고 있더라고요. 진짜 나무로 뚝딱뚝딱 지은 비오면 샐것 같은 판자집이고 친구 엄마가 반겨 맞아주셨는데 이가 다 빠지고 주름이 너무 많아서 할머니인 줄 알았어요. 제가 왔다고 사과 하나를 깎아주시는데 문방구에서 몇 백원에 팔던 소꿉장난 세트를 식기로 쓰고 있더라고요. 나는 집에서 인형 끓어 앉고 갖고 노는 장난감인데... 그 사과를 도저히 집어 먹지 못하겠어서 일찍 나왔던 기억이 나요. 그 친구 지금 어디서 어떻게 지낼지 갑자기 궁금해 지내요.

  • 21. 원글님
    '23.10.12 11:19 PM (180.71.xxx.43)

    장하세요.
    공부머리만 있다고 다 공부 잘 하나요.
    성실하고 바르니 공부 잘 하셨겠죠.
    지금은 편안히 지내신다니 참 좋네요.

  • 22. 용기? 객기???
    '23.10.12 11:19 PM (175.121.xxx.73)

    이댓글은 삭제할거 같아요 ㅠ ㅠ
    저는요
    식모살이도 해봤어요
    그래서인지 음식 만드는게 즐거워요
    국민학교 졸업식 끝나고 집에와 양지바른밭에가서
    냉이를 캐고 있었는데 동네 친구가 저를 부르러 왔어요
    어떤 아주머니를 따라가라고...
    쌍문동 어느 산꼭대기집! 저랑 동갑의 여자애가 그집 막내딸이었어요
    그애가 벗어놓은 교복..화장실 들어가 몰래 입어봤어요
    이뻤어요
    그애랑 똑같은 머리를 하고 그애가 다니던 중학교앞에서
    동그란 풀빵이랑 떡볶이도 사 먹어봤어요
    허전하고 허무하고 너무너무 슬펐어요 ㅠ ㅠ
    그애랑 저는 지금 60이 넘은 나이지만 아직도 친하게 지내요
    몇년전 영어를 배웠어요 abcd... 알파벳부터 가르쳐주는 영어학원이 있더라구요
    명문대나온 우리애들이 제일먼저 응원해주었고 그애는 제게 큰돈을 보내줬어요
    학원비 하라고...
    책가방을 들고 학원가는길은 온통 봄날이었고 꽃밭이었어요
    여기 82동생님들^^ 친구님들도 많은 용기를 주셨지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코로나가 터지기전까지 만4년넘게 열심히열심히 배웠어요
    그사이 중,고 검정고시도 통과!
    저 대학도 갈꺼예요!!!
    원글님! 대단하세요 마음으로 마구마구 칭찬하고 응원합니다

  • 23. ㅜㅜ
    '23.10.12 11:20 PM (119.69.xxx.167)

    그냥 왜 슬프죠
    원글도 댓글도 저는 조금 슬퍼지는거 같아요
    전 님 댓글에 판자집사는 여자아이도 씩씩하게 잘 자라 성인이 되었겠네요 다들 살아내시느라 수고하셨어요
    행복만 가득하시길...

  • 24.
    '23.10.12 11:38 PM (118.172.xxx.29) - 삭제된댓글

    너무너무 훌륭하세요.
    다들 참 잘 사셨어요
    저두 그저그런 어린시절
    차별하는 엄먀에게 맞으면서 컸어요
    오빠 보다는 잘 되고 싶어서 열심히 살았어요
    지금 해외 골프 여행와서
    원글님과 댓글들 보면 눈물 흘려요

  • 25. 초등학교4학년때
    '23.10.12 11:48 PM (108.41.xxx.17)

    같은 반의 이쁘고 공부 잘 하고 깍쟁이같이 보였던 친구가 시장에서 나물 팔고 있는 것을 봤어요. 엄마 손 잡고 시장에 갔던 건데 너무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 제가 철 없어서 깜짝 놀란 테를 냈던 거 같은데 지금도 미안합니다.
    그 전에는 저랑 친하게 잘 지냈는데 그 뒤로는 거리가 멀어졌던 기억이 나거든요.
    얼마 지나지 않아 제가 전학을 하게 되어 그 친구 소식을 모르지만,
    그 친구, 똑소리나게 잘 먹고 잘 살고 있기를 바랍니다.

  • 26. 언니
    '23.10.12 11:50 PM (116.40.xxx.2)

    시골 벌판 같은 곳에 간이천막을 치고 만화영화를 보여주던 시절이 있었어요. 두살 터울 언니랑 그 만화영화를 보고싶어 돈을 탈탈 털었더니 두명이 보기엔 부족한 돈. 고민하던 언니가 표 한장을 사고 나머지 돈으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제 손에 쥐어 주더군요. 너라도 보고 오라고. 보고 싶은 마음이 커서 얼른 천막안으로 들어갔는데 막상 들어가니 왜 그렇게 마음이 아프던지요.(그때 7살이었는데 그 마음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요.)그래서 눈물 몇방울 뚝뚝 흘리며 바로 나와서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언니 찾아 함께 아이스크림 먹으며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나네요. 모든게 부족했던 시절이라 더 애틋했던 듯.

  • 27. 동화
    '23.10.12 11:51 PM (119.64.xxx.246)

    차마 껌사라는 말을 하지 못하던 어린글쓴님도
    어린나이에 감당해야 했을 큰 책임감으로 엉엉 울던 언니분도 꼭 안아주고싶어요
    슬프지만 해피엔딩인 동화같아요
    남은 생은 나날이 꽃길이시길 바랍니다~

  • 28. 저는
    '23.10.13 12:47 AM (49.163.xxx.180)

    71년생인데 가정 형편상 빨리 취업하라고 야간 여상을 엄마가 보냈어요.
    그때는 야간학교 그것도 상고를 가라고 등떠밀던 부모님 원망만 가득했는데, 같은 반 어떤 아이가 어느날 큰 광주리를 책가방 대신 들고 활짝 웃으며 아이들 몇명에게 떡을 나눠주었어요.
    등교하기 전 팔다 남은 떡이라며 활짝 웃으며 나눠주던 그 아이의 떡을 덥석 못받았지요.
    너무나 어려운 형편인거 잘 아는데, 그 아이의 저녁밥 대신 먹어야할 떡인걸 알았으니까요.
    활짝 웃던 그 아이의 얼굴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려와요.
    십여년 평생 주위 도움만 받다가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것을 나눠줄 수 있게되어 기뻤다는 착하고 씩씩했던 아이.
    공부도 성실히 해서 은행에 취업해서 참 다행이었던 친구가 생각나네요.

  • 29. ㅜㅜ
    '23.10.13 12:52 AM (121.168.xxx.40)

    눈물이 나네요ㅠㅠ 그때의 어린 소녀들이 지금은 다들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 30. ....
    '23.10.13 1:12 AM (122.35.xxx.170)

    원글님도 장하시고 저 위에 댓글 쓰신 용기님도 장하세요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학교 친구중에 자매가 아홉명인 친구가 있었어요
    시장통 지하상가에 사는 형편이 좋지 않은 친구였는데 언젠가부터 학교에 안나왔어요.
    시장에서 우연히 마주쳐 왜 학교 안오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열번째로 아들, 남동생을 낳아서 다들 아기 돌보라고 해서
    학교를 못간다는 거였어요.
    두어달 후부터 다시 나오기는 했는데 중학교는 못가고 가발공장에 다니게 되었다고 들었어요.
    참 그런 시절들이 있었네요.

    그 어린 소녀들이 어딘가에서 모두 행복하게 살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31. 그린
    '23.10.13 2:40 AM (175.202.xxx.25)

    이렇게 귀한글을...
    삭제하지들 마세요
    10여세 나이때 공장다니고 평화시장에가서 미싱사일하고, 아이스케키통 메구다니고, 밤이면 메밀묵 찹살떡 소리들으며 저맛은 어떤맛일까상상할수도 없었습니다
    가끔 쇼빵! 하며 큰소리로 팔러다녔는데 어떤것일까 궁금했는데 어른이되서 그게 식빵이란걸 알고 그당시에 울동네에서 식빵사먹을 사람이 있었을까 궁금했습니다.
    지금헌옷 버린것이 못사는 나라로 무게 재서팔려나가듯 동대문 남대문 시장에서 구제품이란이름으로 팔리고 그옷사입고 자랑하던 모습떠오릅니다
    저보다 더 어른들은 큰시장에가서 꿀꿀이죽으로
    끼니를 때웠다고도 하고요
    한겨울 19공탄 살돈이 없어 식구들이 꼭껴안고 자야만했고 리어카 살돈이없어 큰다라이고 다니며 고물장사하던 아주머니도 기억납니다
    고물이 가득차면 누군가의 도움없이는 머리에 이지도못하면서 본인키보다 더높은 다라 높이가 어린아이가 봐도 기이해보이던...
    50년대와 60년대 까지를 겪어왔던, 현시점의 노년들만의 생생한 기록들입니다
    불과50~60년전의 이야기라고 믿기힘든, 그래서 그신기했던경험들을 공유하시는 모든분들 같이 존경합니다.

  • 32. ㅇㅇ
    '23.10.13 3:23 AM (58.140.xxx.103)

    가슴 아프지만 귀한 글들이네요.

  • 33. 뭉클
    '23.10.13 6:46 AM (219.254.xxx.98)

    가슴 아프지만 귀한 글들이네요. 가끔 검색해서 읽을 수 있도록 꼭 지우지 말길 바랍니다.
    껌을 파는 게 앵벌이 팀이 아니어도, 할 수가 있는 거였군요. 그런데 그 껌을 팔면 얼마나 남는건가요? 너무 맘은 아프지만, 지금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건, 그래도 그나마 상황이 달라진거죠? 그런 거지요~!!

  • 34. 가슴속
    '23.10.13 6:46 AM (58.142.xxx.25)

    이야기들 내려놓으시고 모두 행복하세요.

  • 35.
    '23.10.13 7:13 AM (110.15.xxx.207)

    저는 엄마가 사귀던 남자랑 헤어지기 위해
    야밤도주 비슷하게 주택 뒷방 한칸으로 이사를 갔었어요.
    뒷방에 벽을 터서 문을 만들고 담벽과 방 사이 슬라이브 지붕으로 덮고 문달아 출입구겸 부엌이였고 그 문앞 마당에 화장실이 있는 집.
    그 화장실은 푸세식이였는데 구더기가 가득했어요.
    그남자는 제학교 교문에서 절 미행하고 있다 집을 쫒아왔었고
    수시로 그집 초인종을 눌러댔어요.
    아무도 없는 척 방에 숨 죽이고 있는데
    그주인집 딸이 참다 참다
    왔다가 불꺼진 방안에서 혼자 울고 있는 절보고
    놀라 안아줬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요.
    그집에서 1년정도 산거 같아요.
    그집 전에도 후에도 계속 아파트에 살았어요.
    경제적으로 그정도로 궁핍하지는 않았던거 같은데
    그집에서 살았던 기억은 너무나 끔찍했어요.
    전 엄마가 참 싫었어요. 남자문제가 반복 됐고
    어릴때 정서적 지원은 못 받고 컸어요.
    근데 어린 자식들 안버리고 공부시켜주고 하고 싶은거 해주며
    키운것 만으로도 커서는 미워할 수가 없어요.
    지금은 40억 집에 살아요.
    제주변 그런집에서 살아본 사람 없을거예요.ㅋ

  • 36. ..
    '23.10.13 8:07 AM (112.153.xxx.77)

    70년대로 순간이동한 느낌
    글 읽으며 나도모르게 눈물이 맺히네요
    그 시절엔 정도의 차이이지 힘든사람이 정말 많았어요.

  • 37. ㅠㅠ
    '23.10.13 8:40 AM (121.165.xxx.192)

    위에 용기 객기 님 이야기 잘 읽었어요.
    원글님과 다른 82님들 이야기도 소중히 읽었습니다.
    저는 70년대생인데 그때까지도 한 반에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마음대로 진학하지 못한 친구들이 있었어요. 갑자기 그 친구들이 생각나면서 마음이 아프네요.

  • 38. ...
    '23.10.13 9:13 AM (223.62.xxx.6)

    가슴 아프지만 귀한 글들이네요. 2222

  • 39. 82자유게시판
    '23.10.13 10:19 AM (211.168.xxx.61)

    댓글 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일은 처음이네요
    다들 열심히 힘들게 살아도 그 당시에는 그렇게 사는게 당연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원글님,댓글 다신분들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 40. 울컥
    '23.10.13 10:30 AM (203.233.xxx.201)

    글 읽다보니 울컥 눈물이 차올라서... 요즘 이유를 알듯 모를듯 서러움 같은 감정에 자주 사로잡히는 이 글을 읽으니 살아내느라 외면해온 어릴적 설움이 그 이유이듯 합니다.

  • 41. 뭉클
    '23.10.13 11:28 AM (211.210.xxx.9)

    원글님과 댓글 달아주신 분들 귀한 글 올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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