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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판 뜰 기세로 남편에게 한마디했는데 남편이 참네요.

마르 조회수 : 7,274
작성일 : 2023-05-29 00:14:17
고등아들이 공부를 못해서 남편이 걱정과 불만이 많아요...
만나는 사람들(그래봤자 아이 이모, 이모부, 고모 고모부 , 본인 절친들) 에게 아들 제대로 앞가림 못하면 어쩌냐고 하소연하고 뭐가되려고 저러나 싶다고
아이고모가 수학 선생님이고 애 어릴때부터 가르쳐서 애 상태 잘 알아서 공감을 많이해줘요. 고모가 학업을 떠나 아이를 엄청 지지해주는 편이라 아이가 고모를 참 좋아해요. 그런 고모(자기 여동생)를 붙들고
맨날 아들 하류인생 취급하는 말 해대요. 내가 평생 먹여살려야하면 어쩌냐는둥 은퇴하고 어떤 자영업해서 물려줘야하나 고민하고요.

정작 아들한테는 완벽하게 연기해요
자기는 너무너무 좋은 아빠가 되고싶은데,
공부만 생각하면 가슴속 깊이 갑갑해져서 숨도 안쉬어진대요 지금 고2인데.. 대학 아무데도 못가고, 한번도 들어본적없는.산골짜기 전문대다닌다고 회사에 학자금 신청할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하다고 했어요.
아들은 순진무구 눈치없고 해맑고 착하고 선하고 우등생은 아니어도 선행상 타오고 친구많고 교우관계 좋고 공부빼고는 걱정할게 없는 아이에요. 물론 남자아이고 아직 미숙해서 덤벙대고 시간 계획 철저히 못하고 어리버리한면은 있죠.

평소에도 남편 하소연 너무 많이 들어서 제가 오래 참으며, 싫은 내색도 많이하긴했는데 ....
남편도 본인 나름대로 아들한테 진짜 지극정성으로 하긴하거든요. 데려다주고 데리고오고 학원비 과외비 아깝다안하고 다 해주고.. 대신 아들 몰래 뒷담화만 하는거에요.

아까도 대학동기 친구랑 가서 서로 자식얘기하면서
엄청 속상해하며 뭐가될까 걱정이라고 한참을 탄식했다고 마치 무슨 무용담 처럼 저에게 얘기하더라고요

밤 10시쯤
아이가 학원에서 집에돌아왔어요. 들어오자마자
그러더니 분리수거 해야하지않냐고, 다했냐고 물어보더라고요
하루종일 학원에서 힘들었을것 같아서
그냥 놔두라고 우리가 (동생이랑 엄마아빠) 할께~
했더니 가위바위보해서 하자길래 했더니
동생이 져서 당첨됐어요. 막 웃다가 동생은 잠옷바람으로 박스들고 나가는데 큰애가

지금 비 많이 오는데 우산 씌워줘야된다고 우산을 들고 동생을 따라나가더라고요
그 모습을 보는데 제가 왠지 울컥해서..

당신 아들이 저런 앤데.. 이제 어디가서 우리 아이 하등한 인간 취급 좀 그만하라고.. 듣는 내가 더 힘들어서 못참겠다고.
감정 그대로 뱉어버렸어요.

원래 성정이 누군가의 말에 한마디도 지지않는 인간인데 왠일인지 아무말도 않더라고요

이 세상에 자기만 공부 잘했는줄아나...
너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공부 할만큼하고 배울만큼 배웠어...
좋은부모 따뜻한 부모 온마음으로 지지해주는 부모는 그냥되는줄아나... 어디서 남의집 공부잘하는 애들 레파토리만 듣고 와서 비교하고 열등감느끼고... 이제 그만 나대고 니 모습부터 봐. 그러는 너는 얼마나 잘났냐...

어디다 말도 못하고
82에다 속풀이합니다.
IP : 61.254.xxx.88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5.29 12:19 AM (211.221.xxx.33)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인성이 능력인 시대예요.
    아들이 너무 착하고 인정이 많네요.
    저는 너무 부러울 따름입니다.

  • 2. ..
    '23.5.29 12:20 AM (112.151.xxx.59) - 삭제된댓글

    잘하셨어요
    아래 단락 말도 마저 해줘버리지..

  • 3. ..
    '23.5.29 12:20 AM (211.208.xxx.199)

    남편도 아차!! 싶겠죠.

  • 4. ㅡㅡ
    '23.5.29 12:21 AM (114.203.xxx.133)

    아드님 참 기특하네요..
    어머님의 따스한 성정을 물려받은 것 같아요.
    어머님 말씀이 다 맞아요.
    다만 아버님도, 가장으로서 사회에서 학벌이
    주는 메리트를 알기 때문에, 아드님이 나중에 사회에서 혹시 불이익을 당할까봐 걱정되어서 그러시는 걸 거에요.
    아버님으로서는 그게 사랑하는 방법인 거죠.
    아들에게는 티 안 내고 잘 해준다고 하시니까요.

  • 5. 남편은
    '23.5.29 12:21 AM (61.84.xxx.71)

    성취지향적이라 그렇게 생각하지만 아들도 아빠 닮아서
    장사나 사업하면 아빠보다 더 잘살것 같네요.

  • 6. 어머
    '23.5.29 12:21 AM (61.105.xxx.11)

    아이가 배려도 깊고
    넘 착하네요

  • 7. 와 아들
    '23.5.29 12:22 AM (39.112.xxx.205)

    세상 착하고 부러운 아인데
    아빠가 모르는듯
    우리집부터도 이기적에
    재활용 어쩌다 한번 버리는거도
    사정을 해야하고
    그집보다 훨씬 큰녀석인데도요
    점 님댁 아들 같으면 정말 업고다닐듯
    공부잘하고 뾰족한 애보다
    저런 성격의 아이거 훨씬 좋아요
    우리집은 심지어 공부도 안됨

  • 8. 잘하셨어요
    '23.5.29 12:27 AM (118.235.xxx.220) - 삭제된댓글

    남편분도 그래도 아들한테 티 안내시는 거 보면 많이 노력하시는 분이네요. 본인의 욕심은 버리지 못해 남들에게 하소연은 했지만요. 정말 예쁘고 고운 아이예요. 잘될겁니다. 태도와 인성이 결국 재능을 키우더라고요. 조금 늦을 수는 있지만 자녀분 정말 잘될겁니다. 두 분도 좋은 분들이니까요.

  • 9. .....
    '23.5.29 12:29 AM (106.101.xxx.135)

    이 세상에 자기만 공부 잘했는줄아나...
    너만큼은 아니지만 나도 공부 할만큼하고 배울만큼 배웠어...
    좋은부모 따뜻한 부모 온마음으로 지지해주는 부모는 그냥되는줄아나... 어디서 남의집 공부잘하는 애들 레파토리만 듣고 와서 비교하고 열등감느끼고... 이제 그만 나대고 니 모습부터 봐. 그러는 너는 얼마나 잘났냐...




    이걸 얘기하셨어야죠! 핵심인데요..

  • 10. 85점
    '23.5.29 12:41 AM (221.153.xxx.127) - 삭제된댓글

    아들 앞에서 티안내고 서포트 다 해주고
    다정하시면 85점은 넘습니다.
    남자들 중에 아들은 또 유난히 험하게 대하시는 분도 많아서.
    그 와중에 아드님은 동생한테까지도 저리 다정하니
    엄마가 울컥할 수 밖에요.

  • 11. ㅇㅇㅇㅇ
    '23.5.29 12:55 AM (124.50.xxx.40)

    그런 다정함이 남편이 염려하는 모든 단점을 덮고
    여기 여성분들이 '도태되어야 하는 돈 없고 무능해서 절대 여자가 쳐다도 안 볼 남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엄마로선 울컥하지만 여기 여자분들은 걔 엄마가 아닌걸요?
    남편도 님보다 공부 더해서 그 결과로 인해 님이 결혼했을 텐데요.

  • 12. ...
    '23.5.29 1:29 AM (223.39.xxx.188) - 삭제된댓글

    ㄴ능력없고 성격도 별로인 속된말로 사회성 부족한 남자가 결혼 못하는거지 사회성 좋은 남자는 연애도 잘하고 결혼도 잘하는게 현실임ㅋ

  • 13. ...
    '23.5.29 1:36 AM (223.39.xxx.188)

    ㄴ능력없고 성격도 별로인 속된말로 사회성 부족한 남자가 도태되는거지 사회성 좋은 남자는 연애도 잘하고 결혼도 잘하는게 현실임ㅋ

  • 14.
    '23.5.29 1:55 AM (1.236.xxx.165)

    세상에…아이가 정말 따뜻하고 착하네요..

  • 15. 진짜...
    '23.5.29 1:58 AM (221.140.xxx.51)

    지식 흉은 밖에서 보지 말라고 하세요. .. 장점이 많은 아인데 . 남편 주변인들에겐 애물단지 문제덩어리 자식으로만 인식될텐데.....왜 그러고 다니시는지 모르겠네요.... 자기 자식 얼굴 먹칠 그만 좀 하라고 해주세요...ㅠㅠ 제가 다 맘이 아프네요... 나중에 혹여 아들이 알면 큰 상처 받을거에요...

  • 16. ...
    '23.5.29 2:15 AM (119.71.xxx.183)

    '부모 말이 반팔자다'라고
    짧고 굵게 한 마디하주세요

    저도 전에 친구의 그 말에 크게 깨달았습니다

  • 17. 성정이
    '23.5.29 4:35 AM (180.229.xxx.203)

    저런 애들은
    저런 아빠의 속을 듣거나 알게 되면
    상처 받을거 같아요.
    잘키우신 아들 같아요.
    모르지만 아들도 성적 잘받아
    아빠 에게 보여주고 싶을거예요.
    본인도 힘들 거예요.
    그나마 과외비 학원비 대줄수 있는 능력을
    감사 하시고
    분명 저아들 잘될거예요.
    하는짓이 너무 이쁘고 기특하네요.
    그냥 내려 놓으시고 바라만 보세요.
    요즘 엇나가는 애들 얼마나 많나요.
    님부부는 훌륭한 아들을 두셨어요.

  • 18. 원글님 최고
    '23.5.29 4:49 AM (58.141.xxx.166)

    정말 좋으신 분이시네요.
    애들이 착하게 잘 큰 것도 어머님이 좋으신 분이라서...
    남편분도 책임감에 눌리신 거지 나쁜 분 아니고요.

  • 19. 참나
    '23.5.29 7:26 AM (61.81.xxx.112)

    부럽습니다.

  • 20.
    '23.5.29 7:47 AM (218.50.xxx.110)

    부럽습니다. 저런 아들이면 공부좀 못한들 어때요.

  • 21. 어머~
    '23.5.29 8:05 AM (121.187.xxx.200)

    아드님 너무 착하고 훈훈하네요.
    남편분 잡고 심각하게 말하세요
    앞으로 절대 그러고 다니지 말라고..
    위에 '부모 말이 반 팔자다'라는 말처럼 말이 씨가 된다고 왜 아이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고 다니나요.
    실제로는 아이를 그렇게 생각 하지 않더라도 입 밖으로 내 뱉고 다니는 말들이 그러면 아이에게 좋을 거 하나도 없어요.

  • 22. 라일락
    '23.5.29 8:16 AM (223.39.xxx.31)

    저도 얼마전에 여기에 글 올렸었거든요
    제딸은 럭키걸이라고요

    공부가 잘 안 되는 아이지만 그래도
    밝은 아이라 마음을 많이 내려놓고
    키우는데

    오늘 원글님집 아이는
    성품이 따뜻하고 너무 좋으네요

    우리러키걸 딸도
    원글님집 따뜻한 아들도
    모두 자기길 잘 찾았으면 좋겠어요

  • 23. 어휴
    '23.5.29 8:29 AM (221.140.xxx.198)

    세상에. 저런 아이를.

    담에 또 그러면 꼭 본문 마지막 이야기 해 주세요

  • 24. ...
    '23.5.29 9:25 AM (1.242.xxx.61)

    말을해야 알고 쓴소리도 한번씩 해야 알아듣고 조심해요
    그리고 속으로만 하는말 그대로 남편한테 말하세요
    자기자식 형제들한테 이렇다 저렇다도 한두번이지 매번 불만불평 해서 좋을게 없어요
    심성좋고 인성좋게 잘 크고 장점이 많은 자식인데 그런건 눈에 안보이나 봅니다

  • 25. ......
    '23.5.29 9:36 AM (70.175.xxx.60)

    죄송하지만남편분 주책바가지..푼수같아요 ㅠㅠ
    남들에게 하소연하면 아드님이 공부 잘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 남들이 뭐 도움줄 것도 아니고 뭐하러 그런 말을 밖에서 하고 다니나요? ㅠㅠ 아드님에게 티 안내는 것 보면 훌륭한 아버지신데.
    자기 감정 스스로 잘 추스리고 그런 얘기 꼭 해야겠거든 아내인 나에게만 하라고 해주세요.
    아드님이 아빠보다 훨씬 더 성공할 것이라는 데 한표 던집니다!

  • 26.
    '23.5.29 11:37 AM (182.216.xxx.211)

    뭐죠? 제목보고 엄청 기대하며 읽었는데… 이 정도가 싸우자는
    말이라니! ㅎ
    이 정도는 거의 일상 대화에서 오가는 말 같은디…
    그냥 맞말일 뿐.
    남자 아이가 이렇게 따뜻하다니 그 심성이 그대로 지켜지길 저도
    빌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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