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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알콜중독 아빠가 응급실 갔대서.. 그냥 주절주절

... 조회수 : 6,442
작성일 : 2023-10-06 22:29:14

아빠는 알콜중독에 폭력을 썼고, 엄마는 종교에 빠져서 망상증세가 심한데다 제가 주는 생활비를 다 성당에 갖다 바치고, 동생은 엄마 뒤에 숨어서 무능력하게 지내다 적은 월급받으며 여기저기 전전하고 사는 머 그렇고 그런 흔한 사연있는 가난한 집안이에요.

전 직장때문에 혼자 지방에 내려온지 8년정도 됐구요. 

 

30여년간 제가 그렇게 돈을 주고주고 또 줘도 제 돈 더 못 빼먹어서 환장한 세 식구가 너무 진절머리가 나서 3년? 전쯤부터 부모 연락은 다 차단했고 동생하고만 연락하고 생활비는 이체시키고 있습니다. 고구마스럽게도..

 

제 가족은 제가 어느 도시에 사는지만 알고 직장이나 하는 일, 집 주소 다 얘기안해서 저의 신상에 대해선 몰라요. 서울서 직장다닐때 엄마가 돈 달라고 제가 다니는 회사로 3번 찾아왔었거든요. 그 트라우마로..

 

전 울분에 차서 줄줄이 썼는데 뭐 다 흔하디 흔한 얘기네요. 아무튼...

 

아빠는 2년? 전쯤 쓰러져서 거동 못 하고 의식도 몽롱한지 꽤 된 것 같고 엄마가 수발을 든다는데 아마 제대로도 안들었을거에요. 매일매일 새벽부터 오후까지 성당가서 돈 바쳐야 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아빠 술주정에 얻어맞고 잠 못자고 쫓겨난 수십년 세월이 있으니 제대로 챙겨주기도 싫었을 거에요. 

 

오늘 동생에게 연락받았는데 결국 위독해져서 응급실에 가 있다네요. 

그래도 바로 올라가 볼 생각은 안 들어요. 엄마랑 얼굴 마주보기도 싫고 말 섞기도 싫기도 하고. 

엄마는 교활하고 거짓말을 잘해서... 눈 희번덕거리면서 제가 어디 사는지 제가 어느직장에 다니는지 알아내서 돈 뜯어가고 싶어할 거거든요.

그래도 연휴끝나기전에 한번 가볼까 어쩔까 하고 있어요..

 

70년 가까이 본인이 원하는 술 실컷 퍼마시고 주정부리고 행패부리고 살았는데 그정도면 그래도 원하는대로 산 거 아닐까요?... 물론 본인도 스트레스가 있어서 그랬겠지만.. 그 인간도 나름 저를 딸이라고 사랑했던건 알지만... 

 

몇십년동안 잠 제대로 못자고 공포에 떨고 이 갈며 밤샌 거 생각하면 지금도 피가 거꾸로 솟아요.

그래도 남이 볼 땐 불쌍한 아빠 죽기만 기다리는 못된 년이겠죠? 

 

딱 한번 키웠던 강아지가 있어요. 12년 살다 죽었는데, 우리 아빠가 술먹고 들어오면 유일하게 그 강아지만 반가워했거든요. 아까는 뜬금없이 갑자기 그 강아지가 생각나는 거에요. 

 

아빠 죽으면 그 강아지라도 마중나와서 아빠 반겨줬으면 좋겠어요.

IP : 61.85.xxx.248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10.6 10:36 PM (49.163.xxx.11)

    어떤 맘으로 글을 쓰셨을지 비슷한 아픔이 있어 공감합니다ㅠㅠ
    그래도 님 마음 편한대로 생각하세요.
    아버지도 가족들 생각 안하고 본인 원하는대로 한평생 사셨고 끝까지 이기적인 모습 아닌가요..
    아버지는 아버지의 삶이 있었고, 그걸 살아냈고,
    원글님은 이제 평안해지시길 바랍니다.

  • 2. ..
    '23.10.6 10:38 PM (220.233.xxx.231)

    저는 그런 아빠랑 단 둘이 살았어요.
    디 도망가도 저는 너무 어려서 혼자 살수가 없었거든요 .
    그러다 아빠가 죽어서 행복했어요.
    태어나 처음으로 물건이 부서지고, 고함과,욕, 비명 소리 없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조용한 삶을 살게되었어요.
    힘내시고 그들과 떨어져 남은 삶은 행복하게 사세요.
    인생이 무척 짧더라고요.

  • 3. omg
    '23.10.6 10:46 PM (39.123.xxx.130) - 삭제된댓글

    원글님 참 좋은 사람이네요.
    책임을 지고 행동하는 좋은 사람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첫 결혼 사별하고 그 사이에 낳은 언니는 미국에 있는데 자식으로서 의무를 전혀 하지 않아요ㅠㅠ. 나하고는 엄마가 다른 데 받을 건 다 받았는데도ㅠㅠ.
    가족이라는 게 참 거지같으면서도 질긴 인연이라ㅠㅠ.
    그 동안 힘드셨으니 앞으로는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내 마음 가는 대로 사세요.

  • 4. 애고 댓글님들
    '23.10.6 10:54 PM (116.41.xxx.141)

    이랑 원글님들
    글들이 넘 씩씩하고 서늘해서 ...
    그래요 남은 날들 잘 지내시길요 ~~

  • 5. **
    '23.10.6 10:55 PM (211.58.xxx.63)

    저희 아버지도 그래요.. 술이라면 치가 떨리내요. 술 안마셔도 괴팍하고.. TT 원글님 이해됩니다. 사는게 뭔가 싶내요. 토닥토닥

  • 6. 에궁
    '23.10.6 10:56 PM (112.145.xxx.66)

    담담하게 남일 얘기하듯 풀어내신 글이
    맘이 아프네요.
    원글님 내인생의 주인공은 내 자신입니다
    마음 내키는대로 사시고
    모친과도 지금처럼 거리유지하고
    잘 살길 바랍니다.
    힘내세요

  • 7. 에효
    '23.10.6 11:00 PM (1.225.xxx.101)

    원글님 위로드립니다.
    제 남편이 유년시절 아버지의 주사, 폭력, 무능함 등의 트라우마로 몇 십년째 불면증이예요.
    세 남매 중 제일 순둥순둥하고 둥글둥글한 성격인데 덩치 크단 이유로 아버지가 술 취해 돌아오면 자는 거 굳이 깨워서 온갖 잔소리, 충고 등등 주사 감당하느라 밤에 자는게 두려웠대요.
    저 아버지 언제 돌아가시나, 왜이리 빨리 안 돌아가시나 했어요. 남편도..
    아버지를 너무 미워하고 원망하는 남편 덕?에 저도 아버님한테 정이 안가더군요.
    아버님 돌아가시고 장례 마무리하기까지 남편 진짜 눈물 한방울 안 흘렸어요. 얼마나 맺힌 게 많았으면 그랬을까 싶었죠. 우리엄마 제서야 진정한 자유를 찾았다며 그간 잘 못 해 준거 엄청 잘하길래 그래 나한테 강요안하는게 어디냐싶어 그냥 지켜만봤지요.
    근데 1년쯤 지나면서부터였나...
    제사도 안지내겠다더니 아버님 꿈을 꿨다는둥 하길래 찬찬히 얘길 들어보니...
    어머니가 분명 생활력이 강해 아버지대신 세 남매 먹여살리고 고생하신건 맞는데 어머니랑 자주 시간 지내다보니 어머니의 고집, 막무가내, 주책때문에 질려하더라구요.
    아버지도 부인이 저러니 정말 힘들었겠구나, 엄마 상대하느라 피곤했겠다, 엄마한테만 들었던 아버지는 나쁜 사람이었는데 철저히 엄마 입장에서만 얘길 했던 거란 걸 깨달은거죠.
    부모도 자식을 백퍼 잘 모르겠지만
    자식도 부모를 다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감당하기 어려워 고달프고 씁쓸한 삶을
    술이나 종교에 의지해 극복하려고 했을 수도 있죠.
    그 댓가가 가혹하고 초라하고 징그러울거라는 걸 예측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인간이 그 정도 완벽하고 현명한 존재도 아니고요.

    어쩌면 이 댓글이 원글님 상황과 동떨어졌을 수도 있어서 부끄러워 지울 수도 있어요.
    그냥 제 남편이랑 쪼오금 비슷한 부분이 보여 남일같지 않아 오지랍부려봤습니다.ㅎ

    남편은 일말의 정도 눈물도 없이 아버지를 떠나보낸 것에 대해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더군요.
    원글님을 조금이라도 사랑해주셨던 기억이 있다면 너무 냉정하게 보내진 않으셨음 해요.

  • 8. ㅁㅁ
    '23.10.6 11:06 PM (106.101.xxx.63)

    죄책감 가지지 마세요
    원글님은 할만큼 했습니다.
    장례식장 가서 인사는 하시구요.
    엄마는 모질게 끊으세요.
    동생도 엄마로부터 구출하시구요.

  • 9. 위로드려요
    '23.10.6 11:08 PM (210.204.xxx.55)

    좀 다른 얘기지만 저도 천주교 신자인데
    본당에 날마다 와서 살다시피하며 종교활동에 올인하는 분들 치고 정상인이 거의 없어요.
    어쩔 때 보면 저 사람이 미치지 않으려고 그래도 성당에 와서 이 활동이라도 하는구나
    싶다가도 자기 자신을 가누지 못하고 이리저리 사람들에게 독을 뿌려대는 모습을 보면
    하 정말 하느님이 계시기는 한 건가, 싶기도 해요. 종교는 어차피 죄인과 병든 사람들을 위한
    사회적 장치이기 때문에 사람의 부정적인 모습을 보기가 쉽지만 그런 모습을 접하면서 정상인이
    오히려 병이 들죠. 그나마 하느님의 이름으로 운영되는 곳이라서 그 병든 자들도 그걸 생각은 하고
    처신해도 그 모양인데 저 와중에 집에 가면 아마 가족들에게는 더 심하게 하겠구나 싶은 거죠.

    어머니와는 손절하시고 아버지에 대해서는 더 생각하지 마세요.
    자식으로서 본능적인 이끌림이 있어서 강아지라도 아버지를 맞아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하시는데
    자신을 가누지 못해서 자신과 가족들을 모두 불행하게 만든 사람들은 빨리 잊어야 합니다.

  • 10. 고생했어요
    '23.10.6 11:15 PM (218.39.xxx.130)

    죄책감 뚝!!

  • 11. ..
    '23.10.6 11:19 PM (61.43.xxx.10)

    죄책감 뚝!!222222

    그동안 가족에게 계속 돈 보내고 있다면서요
    진짜 지금만큼만 하셔도 효녀에요

  • 12. ...
    '23.10.6 11:33 PM (116.123.xxx.159)

    안타까워요

    제발 엄마랑 다시 엮이지 마시고

    장례식만 참석하셔요

  • 13. ....
    '23.10.6 11:41 PM (124.57.xxx.117)

    죄책감 뚝!!333333333
    앞으로 행복하시길 바래요~

  • 14. 강아지
    '23.10.7 1:04 AM (119.64.xxx.75)

    아버지 사후에 ....강아지라도 마중을 나와주면 좋겠다는 원글님 마음이 그대로 느껴져요. 그래서 넘 아프네요 ㅠㅠ

  • 15. ..
    '23.10.7 1:27 AM (58.125.xxx.6)

    평안함에 이르렀나 라고 말해주는 아저씨라도 나타나길..

  • 16. ....
    '23.10.7 3:39 AM (14.50.xxx.31)

    비슷한 사연 가졌고
    작년에 저희 아버지는 고독사하셨습니다
    저 역시 장례식장에서 눈물 한방울 나지 않았고
    장례절차 또한 다음날 바로 발인하여 3일장도 안했어요
    원글님....괜찮습니다. 걱정마시고 님 마음 편한대로 하세요

  • 17. 원글님
    '23.10.7 8:28 AM (27.169.xxx.247)

    애쓰셨다고 토닥토닥해드리고 싶네요. 하실 수 있는 그 이상을 하셨어요. 그들은 그냥 그들의 삶을 책임지고 살도록 내버려두시고 이젠 원글님은 원글님 삶을 사셨으면 좋겠어요.짊어진 삶의 무게는 내가 내려놔야지 남이 내려주지 않는 것 같아요. 혈연이라 어떤 선택을 해도 마음이 편안하지는 않겠지만 되도록이면 이젠 원글님 삶에 더 집중하는 방향으로 사셨으면 해요.

  • 18. ㅇㅇ
    '23.10.7 8:51 AM (39.117.xxx.171)

    못된년 아니에요
    빨리 가셔서 병원비라도 적게 나오길 바랍니다

  • 19. 아이고
    '23.10.7 9:54 AM (220.122.xxx.104)

    토닥토닥...

    저도 한 사연하는 집안에서 나고 자라서인지 원글님 마음이 이해가 갑니다.

    참 애증이라는 게 더 무섭다싶네요.

    차라리 미워만 할 수 있다면 이렇게 힘들진 않을텐데요.
    남이라면 미워만 하고 떨쳐버릴 수 있는데..

    부모는 키워주고 사랑을 줬던 사람이라 마냥 미워만 할 수는 없는 것..

    굴레네요.

    답은 없잖아요.

    멀리까지 내다보지 마시고 지금 마음가는 만큼만 하세요.

    원글님 편안하시길 바랍니다.

  • 20. 왜요 ㅎㅎ
    '23.10.7 10:47 AM (121.162.xxx.174)

    시청률 잡았잖아요
    중매쟁이처럼 짝짓기가 진심이면 월급 받지 말아야죠 ㅋ

  • 21. 이제 제발그만
    '23.10.7 11:56 AM (118.235.xxx.72)

    생활비도 끊으세요. 전화번호바꾸고 동생연락도 끊으시고!! 이제 할만큼 하셨으니 본인인생 사세요. 사지멀쩡한 동생과 엄마는 돈나올구멍 없으면 뭘해서라도 자기밥은 먹고살아요. 다 누울자리보고 발뻗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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