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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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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세 번쯤 보니 이해가 돼요 (스포)

... 조회수 : 6,901
작성일 : 2023-01-10 22:23:46


다 쓰고 보니 글이 길어요ㅠ



대략 줄거리는 알고 영화보러 갔는데요

그래도 갑자기 자살로 마무리되는게 생뚱맞았거든요

그런데 여러번 보고 나니, 밀도가 장난 없네요

보면 볼수록 더 많이 이해가 돼요



서래의 대표색은 파란색

옷도 대부분 파란색이네요

집의 벽지도 바다물결, 파란색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서래는 바다를 상징하는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장면은 해준이 서래의 집에 찾아 갔을 때

노란 블라우스를 입고 앉아있는 서래

해준을 올려다 보는 장면이 너무나 농밀합니다

이 남자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 여자의 표정

남자 여자의 케미 장난 없어요

해준이 벨트 푸는 듯한 장면에서 남녀간의 긴장이 살짝 도네요

물론 그날 밤은 별 일 없었지만요



둘은 완벽한 한쌍이구나 싶었던 장면

피의자가 추락사하는 장면을 보게 된 해준에게

아내의 반응은, 뭐 그런 회사가 있냐 정도의 반응

그에 반해 서래는 그 사건이 있었던 날

해준이 잠 못자게 될 것을 걱정하며 급히 해준의 집을 찾아 갑니다

왜 왔냐고 묻는 말에, 재워주려구요 라는 말

그리고 벽에 가득 붙어 있는 사진을 떼어 버려요

해준을 불면으로 이끌 그의 의식 속 미결사건을 깨끗이 지워주려는 모습요

그리고 잠 못드는 그를 위해, 해파리 수면유도를 하며

다정다감하게 해준의 숨결을 맞추어 줍니다

해준의 깊은 잠을 바라는 마음


처음 시작에서는 단정하게 머리를 묶고 여성성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절에서의 데이트에서 처음으로 머리를 풀고 있어요

자신의 의식세계 안에서 남자로 인식되는 대상이 생겼음을 말하는 거죠

스킨쉽도 굉장히 친밀해져 있어요

그 전 날, 유도수면 하고 어떤 일이 있었음을 유추해볼 수 있어요



처음 봤을 땐, 맥락이 끊긴 듯 뜬금없었다고 생각했던 자살

영원히 미결로 해준의 마음에 남기로 결심한 시점에 대해

당신이 피의자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해준의 말에

서래는 모든 희망을 잃은 듯 보이는데요

결심한 듯 마지막 키스 이후에 원래 있었던 대화

스킵되었던 대화 부분이 서래가 바다에 묻히기 직전 흘러 나오죠

​''벽에 내 사진 붙여놓고 잠도 못자고, 오로지 내 생각만 해요''


​피의자가 죽으면, 그 사건은 미결이 되고

미결사건의 사진을 벽에 붙여 두고

그의 의식 안에 떠 다니게 되는 걸 알기에, 자살로 영원히 미결로 남겠다는

자살은 돌발행동이 아닌, 호미산에서 이미 마음을 굳힌 듯 보입니다



마지막 묻히는 바다 풍경이 이색적인데요

그냥 해변이 아닌, 암석으로 된 작은 바위 산도 함께 있어요

감독은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을 의도적으로 함께 넣었다고 말하던데

그녀의 의식 세계이기 때문인 듯 합니다

산과 바다, 사랑이라는 산을 넘어 내려와 바다로 향한다는 설정이

그녀의 발걸음에 그대로 담겨 있어요

죽기 전, 그 암벽 산을 바라보는 서래는, 자신의 삶과 사랑을 마지막으로 반추하는 듯 합니다

감독은 서래의 의식 자체였던 산해경을, 죽음을 이루는 장소에서도 그대로 재현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왜 서래가 바다에서 자살할 수 밖에 없었나에 대해 든 생각인데요

​서래는 녹음해 두었던 해준이 했던 그 사랑의 말들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듣고 또 들었죠

삶이 고통스러울수록 사랑받았던 기쁨은 극대화되는 대비현상

''그 핸드폰은 깊은 바다에 버려요''

그 말을 반복해 들으며 사랑받음의 기쁨, 희열을 느끼는 듯 보입니다

해준의 이 말이 결국, 그녀의 의식을 완전히 잠식해 버렸다고 보이네요

그녀의 의식 안에, 깊은 바다에 버리는 것은 사랑으로 동일시 되어 버렸고

그녀 스스로를 깊은 바다에 버리도록 만들어 버린듯 합니다

그 말이 그녀에게는 사랑이기에, 그 말의 실현은 사랑의 실현으로 잠재화되어간 것 같네요

결국 해준의 사랑의 말은, 서래가 해준에게 한 마지막 말과 같죠

''그 핸드폰을 깊은 바다에 버려요''

이 문장은 그녀에게 종교예요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깊은 그들만의 사랑의 표현

해준의 말과 서래의 말은 수미쌍관으로 끝없는 순환을 이루고 있네요

영화 자체가 하나의 아름다운 시로 형상화된 듯 합니다

확대해서 보면 무언가 나오고 또 확대해서 보면 무언가 계속해서 나오는

계속 새롭게 새롭게 달라지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영화같아요

그리고 탕웨이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이 영화는 존재하지 않을 듯 하네요

고혹적인 아름다움, 그리고 독특한 억양, 깊은 눈빛

특히 해준이 마지막으로 서래집에서 이별할 때 눈빛이랑

빨간옷 입고 철썩이한테 학대당할 때 눈빛, 완전 다른 사람같아요

감독이 탕웨이 캐스팅에 사활을 걸었다던데...이해됩니다

탕웨이는 감독들의 뮤즈같아요





IP : 211.184.xxx.39
4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렇게 보니
    '23.1.10 10:35 PM (39.125.xxx.100)

    ''그 핸드폰을 깊은 바다에 버려요''

    그 결말이 딱인거네요

  • 2. 오호
    '23.1.10 10:46 PM (125.132.xxx.103) - 삭제된댓글

    핸드폰 작은 화면으로 소리 죽여 보고나서
    다시 보려 했었는데 깔끔한 글에서 도움을 받네요. 글 좋아요.

  • 3. 잘읽었어요
    '23.1.10 10:51 PM (1.228.xxx.67)

    이글 보고나니 한번더 보고싶어지네요

  • 4. . ....
    '23.1.10 10:55 PM (116.120.xxx.216)

    제가 원래 박감독 좋아하질 않아서 안보려고했는데 이 글을 보니 보고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 5. ...
    '23.1.10 10:59 PM (211.184.xxx.39)

    신기한게 볼 때마다 계속 다르게 보여요
    처음 영화봤을 때 서래가 갑자기 자살해서 이해가 안됐는데요
    여러 번 보니, 이포에서부터 해준에게 거부당할 때마다 좌절하는 표정들
    특히 불쌍한 여자라고 자기를 정의내리는 장면에서 모든 게 이해되더라구요
    사랑에 자기 모든 것을 헌신하고 올인한 여자가, 그 남자로부터 외면당할 때
    남아있는 길은 자살말고는 없는거죠
    아주 조금이라도 자기애가 남아 있었다면 자살까지는 안갈테지만요
    이 여자는 몽땅 다 주고 아무것도 없어요
    순교 비슷한, 종교적인 독특한 캐릭터예요
    도덕심이라는 인간의 가치관에 타살당한 순수함,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6. …..
    '23.1.10 10:59 PM (180.228.xxx.220)

    한번 본 영화 두번은 안보는데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 글이네요.

    저는 열번 봐도 이런 분석은 어림도 없어요.ㅎㅎ

  • 7. ...
    '23.1.10 11:00 PM (211.184.xxx.39)

    다들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8. ...
    '23.1.10 11:04 PM (211.206.xxx.191)

    저도 세 번 봐야겠어요.^^

  • 9. 와....
    '23.1.10 11:09 PM (110.35.xxx.155)

    원글님 무슨 일 하시는 분인지 궁금하네요.
    영화를 보면서 알것도 같고 모를것도 같고
    말로 표현은 잘 안 되는 것들 원글님은 이렇게
    지적으로 잘 설명해 주시네요.
    너무 감사히 잘 읽었어요.
    이런 능력 너무 부럽네요.^^

  • 10. ㅇㅇ
    '23.1.10 11:24 PM (113.131.xxx.169) - 삭제된댓글

    지금 세번째 보는 중인데...
    처음 영화보고 인터넷 검색으로 원글님처럼 영화분석한 글 보고
    진짜 겉 핡기식으로 난 영화를 봤구나 싶더라구요.
    두번채볼때는 더 많은것이 보였고
    세번째 보는 지금은더더 많은것이 눈에 들어오네요.
    보면볼수록 송서래는 제 맘을 너무 아프게 해요.
    원글님 글. 읽고 다시 또 보러 갑니다~

  • 11. 저두요!
    '23.1.10 11:25 PM (182.210.xxx.178)

    세번 보니까 스토리에 공감이 가고
    서래에게 감정이입이 돼서 눈물도 나더라구요.
    근데 원글님 너무 글을 잘 써주셔서 또 몰랐던 내용을 알게 됐어요.
    나중에 또 봐봐야겠어요.

  • 12. ...
    '23.1.10 11:29 PM (211.184.xxx.39)

    너무 과찬의 말씀에 몸둘바를...글 잘 읽으셨다니 저도 감사합니다
    너무 개인적인 감상평이라 올릴까 말까 고민했는데 보람이 있네요
    형사와 피의자의 관계 안에서 지극히 절제될 수 밖에 없는,
    그 핸드폰을 깊은 바다에 버려요 라는 말을 사랑으로 통역해서 들어야 하는
    평범한 연인과 다른 그들만의 사랑의 표현들이 참 슬프죠
    탕웨이가 자신을 참 불쌍한 여자라고 한 말은 너무나 적확한 표현같아요
    그리고 영화를 보면 볼수록, 서래가 해준을 얼마나 짙게 사무치게 사랑했는지
    그렇게까지 사랑했구나, 절절히 느껴지거든요 그 사랑의 깊이가
    저도 그게 첨볼 땐 전혀 이해가 안됐어요
    참 이상한 여자네 왜 갑자기 죽고 난리야, 이랬는데...
    신기한 영화예요
    주인공들의 미묘한 표정들이 볼 때마다 다르게 보여요
    개인적으로는 호미산에서 장면 너무 좋아요

  • 13.
    '23.1.10 11:36 PM (14.138.xxx.98)

    맞아요 저도 영화관에서 다섯번이나 봤는데 볼수록 더 좋더군요 처음 볼 땐 이해도 안가고 이상했는데 볼 수록 서래시점 형사시점이 와닿았어요

  • 14. 이만희개세용
    '23.1.11 12:17 AM (182.216.xxx.245)

    마자요 시라는 느낌 두사람의 대화가 시적공감으로 이어지더라구요. 저도 몇번 더 보고 더 느낄려구요

  • 15. ....
    '23.1.11 12:24 AM (223.38.xxx.74)

    한 번만 봐서 그런가..
    원글님이 쓰신 장면장면의 의미들은 잘 안보이지만

    헤어질 결심.....이라는 제목과
    (헤어지는데 결심까지 필요한가?)

    그의 사랑이 끝났을 때 내 사랑이 시작됬다..
    ....라는 대사 하나로 영화 전체의 주제가
    굉장히 아련하고 짙게 다가오던데요.

    근데....
    다가갈 수 없는 사람에게 그 직업적인 강박을 파고들어
    영원히 미결로 남아 기억되려하는건 좀 이기적이고
    남겨진 사람에게 너무 잔인하지 않나요?

  • 16. 나만
    '23.1.11 12:26 AM (223.38.xxx.2) - 삭제된댓글

    싸이코, 집착녀 얘기로 본건가...ㅠㅠ

  • 17. ...
    '23.1.11 12:30 AM (14.47.xxx.147)

    와 헤어질결심에 대한 원글님 분석과 관찰이 대단합니다
    원글님 글보고 영화가 보고싶어집니다!

  • 18.
    '23.1.11 12:42 AM (122.37.xxx.12)

    처음엔 안개에 꽂혀서 두번째는 당신의 사랑이 끝난순간 내 사랑이 시작되었다는 대사에 꽂혀서...보면 볼수록 새로운게 보이는 영화
    다섯번쯤 보니 지금은 보이는것과 보이지 않는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던건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유난히 눈에 클로즈업 되는 장면이 많고 안개라는것도 보일듯 보이지 않는거고 박해일이 인공눈물 넣는 장면 그리고 탕웨이의 옷이 파랑인지 초록인지 헷갈려 하는 장면...보이는것마저 제대로 보고 있는게 맞는거냐? 하고 묻는 그런 뜻인거 같았어요

    사건이 해결되면 사진을 떼고 미결사건만 사진을 붙여놓는다 그것도 해결되면 안보이게 하고 미결이면 보이게 둔다..그런 뜻 같이 생각되고
    맨 마지막 자살하는 장면도 "그 핸드폰 깊은 바다에 버려요 아무도 찾지 못하게"도 보이지 않는곳에 치우라는 말 같고...

    또 한번 영화를 보면 다른게 보이겠죠

  • 19. 뭘 그렇게
    '23.1.11 3:35 AM (1.232.xxx.29)

    매번 '장난 없대'
    한 두번도 아니고
    '장난 아니다'죠.

  • 20. 사랑과 소통
    '23.1.11 4:50 AM (121.166.xxx.251)

    그 폰은 바다에 버려요
    삶의 고통을 잊게 해준 말 이 남자가 나를 이렇게나 사랑해줬구나 감동을 해서 서래가 거침없이 살인을 하고 피묻은 시체를 닦아내고 스스로 바다에 묻힐만큼
    그런데 정작 해준은 기억을 못해요
    내가 언제 사랑한다고 했었냐고 되물어요
    그때 서래가 허무한듯 웃음을 터트리는데 참... 여기가 이 영화의 백미인듯
    해준은 서래를 사랑했지만 사랑한단 밀조차 하지얂고 방어적이예요 범인인걸 알자마자 칼처럼 돌아서요 돌아갈 완벽한 가정과 품위있는 직업이 있으니
    서래가 마지막으로 한 말을 더 깊은 바다에 버려요
    넌 날 버렀지만 이제 더깊은 사랑에 빠질것이다 나보다 더 사랑에 미치게 될것이다
    내 목숨을 바쳐야 완성되는 사랑
    답답하다고 소리지르던 해준은 녹음된 파일을 들으며 그때서야 무슨 뜻인지 깨달아요
    자신의 발밑에 사랑하는 여자가 묻힌지 모르고 찾을 수 있다고 자신해요
    전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 행방불명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이제 아무리 울부짖으며 바다를 헤매도 서래는 찾을 수 없는데 계속 그녀를 수사를 해야겠죠 서래의 말대로 잠도 못자고
    무시무시하고도 완벽한 복수

  • 21. .....
    '23.1.11 8:49 AM (14.43.xxx.51) - 삭제된댓글

    지금까지 본 영화평중에 가장 맘에 듭니다.
    그 언젠가~ 나올때 심장이 쿵 내려앉았는데...

    박찬욱,봉준호와 동시대라 정말 행복합니다.

  • 22.
    '23.1.11 9:06 AM (121.138.xxx.194)

    다시 한번 보고 싶네요

  • 23. ...
    '23.1.11 9:50 AM (211.184.xxx.39)

    너무 잔인한거 아니냐는 말씀에,
    저도 처음 영화봤을 땐, 저 여자 싸이코아냐? 이런 생각을 했는데요
    그게 보는 시점, 가치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렇게까지 사랑하는지 몰랐거든요
    자세히 보면, 서래의 해준에 대한 사랑의 밀도감이 엄청나요
    구석 구석 찾아보면 다 보여요
    그렇다고 일방적 짝사랑도 아니에요
    사소하게 담배피는 정도야 사랑으로 바라볼 정도이고
    그여자를 지키려고 자신의 평생의 자부심, 품위를 버려요
    그런 해준의 사랑에 대한 반응으로 완전한 헌신과 몰두의 종교적 캐릭터로 탄생된거죠
    가만히 보면, 둘은 소년미 소녀미가 흘러요
    그래서 그런 사랑이 가능했던 것 같기도 해요

  • 24. ...
    '23.1.11 10:01 AM (211.184.xxx.39) - 삭제된댓글

    사진 벽에 붙여두고 내 생각만해요 라는 말 정도는
    그녀가 해준에게 할 수 있었던 작은 앙탈같아요
    그 말 외에는, 해준의 달라진 거친 태도에도 인간의 계산을 넘어선 끝없는 받아들임과 헌신이거든요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말도 의미심장해요
    사랑이라는 산을 올라갔지만, 거의 추락이라고 할만큼 급격했으니까요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 이 현상이 어떠했을까 생각해 보면 결론도 수긍이 가죠

    수갑을 차고 숙면에 빠지고, 극심한 불면증 환자가 심지어 야외 벤치에서도 숙면을 취하는
    영혼의 깊은 쉼으로 이끄는, 신이 자신에게 준 귀한 선물같은 그녀를 몰라보고
    자신의 도덕성을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로 인식하며
    끝없이 밀어내고 단죄하려했죠

    그녀는 순수한 사랑만을 끝없이 줬지만
    그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를 두고
    서래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갈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에고로 본다면, 끔찍한 결말이죠
    그래서 저도 첨에 봤을 땐 경악했나 모르겠어요ㅎ

    왕자가 그녀의 사랑을 몰라봤기에, 결국 물거품으로 돌아간 인어공주 얘기와도 유사성이 있어요
    왕자의 가슴에 칼을 겨누는 대신, 인어공주는 죽음을 선택했죠
    그것 또한 에고의 계산이 배제된 순수한 사랑이었구요

    선묘낭자 얘기도 비슷하죠
    의상대사가 사랑을 받아주지 않아서 바다에 빠져 용이 되었다는,
    이런 비슷한 사랑얘기는 인류의 잠재적 의식안에 존재하는 것 같아요
    그런 인류의 무의식에서 공유되는 서사들이 이 영화를 통해 감독과 각본가로부터 흘러나온 것 같아요
    전체 바다가 서래죠
    온 바다가 사랑으로 출렁이는,

  • 25. ...
    '23.1.11 10:03 AM (211.184.xxx.39)

    사진 벽에 붙여두고 내 생각만해요 라는 말 정도는
    그녀가 해준에게 할 수 있었던 작은 앙탈같아요
    그 말 외에는, 해준의 달라진 거친 태도에도 인간의 계산을 넘어선 끝없는 받아들임과 헌신이거든요
    고소공포증이 있다는 말도 의미심장해요
    사랑이라는 산을 올라갔지만, 거의 추락이라고 할만큼 급격했으니까요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 이 현상이 어떠했을까 생각해 보면 결론도 수긍이 가죠

    수갑을 차고 숙면에 빠지고, 극심한 불면증 환자가 심지어 야외 벤치에서도 숙면을 취하는
    영혼의 깊은 쉼으로 이끄는, 신이 자신에게 준 귀한 선물같은 그녀를 몰라보고
    자신의 도덕성을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로 인식하며
    끝없이 밀어내고 단죄하려했죠

  • 26. ...
    '23.1.11 10:05 AM (211.184.xxx.39)

    그녀는 순수한 사랑만을 끝없이 줬지만
    그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를 두고
    서래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갈수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에고로 본다면, 끔찍한 결말이죠
    그래서 저도 첨에 봤을 땐 경악했나 모르겠어요ㅎ

    왕자가 그녀의 사랑을 몰라봤기에, 결국 물거품으로 돌아간 인어공주 얘기와도 유사성이 있어요
    왕자의 가슴에 칼을 겨누는 대신, 인어공주는 죽음을 선택했죠
    그것 또한 에고의 계산이 배제된 순수한 사랑이었구요

    선묘낭자 얘기도 비슷하죠
    사랑으로 바다에 빠져 용이 되었다는,
    이런 비슷한 사랑얘기는 인류의 잠재적 의식안에 존재하는 것 같아요
    그런 인류의 무의식에서 공유되는 서사들이 이 영화를 통해 감독과 각본가로부터 흘러나온 것 같아요
    전체 바다가 서래죠
    온 바다가 사랑으로 출렁이는,
    감독이 탕웨이를 많이 사랑하고 인간적으로도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 27. 그저
    '23.1.11 11:34 AM (223.38.xxx.126) - 삭제된댓글

    불륜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것일 뿐.
    결말은 둘 다 파국.

  • 28.
    '23.1.11 4:05 PM (211.36.xxx.9)

    이 영화보고 불륜 타령하는 사람들 드라마 도깨비는 왜 원조교제가 아닌지 설명 좀 해주시구랴

  • 29. ...
    '23.1.11 10:59 PM (211.184.xxx.39)

    그러게요ㅎ
    서래의 옷처럼, 어떤 이에겐 파란색으로 어떤 이에겐 청록색으로 보이는 것처럼
    각자 보이는대로 볼 수 밖에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불륜이라는 프레임은 거의 들어오질 않았어요
    형식보다 그 사람의 진심, 사랑에만 포커스가 맞춰져서
    실제로 해준의 와이프에게 다른 남자가 있음을 설정한 것도 감독의 의도같아요
    영화의 정말 중요한 주제가 소중한 가정을 깨트린다는 불륜으로 잘못 얼룩질까봐 감독이 조심스럽게 의도적으로 장치한 느낌입니다

    헤어질 결심이란 제목은, 헤어지기 위해선 그만큼 굳게 마음먹어야만 하는 상황을 의미하는 듯 해요
    그들에겐 정말 말 그대로 결심이 필요했죠
    맨 먼저 해준이 헤어질 결심을 했고, 다음 서래가 진짜 헤어질 결심을 했지만
    그렇게 비장하게 결심을 했음에도 결코 헤어지지 못했던 것이죠
    제목 자체가 강한 반어법같아요
    결코 절대로 헤어질 수 없음을 말입니다

  • 30. ...
    '23.1.11 11:08 PM (211.184.xxx.39)

    감상하면서 추가로 보여졌던 것들

    초반 장면에서 서래가 평소 남편에게 심하게 폭행당했다는 증거들을 보여주죠
    그리고, 그녀가 보는 드라마, 사극의 한 여주인공 입을 통해서
    해준을 만나기 전 삶에 지친 그녀의 마음 속 말들이 나와요
    ''더 이상 갈 데가 없소
    이대로 죽게 두시오''

    이미, 해준을 만나기 전 서래는
    이러한 심리상태에 봉착해 있었다고 봅니다
    그녀가 살인을 했다고 손가락질할 수가 없어요
    내가 나쁩니까? 라는 서래의 말에 누가 심판할 수 있을까 싶어요

    이렇게 일상적 삶이 아닌,
    사랑없는 인간에게 철저히 소유당하고 착취당하는 삶에서
    자신을 완전히 사랑해주는 해준이 나타났다는 것
    왜 남자 하나에 그렇게 붕괴될 수 밖에 없었는지​
    삶에서의 그 극명한 대조 속에서 반응되는 심리적 상태를 완전히 따라잡기는 힘들 것 같지만
    그런 남편과 지옥같은 삶을 살던 서래에게 해준은 얼마나 따뜻하고 부드럽고 품위있게 느껴졌을지 조금은 상상해볼 수 있어요
    그렇기에 그 사랑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고
    해준과 헤어진 이후, 다시 고통스러운 삶 속으로 끌려 들어갈 수 밖에 없었겠구나 이해가 가는거죠

  • 31. ...
    '23.1.11 11:35 PM (211.184.xxx.39) - 삭제된댓글

    그리고, 마지막 차 드라이드씬에서 해준에게 간접살인을 들키게 되죠
    비록 간접살인이긴 하지만 처음 살인자로 들켰을 때
    그렇게 따뜻했던 사람이 얼마나 냉담하게 돌아섰는지를 철저히 겪었기에
    두 번째 살인을 들켰을 때, 더 이상 해준에게로 돌아갈 길은 절대 없음을 느꼈을 거예요
    완전한 절벽 끝으로 몰린 패닉상태인 거죠
    서래의 표정에서 무너져 내리는 심리적 상태가 그대로 표출돼요
    완전히 붕괴되었고 생각했던 바를 바로 실현하게 만들었죠
    대나무가 꽂혀있었던 건, 이미 그녀가 자살할 장소를 마련해뒀던 것으로 보여요

    마지막으로, 바다로 돌아가는 서래에 대해,
    자아, 에고의 몰락, 소멸이지만
    크게 본다면 결국 우리 생명 본래의 고향, 바다로의 회귀일텐데요
    에고의 죽음을 통해 영원한 생명으로 돌아가는
    온 생명의 원천, 생명의 어머니인 바다로 돌아갑니다

    아마, 여기까지 읽고 저항이 있는 분들도 있을거예요
    결국 각자의 가치관이니까요

    저로선, 행동이 너무 가벼운 어떤 이상한 여자의 자살이 아닌
    에고의 완전한 내려놓음을 통해, 즉 에고의 죽음을 통해
    영원히 살게되는 생명의 근원으로 합일되는 영적인 서사시로 해석이 됩니다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마음, 그 사람이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구요
    각본을 썼던 작가는 서래가 신화의 영역으로 들어가 버렸다는 표현을 하더라구요
    그 얘기가 처음엔 완전히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젠 이해가 돼요
    이렇게 해석하는 것도 어디까지나 제 가치관을 투영한 것이지만요

    그냥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나누고 싶어서 썼는데
    쓰다보니 신기하게 영화에 대한 깊은 이해들이 그 이상으로 돌아와서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로써 저의 찜찜함은 모두 해결되었어요
    같이 나눈 공덕같아요
    이상으로 마무리할게요
    몇 분이나 이 글을 볼 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모두 감사합니다

  • 32. ...
    '23.1.11 11:37 PM (211.184.xxx.39) - 삭제된댓글

    그리고, 마지막 차 드라이드씬에서 해준에게 간접살인을 들키게 되죠
    비록 간접살인이긴 하지만 처음 살인자로 들켰을 때
    그렇게 따뜻했던 사람이 얼마나 냉담하게 돌아섰는지를 철저히 겪었기에
    두 번째 살인을 들켰을 때, 더 이상 해준에게로 돌아갈 길은 절대 없음을 느꼈을 거예요
    완전한 절벽 끝으로 몰린 패닉상태인 거죠
    서래의 표정에서 무너져 내리는 심리적 상태가 그대로 표출돼요
    완전히 붕괴되었고 생각했던 바를 바로 실현하게 만들었죠
    대나무가 꽂혀있었던 건, 이미 그녀가 자살할 장소를 마련해뒀던 것으로 보여요

    마지막으로, 바다로 돌아가는 서래에 대해,
    자아, 에고의 몰락, 소멸이지만
    크게 본다면 결국 우리 생명 본래의 고향, 바다로의 회귀일텐데요
    에고의 죽음을 통해 영원한 생명으로 돌아가는
    온 생명의 원천, 생명의 어머니인 바다로 돌아갑니다

    아마, 여기까지 읽고 저항이 있는 분들도 있을거예요
    결국 각자의 가치관이니까요

    저로선, 행동이 너무 가벼운 어떤 이상한 여자의 자살이 아닌
    에고의 완전한 내려놓음을 통해, 즉 에고의 죽음을 통해
    영원히 살게되는 생명의 근원으로 합일되는 영적인 서사시로 해석이 됩니다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마음, 그 사람이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구요
    각본을 썼던 작가는 서래가 신화의 영역으로 들어가 버렸다는 표현을 하더라구요
    그 얘기가 처음엔 완전히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젠 이해가 돼요
    이렇게 해석하는 것도 어디까지나 제 가치관을 투영한 것이지만요

    그냥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나누고 싶어서 썼는데
    쓰다보니 신기하게 영화에 대한 깊은 이해들이 그 이상으로 돌아와서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로써 저의 찜찜함은 모두 해결되었어요
    몇 분이나 이 글을 볼 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모두 감사합니다

  • 33. ...
    '23.1.11 11:50 PM (211.184.xxx.39) - 삭제된댓글

    그리고, 마지막 차 드라이드씬에서 해준에게 간접살인을 들키게 되죠
    비록 간접살인이긴 하지만 처음 살인자로 들켰을 때
    그렇게 따뜻했던 사람이 얼마나 냉담하게 돌아섰는지를 철저히 겪었기에
    두 번째 살인을 들켰을 때, 더 이상 해준에게로 돌아갈 길은 절대 없음을 느꼈을 거예요
    완전한 절벽 끝으로 몰린 패닉상태인 거죠
    서래의 표정에서 무너져 내리는 심리적 상태가 그대로 표출돼요
    완전히 붕괴되었고 생각했던 바를 바로 실현하게 만들었죠
    대나무가 꽂혀있었던 건, 이미 그녀가 자살할 장소를 마련해뒀던 것으로 보여요

    마지막으로, 바다로 돌아가는 서래에 대해,
    자아, 에고의 몰락, 소멸이지만
    크게 본다면 결국 우리 생명 본래의 고향, 바다로의 회귀일텐데요
    에고의 죽음을 통해 영원한 생명으로 돌아가는
    온 생명의 원천, 생명의 어머니인 바다로 돌아갑니다

    아마, 여기까지 읽고 저항이 있는 분들도 있을거예요
    결국 각자의 가치관이니까요

    저로선, 행동이 너무 가벼운 어떤 이상한 여자의 자살이 아닌
    에고의 완전한 내려놓음을 통해, 즉 에고의 죽음을 통해
    영원히 살게되는 생명의 근원으로 합일되는 영적인 서사시로 해석이 됩니다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마음, 그 사람이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구요
    각본을 썼던 작가는 서래가 신화의 영역으로 들어가 버렸다는 표현을 하더라구요
    그 얘기가 처음엔 완전히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젠 이해가 돼요
    이렇게 해석하는 것도 어디까지나 제 가치관을 투영한 것이지만요

    그냥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나누고 싶어서 썼는데
    쓰다보니 영화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깊어져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몇 분이나 이 글을 볼 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모두 감사합니다

  • 34. ...
    '23.1.12 9:35 AM (211.184.xxx.39) - 삭제된댓글

    그리고, 마지막 차 드라이드씬에서 해준에게 간접살인을 들키게 되죠
    비록 간접살인이긴 하지만 처음 살인자로 들켰을 때
    그렇게 따뜻했던 사람이 얼마나 냉담하게 돌아섰는지를 철저히 겪었기에
    두 번째 살인을 들켰을 때, 더 이상 해준에게로 돌아갈 길은 절대 없음을 느꼈을 거예요
    완전한 절벽 끝으로 몰린 패닉상태인 거죠
    서래의 표정에서 무너져 내리는 심리적 상태가 그대로 표출돼요
    완전히 붕괴되었고 생각했던 바를 바로 실현하게 만들었죠
    대나무가 꽂혀있었던 건, 이미 그녀가 자살할 장소를 마련해뒀던 것으로 보여요

    마지막으로, 바다로 돌아가는 서래에 대해,
    바다가 아닌 다른 곳에서 죽었다면 전혀 다른 얘기가 될만큼
    바다의 상징성이 매우 큽니다
    그래서 감독의 탕웨이 사랑이 지극하구나 느꼈구요

    에고의 소멸, 죽음을 통해 영원한 생명으로 돌아가는
    온 생명의 원천, 생명의 어머니인 바다로 돌아갔다는 것,
    어느 면으로 관세음보살이 서래의 몸을 통해 화현한 느낌마저 들어요
    관세음보살은 물과 관련이 깊죠
    결국, 이 영화는 에고의 완전한 내려놓음을 통해, 즉 에고의 죽음을 통해
    영원히 살게되는 생명의 근원으로 합일되는 영적인 서사시로 해석이 되네요

    그냥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나누고 싶어서 썼는데
    쓰다보니 영화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깊어져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 35. ...
    '23.1.12 9:43 AM (211.184.xxx.39) - 삭제된댓글

    그리고, 마지막 차 드라이드씬에서 해준에게 간접살인을 들키게 되죠
    비록 간접살인이긴 하지만 처음 살인자로 들켰을 때
    그렇게 따뜻했던 사람이 얼마나 냉담하게 돌아섰는지를 철저히 겪었기에
    두 번째 살인을 들켰을 때, 더 이상 해준에게로 돌아갈 길은 절대 없음을 느꼈을 거예요
    완전한 절벽 끝으로 몰린 패닉상태인 거죠
    서래의 표정에서 무너져 내리는 심리적 상태가 그대로 표출돼요
    완전히 붕괴되었고 생각했던 바를 바로 실현하게 만들었죠
    대나무가 꽂혀있었던 건, 이미 그녀가 자살할 장소를 마련해뒀던 것으로 보여요

    마지막으로, 바다로 돌아가는 서래에 대해,
    바다가 아닌 다른 곳에서 죽었다면 전혀 다른 얘기가 될만큼
    바다의 상징성이 매우 큽니다
    그래서 감독의 탕웨이 사랑이 지극하구나 느꼈구요

    에고의 소멸, 죽음을 통해 영원한 생명으로 돌아가는
    온 생명의 원천, 생명의 어머니인 바다로 돌아갔다는 것,
    서래가 해준에게 보여준 사랑은 끝없는 받아들임이었고
    그녀의 다 내어준 사랑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신성의 모성성으로 끝없이 확장되는 면이 있어요
    어느 면으로 관세음보살이 서래의 몸을 통해 화현한 느낌마저 듭니다
    관세음보살은 물과 관련이 깊죠
    결국, 이 영화는 에고의 완전한 내려놓음을 통해, 즉 에고의 죽음을 통해
    영원히 살게되는 생명의 근원으로 합일되는 영적인 서사시로 해석이 되네요

    그냥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나누고 싶어서 썼는데
    쓰다보니 영화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깊어져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 36. ...
    '23.1.12 9:48 AM (211.184.xxx.39) - 삭제된댓글

    그리고, 마지막 차 드라이드씬에서 해준에게 간접살인을 들키게 되죠
    비록 간접살인이긴 하지만 처음 살인자로 들켰을 때
    그렇게 따뜻했던 사람이 얼마나 냉담하게 돌아섰는지를 철저히 겪었기에
    두 번째 살인을 들켰을 때, 더 이상 해준에게로 돌아갈 길은 절대 없음을 느꼈을 거예요
    완전한 절벽 끝으로 몰린 패닉상태인 거죠
    서래의 표정에서 무너져 내리는 심리적 상태가 그대로 표출돼요
    완전히 붕괴되었고 생각했던 바를 바로 실현하게 만들었죠
    대나무가 꽂혀있었던 건, 이미 그녀가 자살할 장소를 마련해뒀던 것으로 보여요

    마지막으로, 바다로 돌아가는 서래에 대해,
    바다가 아닌 다른 곳에서 죽었다면 전혀 다른 얘기가 될만큼
    바다의 상징성이 매우 큽니다
    그래서 감독의 탕웨이 사랑이 지극하구나 느꼈어요ㅎ

    에고의 소멸, 죽음을 통해 영원한 생명으로 돌아가는
    온 생명의 원천, 생명의 어머니인 바다로 돌아갔다는 것,
    서래가 해준에게 보여준 사랑은 끝없는 받아들임이었고
    그녀의 다 내어준 사랑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신성의 모성성으로 끝없이 확장되는 면이 있어요
    어느 면으로 관세음보살이 서래의 몸을 통해 화현한 느낌마저 듭니다
    관세음보살은 물과 관련이 깊죠
    결국, 이 영화는 에고의 완전한 내려놓음을 통해, 즉 에고의 죽음을 통해
    영원히 살게되는 생명의 근원으로 합일되는 영적인 서사시로 해석이 되네요

    그냥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나누고 싶어서 썼는데
    쓰다보니 영화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깊어져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 37. ...
    '23.1.12 10:08 AM (211.184.xxx.39) - 삭제된댓글

    그리고, 마지막 차 드라이드씬에서 해준에게 간접살인을 들키게 되죠
    비록 간접살인이긴 하지만 처음 살인자로 들켰을 때
    그렇게 따뜻했던 사람이 얼마나 냉담하게 돌아섰는지를 철저히 겪었기에
    두 번째 살인을 들켰을 때, 더 이상 해준에게로 돌아갈 길은 절대 없음을 느꼈을 거예요
    완전한 절벽 끝으로 몰린 패닉상태인 거죠
    서래의 표정에서 무너져 내리는 심리적 상태가 그대로 표출돼요
    완전히 붕괴되었고 생각했던 바를 바로 실현하게 만들었죠
    대나무가 꽂혀있었던 건, 이미 그녀가 자살할 장소를 마련해뒀던 것으로 보여요

    마지막으로, 바다로 돌아가는 서래에 대해,
    바다이기 때문에 이 영화의 서사가 의미있게 돼요
    바다의 상징성이 매우 큽니다
    그래서 감독의 탕웨이 사랑이 지극하구나 느꼈어요ㅎ

    에고의 소멸, 죽음을 통해 영원한 생명으로 돌아가는
    온 생명의 원천, 생명의 어머니인 바다로 돌아갔다는 것,
    서래가 해준에게 보여준 사랑은 끝없는 받아들임이었고
    그녀의 다 내어준 사랑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신성의 모성성으로 끝없이 확장되는 면이 있어요
    어느 면으로 관세음보살이 서래의 몸을 통해 화현한 느낌마저 듭니다
    관세음보살은 물과 관련이 깊죠
    결국, 이 영화는 에고의 완전한 내려놓음을 통해, 즉 에고의 죽음을 통해
    영원히 살게되는 생명의 근원으로 합일되는 영적인 서사시로 해석이 되네요

    그냥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나누고 싶어서 썼는데
    쓰다보니 영화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깊어져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 38. ...
    '23.1.12 10:47 AM (211.184.xxx.39)

    그리고, 마지막 차 드라이드씬에서 해준에게 간접살인을 들키게 되죠
    비록 간접살인이긴 하지만 처음 살인자로 들켰을 때
    그렇게 따뜻했던 사람이 얼마나 냉담하게 돌아섰는지를 철저히 겪었기에
    두 번째 살인을 들켰을 때, 더 이상 해준에게로 돌아갈 길은 절대 없음을 느꼈을 거예요
    완전한 절벽 끝으로 몰린 패닉상태인 거죠
    서래의 표정에서 무너져 내리는 심리적 상태가 그대로 표출돼요
    완전히 붕괴되었고 생각했던 바를 바로 실현하게 만들었죠
    대나무가 꽂혀있었던 건, 이미 그녀가 자살할 장소를 마련해뒀던 것으로 보여요

    마지막으로, 바다로 돌아가는 서래에 대해,
    바다이기 때문에 이 영화의 서사가 특별해지는 거죠
    바다의 상징성이 매우 큽니다
    그래서 감독의 탕웨이 사랑이 지극하구나 느꼈어요ㅎ

    에고의 소멸, 죽음을 통해 영원한 생명으로 돌아가는
    온 생명의 원천, 생명의 어머니인 바다로 돌아갔다는 것,
    서래가 해준에게 보여준 사랑은 끝없는 받아들임이었고
    그녀의 다 내어준 사랑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신성의 모성성으로 끝없이 확장되는 면이 있어요
    어느 면으로 관세음보살이 서래의 몸을 통해 화현한 느낌마저 듭니다
    관세음보살은 물과 관련이 깊죠
    결국, 이 영화는 에고의 완전한 내려놓음을 통해, 즉 에고의 죽음을 통해
    영원히 살게되는 생명의 근원으로 합일되는 영적인 서사시로 해석이 되네요

    그냥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나누고 싶어서 썼는데
    쓰다보니 영화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깊어져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 39. ㅇㅇ
    '23.1.12 11:49 PM (180.70.xxx.28)

    오늘 다시봤어요
    저도 처음에는 저여자가 미쳤나 하며 봤는데
    볼 수록 새롭네요
    두번 정도는 더 볼듯해요
    볼 수록 슬플것 같아요
    평론 해주는 여자분들이 슬프고 마음 아프다고
    할때 왜 저래 했는데 이해갑니다

  • 40. 와...
    '23.1.13 1:52 PM (14.50.xxx.97)

    원글님 댓글까지 정독했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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