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알콜중독에 폭력을 썼고, 엄마는 종교에 빠져서 망상증세가 심한데다 제가 주는 생활비를 다 성당에 갖다 바치고, 동생은 엄마 뒤에 숨어서 무능력하게 지내다 적은 월급받으며 여기저기 전전하고 사는 머 그렇고 그런 흔한 사연있는 가난한 집안이에요.
전 직장때문에 혼자 지방에 내려온지 8년정도 됐구요.
30여년간 제가 그렇게 돈을 주고주고 또 줘도 제 돈 더 못 빼먹어서 환장한 세 식구가 너무 진절머리가 나서 3년? 전쯤부터 부모 연락은 다 차단했고 동생하고만 연락하고 생활비는 이체시키고 있습니다. 고구마스럽게도..
제 가족은 제가 어느 도시에 사는지만 알고 직장이나 하는 일, 집 주소 다 얘기안해서 저의 신상에 대해선 몰라요. 서울서 직장다닐때 엄마가 돈 달라고 제가 다니는 회사로 3번 찾아왔었거든요. 그 트라우마로..
전 울분에 차서 줄줄이 썼는데 뭐 다 흔하디 흔한 얘기네요. 아무튼...
아빠는 2년? 전쯤 쓰러져서 거동 못 하고 의식도 몽롱한지 꽤 된 것 같고 엄마가 수발을 든다는데 아마 제대로도 안들었을거에요. 매일매일 새벽부터 오후까지 성당가서 돈 바쳐야 하느라 바쁘기도 하고.. 아빠 술주정에 얻어맞고 잠 못자고 쫓겨난 수십년 세월이 있으니 제대로 챙겨주기도 싫었을 거에요.
오늘 동생에게 연락받았는데 결국 위독해져서 응급실에 가 있다네요.
그래도 바로 올라가 볼 생각은 안 들어요. 엄마랑 얼굴 마주보기도 싫고 말 섞기도 싫기도 하고.
엄마는 교활하고 거짓말을 잘해서... 눈 희번덕거리면서 제가 어디 사는지 제가 어느직장에 다니는지 알아내서 돈 뜯어가고 싶어할 거거든요.
그래도 연휴끝나기전에 한번 가볼까 어쩔까 하고 있어요..
70년 가까이 본인이 원하는 술 실컷 퍼마시고 주정부리고 행패부리고 살았는데 그정도면 그래도 원하는대로 산 거 아닐까요?... 물론 본인도 스트레스가 있어서 그랬겠지만.. 그 인간도 나름 저를 딸이라고 사랑했던건 알지만...
몇십년동안 잠 제대로 못자고 공포에 떨고 이 갈며 밤샌 거 생각하면 지금도 피가 거꾸로 솟아요.
그래도 남이 볼 땐 불쌍한 아빠 죽기만 기다리는 못된 년이겠죠?
딱 한번 키웠던 강아지가 있어요. 12년 살다 죽었는데, 우리 아빠가 술먹고 들어오면 유일하게 그 강아지만 반가워했거든요. 아까는 뜬금없이 갑자기 그 강아지가 생각나는 거에요.
아빠 죽으면 그 강아지라도 마중나와서 아빠 반겨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