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이 자기 엄마 시집살이 당한 얘기를 하더라고요.
원래 저랑 필요한 말만 하고 긴 대화 안한지 꽤 오래되었는데
자기 고향친구랑 오랜만에 통화하더니, 옛날 생각이 났던건지.
시어머니가 며느리 들 중에 제일 순하고 만만해서 제일 많이 부려먹었는데
그 에피소드 하나로 뭐 어쩌고 저쩌고
그리고 아버지(시아버지)가 엄마 무시했고
엄마가 하루는 못참고 시아버지한테 따졌는데 시어머니보고 그렇게 싫으면 니집으로 가라고 했다던가
그 얘기 듣다가 제가 저도 모르게 주르르 눈물이 나더라고요.
제 연민에 눈물이 난거에요.
시어머니는 너무 심술궂으셨고 젤 아끼는 아들 뺏어간 맘에 안차는 며느리로 저를 대하셨고요.
그게 너무 티났고 시누이들이 제 편 들어주기도 할만큼 심술 잘 부렸는데
남편만은 그게 어떻게 그 뜻이냐고 펄쩍 뛰고 절 이상한 사람 취급했어요.
아. 그랬어? 그건 엄마가 심했네.
이런게 아니고 악 지르고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언제 그랬냐고 날뛰는 사람하고 무슨 이성적인 대화를 하겠어요.
아. 이 인간에게는 건드려선 안되는 부분이구나 하고 아예 말을 안했어요. 그쪽으로는
남편이 결혼생활 내내 제 편이 되어준 적도 없고 늘 객식구 취급하고
저는 몇 순위에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요즘 갱년기 증상도 있고 애도 아파서 제가 우울해요. 몸도 아프고
남편 앞에서 눈물보인게 지금까지 살면서 두 번째네요.
제가 눈물이 없는데
키우던 강아지 죽었을때랑
어제 남편얘기에 눈물 흘린거.
근데 남편은 제가 자기 엄마 얘기가 불쌍해서 우는 줄 알고
휴지를 갖다주며
당신이 들어도 우리엄마 너무 불쌍했지? 옛날에 무식한 시대에 태어나서 너무 짠하지.
이러는거 있죠?
지금도 나는 우리엄마 생각하면 분노가 치민다. 할머니 할아버지 아버지 다 싫다 어쩌고
지 얘기만 주~~~~~~욱 늘어놓더니 갑자기 어제부터 잘해주네요.
아니 내 자신이 불쌍해서 운다. 라고 말할까 했는데 솔직히 이 남편하고는 싸울 기력도 없고
그냥 암 소리 안했어요.
오늘 아침부터 나가서 토스트랑 커피도 사오고
저 혼자 쉬고 있는데 와서 말걸고 추석 때 어디 가자고 말시키고 그러네요.
자기 엄마 불쌍히 여겨주니 제가 좋아졌나봐요.
주말에는 완전 한집에서 남남으로 있는데 자꾸 말시키네요.
귀찮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