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일로 만나는 사람들은 처음이라도 서로 미리 이름을 알고 만나잖아요. 아님 명함을 교환하든지요. 그리고 누구누구 선생님 그러지 이름은 안 쓰잖아요.
어제 아이 생일 파티를 해줬는데요 (미국 시골) 동네에 아주 작지만 새로 테마파크가 생겼다고 해서 빌려서 생파를 했어요.
저도 신이 나서 오랜만에 청바지 꺼내 입고 이것저것 놀이기구를 탔고요. 애들이 저보고 와서 같이 타자고 하면서 묻는데, 유는 이름이 뭐니, what's your name?하고 물었어요.
그 질문이 그렇게 당황스러울 줄이야. 제 이름을 말하는 건 이력서나 관공서 직장 행사, 병원 뭐 그런 공적 자리나 서류로만 했는데 애들이 그렇게 훅들어와서 물어보니까 뭐라고 하지. 누구의 엄마라고 할까. 본명 **이라고 할까. 그러다 어 난 **야 했더니 애들이 오케이 ** 우리 한 번만 타지 말고 두 번은 더 타자 했어요. 그래서 미칠말큼 빨리 도는 컵차 세 번 탔어요. 아 나는 **이구나. 세 번째는 살짝 어지러웠지만 남들이 제 이름을 부르는 게 그렇게 기분 좋은 건지 오랜만에 알았네요. 82님들도 한 번 답해보세요. 이름이 뭔가요? 소리내어 불러보니 의외로 기분이 좋아지네요. 나는 **야!


