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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그리운 맛 홍옥

.. 조회수 : 3,557
작성일 : 2023-08-21 16:27:50

중학교 3학년때 연합고사를 앞두고 야간자습을 하던 때였어요.

같이 다니던 친구가 있었는데 공부도 잘하고 착한 친구였지만 집은 굉장히 가난했던걸로 기억해요.

교복을 입던 시절이어도 희한하게 빈부의 차가 눈에 보였어요.

교복의 색깔, 낡은 정도 그리고 여러가지 면에서 다 보였었죠.

그 친구랑 늘 같이 다녔는데 저희집은 좀 넉넉한 편이라 가끔 분식집에서 간식을 사주기도 했어요.

전 진짜 아무생각 없었는데 그 친구는 그게 좀 미안하다고 생각을 했나봐요.

어느날은 라면봉지에 싼 아주 작은 홍옥을 여러개 가지고와서 먹으라고 하더라구요.

싫으면 안먹어도 된다고... 

그래서 하나만 먹겠다고 하고 입에 베어 문 순간.... 아.... 너무 환상적인 맛....

새콤하고 달디단 즙이 입안에서  팍 하고 터지듯 쏟아지는데 이때까지 그렇게 단 사과는 처음 먹어보았어요.

그래서 나도모르게 남은 사과까지 흡입하듯 먹어버렸거든요. 

그걸 보는 그 친구의 표정... 잊혀지지가 않아요. 정말 행복하고 뿌듯해하는 얼굴로 기뻐하더라구요.

그 이후로도 그 친구는 홍옥을 자주 싸왔고 전 또 맛있게 먹었었지요

나중에 그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자기가 가져온 홍옥을 맛있게 먹어줘서 너무 좋았다고 고마웠다고.

 

세월이 흘러 제 인생에도 금전적인 풍파가 찾아와 많은 일을 겪고 나니 그 아이의 기분을 나도 느낄수 있었어요. 죄지은것도 아닌데 위축된 느낌.. 얻어먹어도 편치않은 느낌..

그리고 내가 준 조그만것에 기뻐하는 누군가의 마음이 고마워지는 그 느낌을 알겠더라구요.

 

가을이 되면 그때 그 홍옥맛이 그리워집니다.

근데 어디에서도 그맛을 느낄수가 없네요. 

IP : 203.142.xxx.241
3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8.21 4:31 PM (118.130.xxx.67)

    수필같네요
    입에 침고입니다

  • 2. ...
    '23.8.21 4:32 PM (112.147.xxx.62)

    홍옥이 저렴한 과일인가 봐요?

    사과 잘 안 먹어서...

  • 3. 추석전후로
    '23.8.21 4:32 PM (106.101.xxx.173)

    잠깐 보이더라구요.
    저는 사과 싫어하는데
    홍옥만 좋아해요. 백설공주사과

  • 4. 쓸개코
    '23.8.21 4:33 PM (118.33.xxx.220) - 삭제된댓글

    저도 이글을 읽는 순간 입안에 침이 자동으로 고이네요.ㅎ
    새빨간 예쁜 홍옥.
    새엄마가 백설공주에게 내밀었을것만 같은 빤딱빤닥한 홍옥..
    경동시장에서 산 적 있는데 맛은 그닥이었어요.

  • 5. ..
    '23.8.21 4:33 PM (106.101.xxx.40)

    맛있는 사과 그리워요 저는 자칭 사과소물리에 ㅎㅎ
    고향이 충주고 아버지가 사과과수원하셨는데
    새들이 쪼아먹어 상품가치 없는 사과만 먹었어요
    사과 한입 먹음 벌들이 날아와 같이 꿀물 빨아 먹고
    지금은어디서도 구할수 없네요

  • 6. 쓸개코
    '23.8.21 4:34 PM (118.33.xxx.220)

    저도 이글을 읽는 순간 입안에 침이 자동으로 고이네요.ㅎ
    새빨간 예쁜 홍옥.
    새엄마가 백설공주에게 내밀었을것만 같은 빤딱빤닥한 홍옥..
    경동시장에서 산 적 있는데 맛은 그닥이었어요.
    예전맛이 안 나는 건.. 저도 나이들었다는 증거일까요? 맛이 변한걸까요 ㅎ

  • 7. ..
    '23.8.21 4:34 PM (223.39.xxx.136)

    홍옥이 이젠 귀한 과일이 되었어요.
    파는데가 잘 없어요.
    요새 어린 애들은 홍옥을 알까요?
    30대 중반이 된 제 아들은 기억하던데요.

  • 8. ...
    '23.8.21 4:37 PM (119.69.xxx.20)

    원글님 글 보니 연합고사 본 날 젊음의 행진 송승환 보러 방송국 갔던 거 생각나네요 홍옥 사과가 제일 맛있는 과일이죠 //

  • 9. ㅇㅇ
    '23.8.21 4:38 PM (125.177.xxx.81)

    저희 이모가 충주에서 사과 과수원을 하셔서 홍옥 많이 먹었는데 요즘은 거의 못봤네요. 그 빨간 빛이 주는 탐스러움과 한 잎 베어물면 쭉 나오는 과즙이 정말 맛있었는데.. 요즘은 워낙 먹을 과일이 많아서 그런가 언제 먹었는지 기억도 안나네요.

  • 10. 근데
    '23.8.21 4:43 PM (116.42.xxx.47)

    진짜 홍옥 찾기가 힘들죠

  • 11. 1212
    '23.8.21 4:43 PM (121.161.xxx.91)

    댓글을 안 달 수가 없네요. 제 최애의 과일 홍옥은요 점점
    재배 농가가 줄어 귀한 과일이 되어 가고 있어요. 사람들의
    입맛도 변해서 부사, 홍로, 시나노골드 이런 품종이 돈이
    된답니다. 가을이 한창일 무렵 딱 일주일 정도 시장에
    풀릴때 집중적으로 먹어줘야해요 홍옥...

  • 12. 반짝반짝
    '23.8.21 4:44 PM (39.124.xxx.49) - 삭제된댓글

    백설공주에 나온 사과가 홍옥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빨갛고 보석같이 이쁜 사과

    예전에 동네 과일과게 아저씨들이 동그랗게 쌓아올려서
    마른수건으로 하나씩 닦아서
    석류알 같이 반짝반짝하게 만들어서 팔던 기억이 나네요

    원글님의 아름다운 학창시절의 기억과 함께
    영원히 반짝이길 바래봅니다^^

  • 13.
    '23.8.21 4:48 PM (49.175.xxx.11)

    어린시절엔 홍옥 많이 먹었드랬죠.
    옷소매로 계속 문질러 반짝반짝 광을 내서 먹었던.

  • 14. 추억
    '23.8.21 4:49 PM (118.35.xxx.249)

    정말 예쁜 추억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그시절 친구분 정말 행복하셨을 거예요
    고등학교시절 도시락 두 개씩 싸 갖고 다닐 적에, 홍옥 철이 되면 엄마가 디저트 삼아서 먹으라며 큼직한 홍옥을 네 개씩 넣어주셨죠 도시락 다 먹고 학교 뒤뜰에서 산책할 적에 친구랑 하나씩 나눠먹고, 지나가던 선생님이 "이야 맛있겠네!"하시면 제 몫을 내어드리고 친구랑 반씩 쪼개서 나눠먹고 그랬는데 어찌나 새콤달콤 맛있던지요
    그 비싸지도 않고 새콤하기만 한 걸 뭐 그리 좋아하냐며, 결혼 후 가끔 친정에 갈 때면 엄마는 꼭 내 생각나서 샀다며 홍옥 한 봉지씩을 사다놓으셨어요 이제 그 엄마는 제 곁에 없고 홍옥도 여간해선 구경하기 힘든 과일이 되었네요

  • 15.
    '23.8.21 4:50 PM (116.89.xxx.136)

    과육은 부드러우면서 아삭하고 과즙은 새콤하면서 달콤함이 터지던 사과!
    껍질째 먹어야 제 맛이던
    옷에 슥슥 문지르면 반짝반짝 빨간 광채가 넘 이뻤던 홍옥
    너무맛있었는데...
    츄릅~~먹고파요~~

  • 16. 홍옥
    '23.8.21 4:50 PM (180.230.xxx.14)

    이름도 예뻐라

  • 17. ...
    '23.8.21 4:50 PM (220.75.xxx.76)

    좋은 글 ~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제가 지난주 직거래장터 사과농장분께
    이번주부터 홍옥이 나온다는 고급 정보 입수했습니다.
    맛있는 홍옥 만나셔요^^

  • 18. 딴소리
    '23.8.21 4:54 PM (14.138.xxx.159) - 삭제된댓글

    전 연합고사 본 날, 전교생이 강제로 대한극장에서 벤허 본 생각나네요.ㅎㅎ
    홍옥같은 사과맛 요샌 잘 찾기 힘든 것 같아요.
    현재로선 10월에만 나오는 감홍이나 품종에 관계없이 고랭지에서 재배한 사과가 가장 맛난 듯
    해요.

  • 19. ....
    '23.8.21 4:56 PM (119.69.xxx.42)

    홍옥이라는 이름도 진짜 오랜만에 듣네요~
    글읽으면서 그맛을 아니까 침이 고이네요~~
    그런데 예전만큼 안나오는거 같더라구요~

  • 20. 홍옥
    '23.8.21 4:58 PM (124.62.xxx.69)

    지금 홍옥이랑 예전 홍옥이랑 같은맛 맞나요? ㅜㅜ 전 아닌거 같아서요 ㅜㅠ
    옷소매로 빤딱하게 문질러 닦곤 먹기 아까워 한참을 들여다 본 홍옥
    한입 먹음 어찌나 새콤달콤 맛있던지...

    지금은 제입맛이 변한건지 어릴때 먹던 그 홍옥맛이 안나는거 같아요 ㅠㅠ

  • 21.
    '23.8.21 4:59 PM (211.114.xxx.77)

    저도 엄청 좋아하는데... 살수가 없어서. 아니 팔지를 않아서.

  • 22. ...
    '23.8.21 4:59 PM (221.138.xxx.139)

    홍옥이 딱히 싼 과일은 아니었어요.
    아마 어디 열리는 곳이 있었거나
    맛은 좋지만 너무 작아 저렴하게 구할 수 있었거나..

  • 23.
    '23.8.21 5:04 PM (223.62.xxx.65)

    글이 참 반짝거려요.^^
    워낙 단 맛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많아서
    홍옥이 인기가 없고. 그러다보니 재배농가가 많지않아
    매니아들에게만 인기가 있는 품종이 됐다고 해요.
    더구나 보관이 오래 안되잖아요. 홍옥이 .
    홍옥와 감홍,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과품종이에요
    곧 만나겠네요 ^^

  • 24.
    '23.8.21 5:17 PM (124.58.xxx.70)

    요즘 다시 여기저기 보이는데
    시장, 온라인 뒤지면 많이 나오고
    나오는 시기가 이르고 시큼하죠
    대부분 반짝 닦아 나옴

  • 25. 추억
    '23.8.21 5:38 PM (118.235.xxx.137)

    친구의 미소와 함께한 홍옥의 맛은 잊기 힘들죠…
    친구가 평생 잊혀지지않는 기억을 선물했네요^^
    원글님도 행복하시길요^^

  • 26. ㅇㅇ
    '23.8.21 5:42 PM (116.127.xxx.4)

    홍옥 나오기는 하는데
    껍질 얇고 아삭하고 물 많고 새콤 달콤 사과식초 맛 나는
    홍옥 찾기 힘들어요

    홍옥 좋아해서 여기저기서 주문해 먹었다가
    옛날 홍옥 맛이 아니라 포기 했는데
    예산 과수원에서 딱 그런 홍옥 찾아서 사먹고
    다음해에 갔더니 아삭함이 없고 푸석이라고 실망했네요

  • 27. 세바스찬
    '23.8.21 5:47 PM (220.79.xxx.107)

    저도 최애과일 홍옥
    이게 저장이 잘안된데요
    잠깐 기간 놓치면 못먹어요
    그리고 금방 푸석해져서
    요즈음은 부지런하지 않으면 못먹어요

  • 28. wii
    '23.8.21 5:51 PM (14.56.xxx.71) - 삭제된댓글

    잊어버리지 말고 올해는 꼭 홍옥 사먹어야지 결심합니다~ 누가 주면 즐겁게 받아야겠어요!

  • 29. 윗님말씀이
    '23.8.21 6:01 PM (119.64.xxx.62)

    맞아요.
    금세 푸석해져서
    재배를 안하면서 점점 사라졌다고 들었어요.
    진짜 저 어릴땐 (80년대) 홍옥 많이먹었었는데..

  • 30. 뭐였더라
    '23.8.21 6:11 PM (211.178.xxx.241)

    저도 최애품종이 홍옥인데.. 추석무렵 반짝하고 나오고 끝이죠.
    게다가 농가에서 상품성 떨어져서 재배를 안 해서 더 귀해졌구요.
    요즘은 거봉 포도가 샤인머스킷 때문에 보기가 힘들어요.
    거봉 재배농가들이 샤인머스킷으로 다 바꿨대요 돈 된다고..

  • 31. 맛있죠
    '23.8.21 6:14 PM (219.248.xxx.248)

    저도 어릴때 정말 좋아하던 품종이었어요. 근데 몇년전부터 못 본거 같아요ㅜㅠ

  • 32.
    '23.8.21 6:43 PM (211.109.xxx.163)

    홍옥은 색도 예뻤어요
    그옛날 저희는 6식구라 사과도 박스로 샀는데
    그때는 쌀겨로 채워져있었어요
    박스안에 손 넣어 뒤적뒤적해서 꺼내먹던
    새콤달콤한 홍옥
    가끔 홍옥이라해서 사먹어보면 옛날 그맛이 아니더라구요
    새콤달콤이 아니고 좀 쓴맛이 나던데

  • 33.
    '23.8.21 6:58 PM (211.36.xxx.36) - 삭제된댓글

    옷자락으로 문지르면 뽀득뽀득 반짝거리던
    보석같은 사과죠
    베어물면 새콤달콤 과즙이 입안 가득 퍼지던 홍옥..

  • 34.
    '23.8.21 7:10 PM (221.140.xxx.198)

    좋은 글 ~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xxx222
    글 참 잘 쓰시네요. 고마운 친구를 위해 홍옥을 싸온 친구의 마음과 맛있게 먹은 원글님의 혹옥에 대한 맛 감각이 저절로 느껴지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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